분류 전체보기577 나는 당신의 남자 이런저런 이유로 갈등을 빚게 되는 인간 대신 취향에 맞는 외모와 성격, 나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나만을 위해 존재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배우자 또는 연인으로 가질 수는 없을까? 독일 영화 ‘I am Your Man’은 이런 소재를 가지고 만들어진 영화다. 박물관의 고고학자인 이혼녀 ‘알마’는 이성과의 사랑보다는 고고학 연구에 몰두하며 살고 있다. 그녀는 부족한 연구비를 충당하기 위해 로봇 회사의 실험에 참여하게 된다. 남성 로봇과 3주간 동거한 뒤, 보고서를 제출하는 게 그녀에게 주어진 일이다. 로봇 ‘톰’ 은 오직 그녀를 위한 알고리즘으로 프로그램된 맞춤형 로맨스 파트너이다. 그녀는 그를 창고방에 재우고, 부담스러운 손님으로 여긴다. 톰은 그녀의 환심을 사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인다. 아버지 집에서 언.. 2022. 3. 29. 꽃이 피고, 꽃이 지고 어느새 봄이 성큼 다가왔다. 봄은 꽃으로 시작한다. 매일 다니는 길에도 여기저기 꽃잔치가 벌어졌다. 우리 집 뒷동산은 작년 가을 마른풀들을 모두 제거했더니, 새로 자란 풀 사이로 들꽃이 한창이다. 노란 꽃, 흰꽃, 보라색 꽃들이 키재기를 하며 매일 피어난다. 복숭아나무의 꽃은 이미 지고 벌써 열매를 맺기 시작했다. 감나무에는 새로 잎에 빼곡히 났는데,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다. 얼마 후에는 꽃도 필 것이다. 5년 일기를 쓴 지 2년이 되었다. 작년 이맘때 쓴 글을 보니, 온통 코로나 예방접종 이야기다. 차례가 빨리 오지 않아 발을 구르고, 막상 자격이 되었지만 예약을 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 작년 3월 일기에도 비와 꽃과 봄이 함께하는 일상이 들어 있었다. 1년이란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다. 우리가 다.. 2022. 3. 23. 능력자 나는 작가 ‘최민석’을 소설가보다는 이야기꾼으로 먼저 알게 되었다. 그는 내가 즐겨 듣는 EBS 윤고은의 북카페에 오랫동안 고정 패널로 매주 나왔었다. 그의 이야기는 어디로 튈지 아무도 모른다. 그럴듯하게 가다가 획하고 돌아서 전혀 딴 방향으로 흐르기 때문이다. 대개는 믿거나 말거나 하는 이야기다. 나는 그가 하는 이야기는 ‘썰’이라는 표현이 더 적합하고 생각한다. 그의 소설 ‘능력자’는 2012년에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했던 작품이다. 그래서 나름 기대를 하고 집어 들었다. 뒤로 가며 스토리에 집중한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그의 화법과 동일한 필체로 쓰인 책이다. 최민석 특유의 내용에 별 영향도 없는 사설이 엄청 길다. 소설의 초반부에 특히 심하다. 하지만 문단에서는 “신선함은 물론이고 .. 2022. 3. 18. 너무 한낮의 연애 제목만 보면 달달할 것 같고 다소 에로틱한 연애소설 같지만, 수록된 작품들은 달콤함과는 거리가 멀다. 누구나 기억을 더듬어 보면 남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장면들이 있을 것이다. 생각하면 부끄럽고, 남이 알게 될까 봐 두려운 일들 말이다. 다시 들추고 싶지 않은 일들, 기억하고 싶지 않아 묻어 두었던 일들, 남들이 알면 어쩌나 싶지만 나의 이익을 위해 서슴없이 자행했던 일들이 연상된다. 이 책에 수록된 작품들에는 그런 면들이 들어있다. 주인공들은 하나 같이 외톨이다. 나름 법과 질서를 지키고 원칙을 고수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남들과 거리가 생긴다. 세상은 변하고, 사람도 변한다. 사람들은 주변 환경에 따라 눈치를 보고 처신을 달리한다.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가던 길을 고집하다 손해를 .. 2022. 3. 15. 이전 1 ··· 52 53 54 55 56 57 58 ··· 14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