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물감7

아크릴화 I (2) 2/13일 실습시간, 교실에서 처음으로 이젤을 써 보았다. 그동안 온-라인 수업을 들을 때는 집에서 테이블이나 화판을 썼고, 지난가을 수채화 수업을 들었던 교실에는 테이블이 있었다. 지금 사용하는 교실에는 테이블은 없고 이젤만 있다. 철제로 만들어진 교실의 이젤은 내게는 너무 높고, 휠체어로 접근이 쉽지 않다. 휠체어를 옆으로 붙여 멀찍이 떨어져 그림을 그리자니 팔도 아프고 힘들다. 매주 수업 다음날인 수요일에는 줌으로 교수와 면담을 할 수 있다. 다음날 아침, 줌으로 교수와 상담을 했다. 교수도 내가 이젤에서 멀찍이 떨어져 그림을 그리는 것을 보았다며, 다음 주 수업 때 이젤을 조절해 주겠다고 한다. 2/20일, 교수가 자리를 마련해 주고, 이젤도 조절해 주었다. 지난주보다는 좀 나아졌지만, 높이와 각.. 2024. 3. 3.
아크릴화 I (1) 학교가 개강을 했다. 이번 학기에는 아크릴화 I을 듣는다. 개강을 앞둔 목요일, 2월 1일에 온라인으로 확인을 하니 교수가 준비물 리스트를 올려놓았다. 부랴부랴 아내가 쓰던 물건으로 준비물을 챙기고 없는 것은 아마존에 주문해서 장만했다. 개강 전 주말에 남가주에는 큰 비폭풍이 몰려와 4일 동안 비가 내렸다. 학교에 가는 화요일에도 비가 내렸다. 비 때문에 차가 늦게 와 수업에 늦었다. 담당 교수는 30대 후반 또는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성이다. 자기소개에 아내와 반려견과 함께 산다고 밝혀 놓은 것을 보니 동성애자다. 간단한 첫 강의가 끝나고, 자기소개를 하는 순서가 되었다. 이름과 함께 “he/she” 중 어느 것으로 불리기를 원하는지 말하라고 한다. 보이는 성별이 아닌 원하는 성별을 밝히라는 의미다.. 2024. 2. 18.
수채화 I (2) 금, 토, 월, 그리고 화요일, 일주일에 4번 집에서 그림을 그린다. 거의 매일 유튜브로 남들이 수채화 그리는 것을 본다. 어찌나 쉽게 들 그리는지. 쓱쓱 싹싹하면 어느새 멋진 작품이 등장한다. 어떤 유튜버는 수채화는 처음에는 어렵지만 어느 정도 테크닉만 익히면 쉬워진다고 했지만, 내게는 점점 더 어려워진다는 느낌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제 겨우 2달 수업을 듣긴 했지만 조금씩 각자의 개성이 보인다는 점이다. 화풍이라고 말하기는 뭣하지만 글씨체 같은 것이다. 각자 사용하는 물감의 색이나 색상이 다르고 붓질도 다르다. 수업은 학생들이 들고 온 지난주 과제물을 벽에 걸린 코르크보드에 올려놓고 하나씩 평을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학생들은 다른 이가 그린 작품의 잘못된 점이나 부족한 것을 지적하기보다는 좋은 점을.. 2023. 10. 13.
그림 공부 40년 만에 대학(LAVC) 캠퍼스로 돌아갔다. 팬데믹 동안에는 온-라인 강의를 들었는데, 가을 학기부터는 거의 모든 미술 클래스가 오프-라인으로 바뀌었다. 내가 듣는 과목은 ‘수채화 I’이다. 첫날 수업에 들어가니, 작년에 온-라인 수업을 가르쳤던 교수가 나를 알아보고 반갑게 인사를 한다. 학생들의 연령대는 20대 초반에서 60대 중반. 대충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1) 미술을 전공하기 위해서, (2) 교양과목 학점이 필요해서, (3) 그림을 배우고 싶어서. 그림을 배우고 싶어서 수업을 듣는 이들은 대개 나이가 든 사람들이다. 이들은 나처럼 정식으로 등록을 해서 과제물도 제출하고 시험도 보아 학점을 이수하려는 사람과 그냥 수업에 들어와 성적의 스트레스 없이 그림만 배우려는 사람으로 나뉜다. 늦은 .. 2023. 9.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