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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9

하린아, 생일 축하해! (2) 연말이면 세미의 시부모님과 만나 선물을 나누고 함께 식사를 하곤 했는데, 어쩌다 보니 작년에는 못했다. 마침 2월 말이 하린이 생일이라 그날 만나기로 했다. 이번에는 내가 사기로 했다. 만나기로 한 날, Wood Ranch에 전화를 하니, 매우 바빠서 대기 시간이 2시간 정도 된다고 한다. 미리 예약을 했어야 하는데, 언제가 전화를 하니 예약을 안 받는다고 해서 이번에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인원이 10명이라 테이블 잡기가 쉽지 않을 듯싶다. 부랴부랴 세미에게 연락을 해서 식당을 Maria’s Kitchen으로 바꾸었다. 시간에 맞추어 가니, 홀 중앙에 우리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다. 오며 가며 식당에 온 모든 사람들이 우리를 볼 수 있는 위치다. 식사를 마치고 가던 옆 테이블의 할머니가 예린이가 예쁘다.. 2023. 3. 1.
뒷간과 사돈집은 멀어야 한다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어려운 사이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애매한 것이 친구도 아니고 친척도 아닌 사돈과의 관계가 아닌가 싶다. 가까이 지내자니 다소 부담스럽고, 멀리 하자니 그 또한 아닌 것 같고. 오죽하면 “뒷간과 사돈집은 멀어야 한다”는 말이 생겨났겠나. 사돈과 친구처럼 지내며 여행도 함께 다니고 가족 모임도 함께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는데, 나는 사돈들과 다소 거리를 두고 지내는 편이다. 다른 뜻이 있는 것은 아니고, 그냥 좀 어렵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내게 형님뻘인 며느리의 부모, 내 또래인 사위의 부모와는 매년 연말이면 선물을 주고받는 사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선물을 준비했다. 며느리의 친정에서 보낸 선물을 받지 못했다. 배달 사고가 생겼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 날, 식구들이 모여 선물을 주고받.. 2022. 12. 30.
2021년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날, 딸아이는 시집 모임에 간다고 해서 참석하지 못하고, 큰 아들과 셋째 아들네, 누이동생과 함께 이른 저녁을 먹었다. 디저트를 앞에 놓고 선물 교환이 시작되었다. 부모님 살아생전에 하던 대로 가장 어린아이를 시작으로 나이 순서로 선물을 받았다. 다들 형편이 좋아졌는지, 아니면 모처럼 오랜만에 만난 탓인지 여느 때보다 푸짐한 선물이 나왔다. 마지막으로 내 차례가 되었다. 셋째 아들이 건네준 카드 안에서는 기프트 카드 대신 긴 사연과 내 이름으로 자선단체에 $200을 기부한 영수증이 들어 있었다. 카드에는 이런 사연이 적혀 있었다. “내가 고등학생이던 때, 아빠는 삼촌, 고모들과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선물교환 대신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이야기를 했어요. 나는 그때 선물을 받고 싶다.. 2021. 12. 28.
선물 나누기 요즘 나는 블랙 프라이데이를 비롯하여 연말 세일 광고를 눈여겨보고 있다. 선물 줄 사람들을 생각하며 세일 품목을 살펴보는 재미 때문이다. 내가 처음 선물을 산 대상은 아버지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마도 아버지의 생신이었지 싶다. 어머니에게서 용돈을 받아 집에서 일하던 언니에게 업혀 누나와 함께 시장에 가서 아버지 속옷을 산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마도 5-6살 때의 일이었던 것 같다. 60년대 한국은 생일이나 크리스마스 선물 따위가 흔하지 않던 시절이다. 생일에는 미역국을 먹었고, 명절에는 옷을 얻어 입었다. 어머니는 크리스마스가 되면 아이들의 선물을 챙기곤 했었다.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왔을 사탕과 양철로 만든 장난감이 든 양말 모양의 선물주머니나 학용품 따위를 받았던 기억이 있다. 누나와 동생은 소풍이나 .. 2021. 11.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