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19 적의 화장법 기술적인 문제로 비행기 출발이 늦어져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는 ‘제롬 앙귀스트’에게 한 사내가 말을 건다. 앙귀스트는 책을 읽으려 하는데 사내는 계속 그에게 말을 건다. 자신은 네덜란드 사람이며, 이름은 ‘텍스토르 텍셀’이라고 한다. 결국 앙귀스트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일방적으로 그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는 여덟 살 때 학업성적도 우수하고 체육을 잘하던 급우 ‘프랑크’를 질투하여 그를 죽여 달라고 신에게 기도한 끝에 건강하던 아이가 심장 발작으로 죽었다고 한다. 할아버지 집에 살던 그는 매일 세 마리의 고양이에게 통조림 생선에 밥을 섞어 먹이로 주어야 했다. 어느 날 그 밥을 한 움큼 집어 먹은 후, 고양이 밥을 계속 뺏어 먹게 되었다. 스무 살 무렵에는 파리의 공동묘지에서 만난 여인에게 사랑에 빠져.. 2023. 8. 16. 모스크바의 신사 작가 ‘에이모 토올스’의 장편소설 ‘모스크바의 신사’는 한글 번역본의 길이가 717페이지에 달하는 매우 긴 장편소설이다. 아마도 지난 수년 동안 내가 본 책 중에 가장 분량이 긴 책이 아니었나 싶다. 2016년 발표된 이 소설은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2017년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 중 하나로 꼽았으며, 뉴욕타임스 베스티셀러 목록에 50주 이상 이름을 올렸다. 1922년, 구시대의 귀족인 33 살의 ‘알렉산드르 로스토프’ 백작은 모스크바의 메트로폴 호텔에 평생 감금되는 ‘종신 연금형’을 선고받는다. 크고 편안한 객실에 장기투숙하고 있던 그는 달랑 옷가지와 몇 가지 물건만 챙겨 다락방으로 쫓겨난다. 하지만 그는 신사로서 품위와 유머를 잃지 않고 새 삶에 적응하여 호텔에서 살아간다. 감금된 삶 속에서 .. 2023. 5. 26. 붉은 손가락 평범한 가장 ‘마에하라 아키오’는 어느 날 회사에서 아내 ‘야에코’의 전화를 받는다. 빨리 집으로 오라는 아내의 말에 곧바로 퇴근해 집으로 가던 그는 도중 우연히 들른 슈퍼마켓에서 없어진 딸아이를 찾고 있는 남자를 보게 된다. 집으로 돌아온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잔디 정원 위의 검은 비닐. 비닐 아래에는 낯 모르는 여자아이의 시체가 놓여 있다. 정신을 차리고 상황을 파악하니, 아들 ‘나오미’가 여자애의 목을 졸라 살해한 것이다. 신고문제를 놓고 갈등하던 부부는 결국 한밤중에 시체를 집 근처 공원에 내다 버린다. 다음날 여자아이의 시체가 발견되고, 경찰의 수사가 시작된다. 이들 부부의 집에도 형사가 찾아오고, 두 사람은 미리 준비해 둔 거짓말을 늘어놓는다. 하지만 가가형사는 두 부부를 의심하며 차츰 수.. 2023. 5. 5. 소설 'N・P' 작가 ‘다카세 시라오’가 의문의 98번째 소설을 남기고 자살한다. 소설을 번역하던 작가들이 차례로 3명이나 자살하고, 세 번째로 죽은 작가는 이 책의 화자인 ‘카자미’의 애인 ‘쇼지’였다. 카자미는 다케세의 아들 ‘오토히코’, 딸 ‘사키’와 만나게 된다. 그리고 지금은 오토히코의 연인이며 과거 쇼지의 연인이었던 ‘스이’가 우연인 듯 그녀 앞에 나타나며 이야기는 전개된다. 스이는 작가 다카세 시라오의 딸이지만, 부녀지간임을 알면서도 아버지와 관계를 가진 과거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지금은 배다른 남매인 오토히코의 연인이다. 사키는 스이와는 엄마가 다른 자매이지만, 그녀와는 친하게 지내지 않는다. 대학에서 일을 하며 소설 'N・P'의 연구를 하고 있다. 카자미와 친해진다. 오토히코는 사키의 쌍둥이 남동생이다.. 2022. 8. 19. 이전 1 2 3 4 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