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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19

보다 - See 2021년 가을, 4년 남짓 해외에서 지내다 한국으로 돌아온 김영하는 그동안 너무도 많이 변한 한국을 발견한다. 그리고 변화된 한국에 다시 깊숙이 들어가기 위해서는 보고 듣고 경험한 것을 생각하고 글로 쓰는 과정이 필요함을 느낀다. 그래서 여러 매체에 고정적인 글을 쓰기로 한다. 정해진 마감을 맞추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생각하고 그것을 글로 옮겨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쓴 글들을 모은 책이 에세이 집 ‘보다’다. 그리고 그는 이어서 ‘읽다,’와 ‘말하다’를 연달아 출간했다. 나도 30여 년 전, 미주 중앙일보에 매주 칼럼을 연재했었다. 그때는 원고료도 받았다. 매주 한 편의 글을 쓰려면 일상에서 보고 듣는 모든 것을 깊이 생각해야 한다. 1-2년 동안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마감 전에 원고를 끝냈다. 그 .. 2022. 7. 3.
겁내지 않고 그림 그리는 법 스케치 요령을 배우려고 유튜브를 찾아보다가 우연이 ‘이연’이라는 화가를 알게 되었다. 연필을 종이에서 떼지 않고, 잘못된 선을 지우지도 않고, 몇 번 쓱쓱 하면 멋진 작품을 만들어 내는 그녀의 솜씨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게다가 그림을 그리며 이야기를 하는데, 제법 내공이 있는 이야기를 한다. 알라딘 중고 책방에서 책을 찾다가 그녀의 책 ‘겁내지 않고 그림 그리는 법’을 발견하곤 주저 없이 주문했다. 책의 내용은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나는 그림 그리는 요령(테크닉)을 가르쳐 주는 책이려니 생각했었는데, 에세이 집이다. 그림을 주제로 쓴 에세이니 만큼 그림 공부에 도움이 될 만한 내용도 들어 있다. 하지만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작가는 인생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녀는 이제 30살이.. 2022. 5. 14.
산장의 살인사건 요즘은 늘 도서관에서 킨들로 빌린 영어책과 온라인으로 한국에서 주문한 한국어판 책, 두 권의 책을 동시에 읽는다. 벌써 수년째 지켜오는 나의 독서 방법이다. 어떤 작가가 알려 준 요령이다. 깊이 빠져들어 읽던 책이 끝나면 그 여운과 아쉬움에 다음 책을 쉽게 들지 못한다. 조금 시차를 두고 두 권을 함께 읽으면, 한 권이 끝나도 이미 빠져있는 다른 한 권이 있기 때문에 아쉬운 이별에 대한 후유증은 없다. 그리고 새책을 골라 읽기 시작하면 다시 두 권을 동시에 읽게 된다. 얼마 전, ‘레디 플레이어 원’의 후속작인 ‘레디 플레이어 투’가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왔다, 전편을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얼른 7일 대여로 도서관에서 빌려 읽기 시작했다. 대여가 끝날 때에도 책은 채 중간에도 이르지 못했다. 다시 21일.. 2021. 2. 17.
실패한 인생 ‘존 윌리엄스’의 장편소설 ‘스토너’는 1965년에 출간되었지만, 50년이 지난 후에야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책이라고 한다. 주인공 ‘윌리엄 스토너’는 19세기 말 미조리의 가난한 농가에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장학금을 받으며 농업을 배울 수 있다는 말에 그를 미조리 대학에 보내지만, 그는 교양과목으로 들었던 영문학에 매료되어 영문학을 공부하게 된다. 그는 대학원 과정까지 마친 후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게 되고, 1차 대전이 발발하자 많은 젊은이들이 입대를 하지만 그는 참전하지 않는다. 스토너는 전쟁을 피하고자 함이 아니고, 자기가 좋아하는 영어를 계속 가르치기 위해서다. 그와 친했던 친구 두 명은 입대를 하여, 한 명은 전사하고 다른 한 명은 돌아와 훗날 학장이 된다. 종전 후, 스토너는 은행가의 .. 2021. 2.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