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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클래스27

아크릴화 II (3) 공부를 잘하는 사람은 하나를 배우면 둘과 셋을 스스로 깨우친다고 하지만 그다지 잘하지 못하는 사람도 계속하다 보면 깨달음이 오는 때가 있다. 요즘 내가 그렇다. 아내가 대단한 작가(artist)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아내는 10여 년 전, 5-6년 동안 LAVC에서 거의 모든 미술 실기 공부를 했다. 그림 그리기 (drawing/life drawing), 수채화, 아크릴, 유화 등을 기초반부터 상급반까지 들었고, 나중에는 독자적으로 수업을 이어가는 independent 클래스도 들었다. 그 후 조카아이들이 우리와 함께 살게 되며 아이들 뒷바라지하느라 붓을 놓았다. 그렇게 10년이 흘렀다.  학교 수업을 들어보니 미술 클래스에서 한 학기에 실제로 그리는 그림의 숫자는 3-4개에 불과하다. 화가로 인정.. 2024. 11. 10.
아크릴화 II (2) 봄보다 가을에 시간이 빨리 가는 건지, 아니면 내가 나이가 더 들었기 때문인지, 이번 학기는 시간이 빨리 흘러간다. 별로 한 것도 없는데 벌써 절반이 지나갔다.  비록 한 학기에 한 과목씩이긴 하지만, 미술공부를 시작한 지 2년이 되었다. 시간이 지나면 그리기가 수월해질 줄 알았는데, 점점 더 어려워진다. 과제를 끝내고 나면 다음 과제물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과제를 받고 나면 머리는 온통 그림 생각뿐이다. 적당한 스트레스는 정신건강에 좋다고 스스로에게 타이르지만, 이 나이에 왜 사서 고생을 하나 싶어 수강을 드롭할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중간고사로 받은 과제는 상자 안에 그리고자 하는 물건을 넣고 입체감을 살린 정물화를 그리는 것이었다. 아이디어는 좋았는데, 실기는 아직도 많이 부족했다. 원근법.. 2024. 10. 19.
아크릴화 II (1) 가을 학기를 시작하고 별로 한 것도 없는데 벌써 한 달이 지났다. 봄학기 클래스에는 20여 명이 넘는 학생이 있었는데, 아크릴 II로 넘어온 학생은 나를 포함해 고작 3명이다. 아크릴 I 수강생도 그 숫자가 크게 줄어 전체 클래스의 크기는 10명 남짓이다. 담당교수 ‘아멜리아’에게 물어보니 아크릴 I을 들었던 학생들 중 상당수가 유화 I으로 갔다고 한다. 유화 클래스는 목요일, 아크릴 클래스가 3시에 끝나고 같은 교실에서 4시부터 시작한다. 난 원래 가을 학기에는 수채화를 들으려 했는데 시간이 맞지 않았다. 수채화는 비교적 인기가 적은 과목이라 가을 학기에만 있다. 지난가을, 수채화 I에 이어 가을에 수채화 II를 들으려 했는데, 수업 시간이 한 시간 당겨져 아침 9시에 시작한다. 아침 9시까지 학교에 .. 2024. 9. 28.
앙코르 (2) 대학의  한 학기 미술 클래스는 1주에 한 번, 16-18주 동안 진행되지만, 서머 클래스는 6주다. 그래서 일반 대학에서는 여름 학기에는 미술 실기 클래스가 없다. 시니어 대상 강좌인 앙코르의 서머 클래스는 1주에 두 번, 5주 동안 진행됐다. 하지만 6월에는 노예제도 폐지를 기념하는 ‘준틴스’와 7월 초 미국 독립기념일, 두 개의 연방공휴일이 있어, 수업은 8번뿐이다.  지난주에는 처음 써보는 팔레트 나이프로 그림을 그렸는데, 나름 재미가 있었다. 수업은 1시 30분에 시작해서 4시 30분까지 진행되는데, 강사인 ‘데보라’가 카메라를 자신의 캔버스에 맞추어 놓고 그림을 그리고 우린 그걸 힐끗힐끗 보며 각자 자신의 그림을 그린다.  가끔 한 번씩 강사가 학생들에게 자신이 그리고 있는 그림을 보여주고 공.. 2024. 7.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