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클래스37 휴학 유화 클래스를 취소하려고 LAVC 어카운트에 들어가 보니 등록이 되어 있지 않다. 봄학기가 끝나고 바로 가을학기 등록을 하려고 하니 아직 일러 등록이 되지 않아 바구니에 담아 놓고는 그 후 등록하는 것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등록이 되어 있지 않으니 따로 취소를 할 필요도 없다. 학교를 한 학기 쉬기로 했다. 내일을 알 수 없고, 내 마음도 알 수 없는 것이 인생이다. 수채화부터 시작된 일이다. 수채화 I을 끝내고 다음 레벨인 II를 들으려 했는데 시간이 맞지 않았다. 그래서 들었던 것이 아크릴 I이다. II를 듣고 그다음 III을 듣자니 아직 내 실력이 모자라는 듯싶어 유화 I을 들었다. 지난 6월, 봄학기가 끝날 때만 해도 가을에는 당연히 유화 II를 들으려 했고 수강신청을 시도하다 바구니에 담아 .. 2025. 8. 24. 종강 10년쯤 된 이야기다. 아내가 LAVC에서 미술 공부를 할 때, 학기말 마지막 수업에서는 늘 팟럭을 하곤 했다. 종강 몇 주 전에 팟럭 리스트를 돌려 에피타이저부터 디저트, 음료수, 접시와 컵까지 각자 가져올 음식이나 물건을 적어낸다. 아내는 커피 케이크를 굽거나, 만두를 튀겨 가기도 하고, 잡채를 만들어 간 적도 있다. 이번 도자기 반에서도 마지막 날 팟럭을 한다. 나는 세 학기 째 아멜리아가 담당교수인 클래스를 듣고 있다. 그녀는 팟럭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굳이 따지자면 그녀의 방식이 옳다. 학생들에게 팟럭의 부담을 주어야 하나 라는 원론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다. 마지막 수업 날, 팟럭에 대한 기대없이 학교에 갔다. 교실에 들어가니 한쪽 구석 테이블에 Porto’s 상자가 6-7개, 커피 .. 2025. 6. 8. 유화 (6) 학기 마지막 과제는 소재를 자유로이 선택해서 그리는 추상화. 움직임이나 소리가 없는 상태를 표현하는 것이다. 지난 학기에도 마지막 과제를 같은 방식으로 그렸었다. 나무, 상자, 유리, 양철 등 다양한 소재가 등장했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골판지를 사용하기로 했다. 골판지 표면의 요철이 주는 효과의 덕을 보려는 것이다. 스케줄에 보니 마지막 수업 한 주 전에는 강의가 없다. 교실에 모여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수업을 대신한다. 이번 그림을 그리는 시간은 그다지 많이 걸리지 않았다. 대신 유화물감을 말리는데 시간이 걸렸다. 초벌을 한 물감이 말라야 그 위에 새로운 물감을 바를 수 있다. 수업에 가도 별로 할 일이 없다. 교수에게 이번 주 수업은 빠지겠노라 양해를 구하는 메일을 보냈다. 요철이 있는.. 2025. 6. 7. 가지 않은 길 (유화 5) 이번 주 과제는 이야기가 있는 그림이다. 자신이 경험한 일이나 알고 있는 이야기, 또는 음악이나 시에서 받은 느낌을 표현하는 일이다. 수업시간에 과제에 대한 교수의 설명을 들으며 두 가지 아이디어가 떠 올랐다. 하나는 ‘새옹지마’였고, 다른 하나는 '로버트 프로스트'의 영시 ‘가지 않은 길’이었다. 그리고 싶은 그림은 내 인생 좌우명에 가까운 새옹지마였지만, 막상 스케치를 하려 하니 말은 대충 그리겠는데, 노인과 다리가 부러진 아들을 그리는 일이 난감했다. 결국 차선책으로 가지 않은 길을 그리기로 했다. 처음 생각은 이제껏 그려온 내 스타일의 그림이 (밝은 색상에 디테일이 많이 들어간) 아닌 고흐 스타일로 그려볼 생각이었다. 강한 톤의 물감을 듬뿍 찍어 발라 질감을 살려 보리라. 그런데 막상 밑그림을.. 2025. 5. 24. 이전 1 2 3 4 ···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