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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57

병원 이야기 (8) 밤새 기침을 하느라 잠을 설쳤다. 화요일 (9/17) 새벽 5시, 거실에 나가 COVD19 테스트를 꺼내 검사를 시작했다. 15분 후, 결과는 음성으로 나왔다. 지난 금요일 검사 때도 결과는 음성이었다. 코로나가 아닌 것은 다행인데, 그럼 이건 무엇이란 말인가. 3년 팬데믹 기간 동안 감기 한 번 안 걸렸었는데. 평소 일주일에 두 번, 학교(목요일), 성당(일요일), 외출하던 것을 지난주에는 조금 많이 했다. 토요일에 야구장에 다녀왔고, 화요일에는 학교에 카운슬러를 만나러 갔었다. Access 차를 탈 때는 마스크를 하지만, 학교에 도착하면 마스크를 벗는다. 답답하고 숨이 차기 때문이다. 목요일 (9/12) 오후부터 목이 조금 칼칼한 것이 느껴졌다. 아내에게 이야기하니 코로나 전조 증세라고 한다. 다음날.. 2024. 9. 19.
아홉수 8월의 마지막 금요일에 시작된 일이다. 제노의 생일이라 세 집이 모여 저녁을 먹었다. 그냥 헤어지기 섭섭해 근처 맥도널드에서 커피를 마시기로 했다. 맥도널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휠체어를 내리려 하는데, 휠체어 박스가 열리지 않는다. 스위치를 누르면 나는 “딸깍”하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고장이다.  커피를 뒤로 하고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다. 그때까지만 해도 박스 한쪽 구석에 달린 뚜껑을 열어 안전핀을 뽑고 수동으로 밀어 박스를 열면 휠체어를 꺼낼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집에 와서 알바를 끝내고 돌아오는 준이를 기다려 박스를 열어 달라고 했다. 손전등을 비추며 애를 써도 박스는 열리지 않았다. 결국 차고에 있는 간이 접이식 전동 휠체어를 꺼내 타고 집으로 들어왔다. 마침 노동절 연휴라 화요일까.. 2024. 9. 8.
은퇴하고 1년 은퇴한 지 딱 일 년이 되었다. 일을 그만둔다고 하니 주변에서 다들 이제 어떻게 소일할 것인지 걱정 아닌 걱정을 했는데, 1년이 후딱 지나가 버렸다. 가을과 봄 학기에 미술 클래스를 두 번 들은 것 외에 딱히 한 일은 없다. 벼르던 여행도 못했다.  잠자는 패턴이 조금 바뀌었다. 일을 할 때는 비록 집에서 하는 일이지만 7시 전에 일어나 8:30분쯤에는 노트북을 켜고 일하는 시늉을 했었다. 어려서부터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배어있어 10시 전에는 잠자리에 들었다.  요즘은 11시 정도에 잔다. 9시쯤에 자리에 누워 인터넷으로 한국신문과 LA 타임스를 찾아보고, 킨들로 책을 읽는다. 책이 재미있으면 11시를 훌쩍 넘기기도 한다. 이렇게 늦게 잠든 날은 다음날 7시를 넘겨 일어난다.  학교에 가는 .. 2024. 6. 29.
숫벌과 나 6촌 동생의 생일이라 네 집이 모여 저녁을 먹었다. 네 집이라 함은 나와 내 동생, 생일을 맞은 6촌 동생, 그리고 우리가 모두 아저씨가 부르는 아버지의 6촌 동생이다. 말이 아저씨지 나와는 동갑이다. 부모님이 모두 실향민이었기에 일가친척이 별로 없었고, 그나마 미국에 오고 나니 더욱 그러하다. 장소는 K타운에 위치한 J 노래교실. 준비해 간 음식을 먹고 마시고, 그 자리에서 노래까지 부를 수 있다. 식당에서 밥 먹고 카페나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기는 번거로움이 없어 좋다. 젊어서는 서로 먹고살기 바빠 얼굴 보기 힘들었는데, 이제 나이가 드니 공통분모를 가진 동년배가 모이면 재미있고 좋다. 조금 늦게 아저씨 부부가 도착했는데, 아줌마가 (우린 늘 그녀를 아줌마라 불러왔다) 지팡이를 짚고 들어 온다. 얼마 .. 2024. 4.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