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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45

11월 첫 주말 세미(딸아이)네 가족이 오랜만에 놀러 왔다. 아이들 재롱에 정신을 놓고 있는데, 그레이스(작은 며느리)가 임신한 걸 알고 있냐고 딸이 묻는다. 모른다고 하니 순간 멈칫하더니 얼른 전화기를 집어 든다. 아마도 오빠에게 어떻게 된 영문인지 묻는 모양이다. 잠시 후, 오빠가 내게 알려도 된다고 했다고 한다. 얼마 전 전화를 했을 때도 아무 말이 없었는데, 아마도 추수감사절에 만나면 이야기하려고 했던 모양이다. 다음날 아침, 축하 꽃이라도 하나 보내 주고 싶은데 생각해 보니 세미의 임신 소식을 듣고는 아무것도 보내준 것이 없다. 혹시라도 작은 며느리에게 꽃을 보내 준 것을 나중에라도 알게 되면 세미가 섭섭해할 것 같아 갑자기 고민스러워졌다. 성당 가는 길에 아내에게 의논을 하니, 쉽게 답을 준다. 넌지시 세미에.. 2022. 11. 7.
병원 이야기 (4) 20여 년 전의 일이다. 정기검진을 하던 중, 주치의가 내 심장이 남들보다 빨리 뛴다고 했다. 계속 빨리 뛰면 결국 심장근육이 지쳐 멈추지 않겠느냐고 하니, 그럴 수도 있겠다며 심장 전문의를 보라고 했다. 심장 사진도 찍고, EKG 검사도 했지만 원인은 알아내지 못했다. 그때부터 심박동을 늦추는 약을 먹기 시작했다. 소아마비 후유증으로 중추신경이 손상되어 심장에 과부하가 걸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나는 전문가가 아니니 정확한 진단은 아니다. 지난 6월 초 정기검진을 받으러 갔더니, 주치의가 심장이 너무 빨리 뛴다며 깜짝 놀란다. 일분에 120 정도가 나왔다. 100이 넘으면 이상이 있는 것으로 본다. 생각해 보니 이틀 동안 약을 챙겨 먹지 않았다. EKG 검사를 하더니, 그래프가 전.. 2022. 7. 1.
아이들의 돈 관리 8년 전 갑자기 아빠를 잃은 8, 10살 된 처조카 남매를 데려다가 입양해서 8년째 함께 살고 있다. 4년 전, 아이들이 시민권을 받아 여름방학에 한국에 다녀왔다. 오랜만에 아이들을 본 친척들이 준 용돈이 각자 $1,700 이 넘었다. 용돈으로 조금 떼어 주고, 남은 돈은 은행에 넣어 두었다. 조카딸 아이가 18세가 되던 작년 여름, 은행에 있는 돈을 꺼내어 체킹 어카운트를 만들어 주며 잘 관리해서 쓰라고 했다. 명절에 받은 용돈을 더해 잔고가 $1,900이나 되었다. 2-3달 후, 은행에서 $600 정도 돈이 왔다. 어찌 된 영문인가 물어보니 그동안 돈을 많이 써 다 없어지기 전에 계좌를 닫아 버렸다고 한다. 그 사이에 $1,300 가량의 돈을 쓴 것이다. 남자 친구가 생겨 외출이 잦더니, 여기저기 놀.. 2022. 4. 17.
그리움이 되고, 슬픔이 되고 큰 아이 세일이의 생일이 3월 17일이다. 매년 생일이면 함께 밥을 먹는다. 가끔은 식당에서 먹기도 하지만, 대부분 아내가 음식을 만들어 집에서 먹곤 한다. 3월 초에 언제가 좋으냐고 물으니 요즘 바쁘다는 답이 왔었다. 지난 주말, 우편물을 가지러 왔기에 다시 물었더니 시간이 없다며 스케줄을 주욱 나열한다. 온통 아이들의 방과 후 스포츠 활동이다. 아무리 바빠도 밥은 먹을 텐데, 나하고 밥 한 끼 먹는 것이 그리 힘들까. 잠시 섭섭하다는 생각을 하다가 이것도 나의 욕심이지 하는 생각으로 바뀐다. 회사 일에, 대학원 수업, 아이들 뒤치다꺼리로 정신없이 사는데, 생일에 내가 밥 한 끼 사준다고 달라질 것은 없다. 이것도 다 나 좋자고 하는 생각일 뿐이다. 아들 생일에 잊지 않고 밥 사 주는 아빠. 생일을 기.. 2022. 3.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