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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모음105

고해성사 지난 주일, 성당에서 고해성사를 보았다. 50대에 신자가 된 후, 매년 한두 차례 하는 일이다. 고해성사에는 다섯 가지 요소가 있다. 지난 삶과 언행을 돌아보며 그 안에서 잘못한 일들을 깨닫고(성찰), 뉘우치며(통회), 다시는 죄를 짓지 않겠다고 다짐하고(결심), 신부님에게 나의 죄를 고백하고(고백), 죄 사함을 받은 다음 그 죄에 해당하는 벌을(보속) 받는 것이다. 고해성사를 보고 하느님에게서 용서를 받았다고 해서 끝나는 것은 아니다. 남에게 피해를 주고 상처를 주었으면 적절한 보상과 용서를 구해야 한다.  처음에는 의무감으로, 그 후에는 다소 회의적인 마음으로 고해성사를 보곤 했는데, 최근에는 기쁜 마음으로 고해소에 들어간다. 개인적으로는 굳이 신부님에게 낱낱이 고백을 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진심.. 2025. 4. 5.
돌배나무 돌배나무에 꽃이 피었다. 돌배나무와 인연을 맺은 것은 15-6년 전의 일이다. 지붕공사를 하며 지붕과 처마에 가지를 드리우는 나무들을 모두 베어버렸다. 막상 나무들을 제거하고 나니 빈 공간이 허전하고 그늘도 사라져 나무를 한그루 심기로 했다. 나무를 사려고 하니 생각보다 비쌌다. 어린 나무를 심어 몇 년 키우면 되지 싶어 홈디포에서 세일하는 나무를 사 왔다. 교우 S 씨 부부의 도움을 받아 심고, 식수 기념으로 버팀목에 사인까지 했다.  제법 큰 키의 나무를 싸게 판 이유가 있었다. 키는 사람만 한데 줄기는 가늘어 바람이 불면 심하게 휘청 거리는 것이었다. 몇 해가 지나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 후, 앞마당 공사를 하며 나무가 서 있는 자리에 콘크리트를 깔게 되었다. 나무 구실도 제대로 못하는 놈 .. 2025. 2. 19.
맥다방 점심 교회 다니는 사람들은 대부분 주일이면 교회에서 점심을 먹는다고 하는데, 나는 주일이면 교우들과 맥도널드 (맥다방)에서 점심을 먹는다. 맥다방에서 점심을 먹게 된 사연을 설명하자면 긴 이야기가 되는데, 간추려 보면 다음과 같다.  내가 다니는 공동체는 학교 성당을 빌려 사용하기 때문에 별도의 식당이나 부엌이 없다. 일 년에 몇 차례 큰 행사가 있을 때만 카페테리아 사용허가를 받아 캐터링으로 밥을 먹을 수 있다. 한동안 구역 식구들이 커피와 다과를 준비해 와 미사 후 주자창 한쪽에서 나누다가 어느 날 맥다방으로 진출했다.  성당 근처 맥다방이 보수 공사를 마치고 다시 문을 열자 한 번 가보자 해서 간 것이다. 아늑한 공간에 앉아 점심을 먹고 후식으로 시니어 커피까지 마시며 한참을 놀다 나왔다. 다음주가 되니.. 2025. 1. 31.
아저씨의 칠순 잔치 동갑내기 아저씨의 칠순 잔치에 다녀왔다. 칠순 나이를 어떻게 계산하는가를 두고 이런저런 이야기가 있는데, 환갑은 만 나이 60세에 하는 것이고, 칠순이나 팔순은 한국식 나이 70과 80이라고 한다. 만 나이 통일법이 시행되며 칠순을 만 나이로 따지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내가 기억하는 큰 잔치는 외할아버지와 어머니의 환갑잔치다. 외할아버지 때는 이틀 전부터 전을 부치고 음식을 장만해 크게 상을 차려 잔을 올렸다. 자식들이 잔을 올릴 때 중년의 여인이 곁에서 소리를 했고, 하루 종일 손님들이 오갔다.  어머니의 환갑잔치는 타운의 중식당에서 했는데, 꽤 많은 손님이 왔었다. 그때도 상을 차려 잔을 올렸는데, 할아버지 때와는 달리 상에 오른 한과가 장식용이었다. 나와 형제들이 어머님 은혜와 생일 축하 노래를 .. 2025. 1.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