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모음114 돈타령 며칠 전 시니어센터에서 있었던 일이다. 창밖에서 두런두런하는 소리가 들려 눈을 들어 바라보니 주차장에 노인들이 긴 줄을 만들고 있었다. 설마 반전시위라도 하는가 싶어 물어보니 식료품을 나누어 주는 날이라고 한다. 67세에 은퇴를 하기 전, 수없이 계산기를 두드려 보았다. 매달 필요한 생활비에 약간의 예비비까지 준비가 되었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 회사를 그만두었다. 막상 은퇴를 하고 나니 돈 쓸 일이 생기면 한 번 더 잔고를 확인하게 된다. 꼭 필요한 것이 아니면 지출을 주저하게 된다. 아내의 전화기는 바꿔 주었지만, 3년이 지난 내 것은 아직도 그냥 쓰고 있다. 1-2년 더 쓸 생각이다. 손주들 생일에 사주는 선물의 가격도 전에 비해 다소 줄어들었다. 적립해 둔 돈을 다 찾아 쓰면 끝이 나는 개인은퇴계.. 2026. 3. 25. 시니어 센터에서 만난 사람들 지난여름부터 일주일에 두 번, 두 곳의 시니어센터에 간다. 미국 시니어센터는 미주에서 한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양로보건센터와는 다소 성격이 다르다. 교회에서 운영하는 노인대학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소액의 (나는 노스릿지에는 연회비 $15, 셔먼옥스에는 월회비 $5를 낸다) 연회비 또는 월회비를 내면 센터가 제공하는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미술부터 다양한 운동 프로그램, 카드나 마작, 당구 같은 게임, 빙고, 댄스, 토론이나 상담 등이 있고, 점심이 무료로 제공된다. 그 밖에도 법률이나 의료상담, 기타 복지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오늘은 그곳에서 만난 몇 사람의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80대 중반 나이의 A는 최근에 운전을 그만두고 노인과 장애인에게 제공되는 차량 서비스를 .. 2026. 2. 27. 특별한 선물 지난 연말 신부님으로부터 가정성구를 적은 캔버스를 선물 받았다. 나만 받은 것이 아니라 성당의 모든 가정이 받았다. 지난여름 신자들의 연락처를 업데이트하며 신부님은 각 가정이 마음에 품고 살고 싶은 성구를 적어 내라고 했다. 신부님이 추리고 정리한 가정 성구를 H 씨가 캘리그래피로 쓰고, 여기에 J 씨가 그림을 그려 넣어 멋진 작품을 만들었다. 완성된 캔버스는 신부님이 구입해서 신자들에게 나누어 주었고, 수입금은 제대회 경비로 쓰기로 했다고 한다. 성구를 내지 못한 가정이나 성당을 찾아온 방문객들을 위해 좋은 성구를 적은 캔버스를 추가로 만들어 그날 성당에 나온 모든 가정이 캔버스 선물을 받았다. 가끔 교회에 큰돈을 기부하는 사람들이 있다. 익명을 원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일상적이지 않은 헌금.. 2026. 1. 22. 산타가 되어보세요 블랙프라이데이는 큰 연례행사였다. 목요일에 신문을 사서 세일 품목을 검토하고 어디부터 시작해서 어떻게 돌아올 것인지, 필요하면 가족이 분산하는 쇼핑계획까지 세우곤 했다. 새벽에 눈을 비비고 일어나 매장을 찾으면 이미 긴 줄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온라인 쇼핑 덕에 굳이 새벽에 일어날 필요가 없다. 온라인 쇼핑의 편리함은 내가 포장을 하고 우체국까지 가는 번거로움 없이 배달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필요하면 카드도 동봉할 수 있다. 지난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 먼데이에 아무것도 사지 않았다. 온라인에서는 수시로 세일을 한다. 가격을 올려놓고 할인해 주는 행사의 메리트가 사라진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이제 쇼핑을 그만두었는가 하면, 그건 아니다. 거의 매주 쇼핑을 한다. 선물 때문이다. 내게는 모두 더하면.. 2025. 12. 12. 이전 1 2 3 4 ··· 2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