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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모음78

마사지 놀이 내 또래 (60대)의 독자들이라면 대부분 어려서 조부모의 등을 긁어드린 기억이 있을 것이다. 대나무를 깎아 만든 효자손도 있지만 어찌 손주 녀석의 따스한 손과 비교할 수 있으랴. 여름보다는 겨울, 낮보다는 밤에 할아버지나 할머니는 “아무개야, 등 좀 긁어다오” 하며 윗옷을 걷어 올리곤 했다. 겨울이 되면 날씨가 건조해져 수분이 부족하고 노화현상으로 피하지방이 줄어든 노인의 피부가 가려웠을 것이다. 등 긁기에는 깎은 지 며칠 지나 적당한 길이로 자란 손톱이 좋다. 길면 자칫 피부에 상처가 나고, 짧으면 등을 긁는 효과가 나지 않는다. 손주가 여럿이라도 가려운 곳을 골라 잘 긁는 놈이 있는가 하면, 도무지 마음에 들지 않는 놈도 있다. 등을 잘 긁고 나면 할머니는 장롱에 숨겨 두었던 사탕이나 과자를 슬쩍 집.. 2023. 1. 14.
뒷간과 사돈집은 멀어야 한다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어려운 사이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애매한 것이 친구도 아니고 친척도 아닌 사돈과의 관계가 아닌가 싶다. 가까이 지내자니 다소 부담스럽고, 멀리 하자니 그 또한 아닌 것 같고. 오죽하면 “뒷간과 사돈집은 멀어야 한다”는 말이 생겨났겠나. 사돈과 친구처럼 지내며 여행도 함께 다니고 가족 모임도 함께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는데, 나는 사돈들과 다소 거리를 두고 지내는 편이다. 다른 뜻이 있는 것은 아니고, 그냥 좀 어렵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내게 형님뻘인 며느리의 부모, 내 또래인 사위의 부모와는 매년 연말이면 선물을 주고받는 사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선물을 준비했다. 며느리의 친정에서 보낸 선물을 받지 못했다. 배달 사고가 생겼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 날, 식구들이 모여 선물을 주고받.. 2022. 12. 30.
1,000명을 한 줄로 세우는 사회 12월 2일 미주 중앙일보에는 “1,000명을 한 줄로 세우는 사회에는 앞날이 없다”는 제목의 ‘김형석의 100년 산책’이 실렸다. 이 글을 읽으며 한국의 ‘부익부 빈익빈’ 사슬과 양극화 현상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는 미국에 사는 딸 셋 그리고 미국에서 자유로이 잘 자라 의사가 되고 애플의 중견사원이 된 손자 손녀를 자랑했다. 그리고 한국 교육정책의 후진성을 지적했다. “초등교육은 중등교육의 예비기간이 되고, 고등학교 교육은 대입을 위한 과도기가 되었다. 성적 평가가 인간 평가의 기준이 되어 점수에 매달려 자율적인 학습은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정상적인 학교교육보다 학원이나 입시 준비의 노예가 되었다.” 그는 큰손녀를 예로 들었다. 고등학교 2학년이 된 손녀는 학교 성적이 B 정도.. 2022. 12. 16.
삶이 던지는 질문은 언제나 같다 ‘삶이 던지는 질문은 언제나 같다’는 경영사상가 ‘찰스 핸디’가 80여 년을 살며 배우고 경험하고 깨달은 것을 손주들에게 전하는 21통의 편지를 묶은 책이다. 인상 깊게 읽었던 부분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보았다. “용기가 지나치면 오만이 되고, 용기가 너무 부족하면 두려움에 시달린다. 자부심이 지나치면 허세가 되고, 자부심이 너무 없으면 자기 비하가 된다.” “우리가 삶에서 알아야 할 많은 것은 학습되는 것이지 가르쳐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는 삶은 마라톤과 닮았다고 말한다. 자기만의 페이스를 유지하고 달리며 그 자체에 만족하여야 한다. 동료와 함께 달릴 수도 있고, 혼자 달릴 수도 있다. 마라톤 대회는 매년 열린다. 올해 실패했다면 내년에 다시 시도하면 된다. 삶은 장거리 경주다. 끝까지 포기하지.. 2022. 11.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