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물감12

아크릴화 I (5) 2주에 걸쳐 교수가 가르쳐준 다양한 아크릴 기법을 사용하여 표현주의 그림을 그리는 것이 과제였다. 주제는 따로 없고, 다른 화가의 그림에서 영감을 받아 그리면 된다.  나는 지난 학기 수채화 시간에 ‘오병이어’를 주제로 한 그림을 그려 교수에게서 크게 칭찬을 받았었다. 외국인들에게는 낯선 한글이나 한자가 들어가면 추상화 같은 느낌을 주는 모양이다. 같은 주제로 아크릴화를 그려보기로 했다.  막상 다 그려놓고 보니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수채화의 경우는 종이에 물감을 넉넉히 올리고 물을 부어 흘리는 것만으로도 멋진 배경이 만들어지는데, 아크릴화는 물감을 선택해 붓으로 찍어 일일이 칠하며 캔버스를 채워야 한다.  우선 배경에 너무 강한 색을 깔았고, 캔버스가 커 남은 공간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도무지 감.. 2024. 5. 16.
아크릴화 I (2) 2/13일 실습시간, 교실에서 처음으로 이젤을 써 보았다. 그동안 온-라인 수업을 들을 때는 집에서 테이블이나 화판을 썼고, 지난가을 수채화 수업을 들었던 교실에는 테이블이 있었다. 지금 사용하는 교실에는 테이블은 없고 이젤만 있다. 철제로 만들어진 교실의 이젤은 내게는 너무 높고, 휠체어로 접근이 쉽지 않다. 휠체어를 옆으로 붙여 멀찍이 떨어져 그림을 그리자니 팔도 아프고 힘들다. 매주 수업 다음날인 수요일에는 줌으로 교수와 면담을 할 수 있다. 다음날 아침, 줌으로 교수와 상담을 했다. 교수도 내가 이젤에서 멀찍이 떨어져 그림을 그리는 것을 보았다며, 다음 주 수업 때 이젤을 조절해 주겠다고 한다. 2/20일, 교수가 자리를 마련해 주고, 이젤도 조절해 주었다. 지난주보다는 좀 나아졌지만, 높이와 각.. 2024. 3. 3.
아크릴화 I (1) 학교가 개강을 했다. 이번 학기에는 아크릴화 I을 듣는다. 개강을 앞둔 목요일, 2월 1일에 온라인으로 확인을 하니 교수가 준비물 리스트를 올려놓았다. 부랴부랴 아내가 쓰던 물건으로 준비물을 챙기고 없는 것은 아마존에 주문해서 장만했다. 개강 전 주말에 남가주에는 큰 비폭풍이 몰려와 4일 동안 비가 내렸다. 학교에 가는 화요일에도 비가 내렸다. 비 때문에 차가 늦게 와 수업에 늦었다. 담당 교수는 30대 후반 또는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성이다. 자기소개에 아내와 반려견과 함께 산다고 밝혀 놓은 것을 보니 동성애자다. 간단한 첫 강의가 끝나고, 자기소개를 하는 순서가 되었다. 이름과 함께 “he/she” 중 어느 것으로 불리기를 원하는지 말하라고 한다. 보이는 성별이 아닌 원하는 성별을 밝히라는 의미다.. 2024. 2. 18.
수채화 I (2) 금, 토, 월, 그리고 화요일, 일주일에 4번 집에서 그림을 그린다. 거의 매일 유튜브로 남들이 수채화 그리는 것을 본다. 어찌나 쉽게 들 그리는지. 쓱쓱 싹싹하면 어느새 멋진 작품이 등장한다. 어떤 유튜버는 수채화는 처음에는 어렵지만 어느 정도 테크닉만 익히면 쉬워진다고 했지만, 내게는 점점 더 어려워진다는 느낌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제 겨우 2달 수업을 듣긴 했지만 조금씩 각자의 개성이 보인다는 점이다. 화풍이라고 말하기는 뭣하지만 글씨체 같은 것이다. 각자 사용하는 물감의 색이나 색상이 다르고 붓질도 다르다. 수업은 학생들이 들고 온 지난주 과제물을 벽에 걸린 코르크보드에 올려놓고 하나씩 평을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학생들은 다른 이가 그린 작품의 잘못된 점이나 부족한 것을 지적하기보다는 좋은 점을.. 2023. 10.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