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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감12

유화 (3) 이번 학기 처음으로 캔버스에 그리는 과제를 받았다. 그와 함께 유화 물감과 쓸 수 있는 보조제에 대해서도 배웠다. 유화물감은 그냥 캔버스에 칠하기에는 다소 뻑뻑하기 때문에 보조제를 섞어 쓴다. 이제껏 사용한 것은 터펜틴이었다. 터펜틴은 휴발성이 강해 물감이 빨리 마른다. 이미  마른 물감도 녹여, 이를 이용해 그림을 수정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바탕 위에 새로 물감을 입힐 때 자칫 마른 물감이 녹아 새것과 섞이기도 한다.  이보다 휴발성이 덜한 리퀸을 이미 발라놓은 물감을 녹이지 않아 덧칠이 가능하다. 유화의 장점이며 단점은 물감이 더디 마른다는 것이다. 보통 유화 물감은 3일 정도 지나야 그 위에 물감을 칠할 수 있을 정도로 마르지만, 리퀸은 6시간 정도 지나면 가능하다. 터펜틴은 30-40분이면 마른다.. 2025. 4. 8.
유화 (1) 목요일, 학교가 개강하는 날이다. 올 겨울 가장 큰 비폭풍이 오는 날이다. 비는 어제부터 오기 시작했다. 밤새 내리고 오전에도 비가 내렸다. 교수에게 양해를 구하고 하루 결석을 할 수도 있지만, 6주 겨울 방학 동안 집에만 있었더니 좀이 쑤셔 가고 싶어졌다.  2:30분, 차가 왔다.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던 비는 학교에 도착하니 쏟아지기 시작했다. 수업시간까지는 20여분 정도 여유가 있었다. 책방에 먼저 들렀다. 준비물을 사기 위해서다.  미술 클래스는 이것저것 필요한 재료가 많아 그 비용이 수강료보다 더 든다. 전에는 학교에서 미술용품 가게에서 기부한 기프트 카드를 주었는데, 작년부터 그것도 없어졌다. 대신 학교에서 책가게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바우처를 준다.  지난 화요일, 책방에 갔더니 유화 물감을 .. 2025. 2. 15.
아크릴화 II (5) 학기가 끝이 났다. 나이가 든 탓인지 요즘 시간이 정말 빨리 간다.  LAVC의 미술 클래스는 초급, 중급, 고급반이 모두 한데 모여 수업을 듣는다. 기초 이론은 초급반에서 거의 다 배운다. 한 번 들어 다 배워지지 않으니 중급, 고급반도 같은 내용을 반복해 듣는다. 물론 새로운 것도 배우고, 과제는 클래스 수준에 따라 다르다.  이번 학기 우리 반에는 고급반은 없었고, 중급반에는 나를 포함 두 명이 있었다. 중급반의 마지막 학기말 과제는 캔버스가 아닌 3D 물체에 물감을 입혀 원형과는 다른 모습을 만드는 것이었다. 교수가 과거 학생들이 제출했던 사진을 보여 주었다. 돌멩이에 뱀이나 생쥐를 그리거나 바나나를 오이를 바꾸어 놓은 것들이 있었다.  나는 빈병에 열대어와 수초를 그려 어항을 만들기로 했다. 이.. 2024. 12. 18.
앙코르 (2) 대학의  한 학기 미술 클래스는 1주에 한 번, 16-18주 동안 진행되지만, 서머 클래스는 6주다. 그래서 일반 대학에서는 여름 학기에는 미술 실기 클래스가 없다. 시니어 대상 강좌인 앙코르의 서머 클래스는 1주에 두 번, 5주 동안 진행됐다. 하지만 6월에는 노예제도 폐지를 기념하는 ‘준틴스’와 7월 초 미국 독립기념일, 두 개의 연방공휴일이 있어, 수업은 8번뿐이다.  지난주에는 처음 써보는 팔레트 나이프로 그림을 그렸는데, 나름 재미가 있었다. 수업은 1시 30분에 시작해서 4시 30분까지 진행되는데, 강사인 ‘데보라’가 카메라를 자신의 캔버스에 맞추어 놓고 그림을 그리고 우린 그걸 힐끗힐끗 보며 각자 자신의 그림을 그린다.  가끔 한 번씩 강사가 학생들에게 자신이 그리고 있는 그림을 보여주고 공.. 2024. 7.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