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579 긴 여정의 간이역 ‘대학’ 한인들은 또래를 만나면 학번을 묻는 것으로 대화를 시작하곤 한다. 학번은 입학연도임으로 이를 알면 나이를 가늠할 수 있다. 동급생이라도 학번이 앞이면 선배 취급을 받는다. 미국에서는 “Class of”에 졸업연도를 붙여 “Class of 2022”처럼 사용한다. 그리고 이 “Class of” 는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모든 졸업에 적용된다. 한국에서 대학 입학이 12년 학업의 성패를 가늠하는 척도이며 앞으로 펼쳐질 사회생활의 방향을 결정하는 이정표라면, 미국인들의 이정표는 고등학교 졸업일 것이다. 매그넷 같은 프로그램을 제외하면 고등학교까지는 집 근처의 학교를 다니지만, 대학은 전국 각지로 진학하기 때문에 어린 시절 친구들과는 이별을 하게 된다. 60년대까지만 해도 미국인들의 대학 진학률은 4% 였고, 70.. 2022. 2. 26. 메이드 (The Maid) 소설 ‘메이드’ (The Maid)는 캐나다 작가 ‘니타 프로스’의 데뷔 소설로, 리젠시 그랜드 호텔에서 부유한 투숙객이 숨진 채로 발견되자 객실을 청소하는 메이드 ‘몰리’가 살인 혐의자로 지목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몰리는 4년째 객실 청소를 하는 메이드로 일하고 있다. 그녀는 사회성이 떨어지며 눈치가 없다. 사람들의 바디 랭귀지를 잘 읽지 못하며 분위기 파악도 느리다. 그래서 늘 따돌림을 당한다. 함께 살던 할머니가 9달 전에 돌아가셔 이제 혼자 산다. 월요일, 호텔의 단골손님인 ‘블랙’ 부부의 침실을 청소하러 들어갔던 그녀는 남편인 ‘찰스’가 죽어있는 것을 발견한다. 첫 번째 부인과 이혼한 그에게는 젊은 아내 ‘지젤’이 있다. 몰리는 시체 곁에서 뚜껑이 열린 지젤의 약병, 문이 열린 금고, 지젤의 .. 2022. 2. 23. 지상에서 우리는 잠시 매혹적이다 베트남계 이민자인 작가 ‘오션 브엉’의 첫 번째 소설인 ‘지상에서 우리는 잠시 매혹적이다’ (On Earth We're Briefly Gorgeous)는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주인공인 내가 어머니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쓰였다. 이 편지를 통해 어린 시절의 기억과 미국에서 자라며 겪은 일들을 그리고 있다. 외할머니 ‘란’은 자신보다 세배나 나이가 많은 남자에게 시집을 갔다가 도망쳐 나와 친정으로 가지만, 친정어머니는 그녀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먹고살기 위해 성노동자가 된 그녀는 미군의 아이인 혼혈의 딸을 낳게 된다. 그녀는 아이를 임신한 상태로 다른 미군을 만나 결혼을 한다. 그 딸이 자라 열일곱에 낳은 ‘내’가 이 책의 주인공이다. 외할머니는 그가 악령의 손길을 피해 건강히 잘 자라라고 “.. 2022. 2. 18. 대학에 입학했다 40년 만에 다시 대학에 입학했다. 아내는 미국에 와서 그림을 공부했다. 지금은 조카아이들 뒷바라지하느라 잠시 손을 놓고 있지만, 여러 해 동안 착실히 대학에서 수업을 들었다. 학교 전시회에도 여러 번 참여했다. 집에는 아내가 그린 그림이 여기저기 걸려 있고, 차고에는 한쪽 벽면에 그림 캔버스가 가득하다. 그런 아내를 보며 나도 그림을 배워보고 싶었다. 물감으로 그리는 그림(painting) 말고, 연필이나 펜으로 쓱쓱 그리는 그림(sketch/drawing)을 그리고 싶었다. 내가 쓰는 글에 어울리는 스케치를 하고 싶었다. 1년 전쯤의 일이다. 화가가 될 것도 아니고 스케치 정도는 혼자 독학으로 연습을 많이 하면 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아마존에서 참고서적과 스케치 도구를 구입했다. 매일 한 시간 .. 2022. 2. 16. 이전 1 ··· 54 55 56 57 58 59 60 ··· 14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