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572 병원 이야기 (6) 크리스마스 연휴가 시작되는 토요일 (12/23), 가족모임이 있는 날이다. 아이들이 손주들과 와서 함께 점심을 먹고, 선물도 풀고, 놀다가 돌아간 후,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는데 작은 핏덩이가 나왔다. 조금 놀라기는 했지만, 뭐 그럴 수도 있지 하며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다음날 (12/24), 낮에 그리고 저녁에 두 차례 또 핏덩이가 나왔다. 크리스마스 아침에 일어나 소변을 보니, 피가 녹아 있는 듯 핑크빛이다. 열도 없고 아픈 곳도 없어 큰 병은 아니지 싶어 내일쯤 의사에게 연락을 해야지 하고 또 하루를 보냈다. 12월 26일, 의사와 전화 면담을 하려고 사이트에 들어가니, 마침 주치의에게 빈 시간이 있다. 오후에 통화가 이루어졌다. 일단 피검사와 소변검사를 해 보자고 한다. 집 근처에 있는 카이저에.. 2023. 12. 29. 2023년 크리스마스 식구도 많아졌고 아내도 힘들어해서 최근 몇 년은 명절 가족모임을 식당에 가서 했다. 지난 추수감사절에는 딸(세미)네와 막내아들(브라이언)네가 못 온다고 해서 큰 아들(세일)네와 집에서 밥을 먹었다. 12월 초, 블랙앵거스 스테이크 집에 일치감치 16명 예약을 해 두었는데, 아내가 올망졸망 아이들과 식당에 가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라며 집에서 모이자고 한다. 식당에서 밥을 먹어도 집에 와서 다시 디저트와 과일을 먹게 되니 그냥 한자리에서 끝내자고 한다. 예약을 취소하고 두 군데 식당에 음식을 주문했다. 가족이 모이기로 한 토요일, 세일이가 먼저 오고, 세미가 왔다. 샌디에이고에서 올라오는 브라이언은 좀 늦는다고 해서 모인 사람들끼리 먼저 점심을 먹었다. 투고해 온 음식을 펼치니 푸짐하다. 모두들 맛나게 먹.. 2023. 12. 27. 수도원 기행 정말 오래 기다린 끝에 공지영의 책 ‘수도원 기행’을 손에 넣었다. 미국에서 한국책을 새 책으로 사려면 꽤 큰 출혈이다. 그래서 알라딘 중고책방에서 중고책을 산다. 중고책방의 단점은 원하는 책을 마음대로 살 수 없다는 점이다. 수도원 기행이 그랬다. 몇 년 전부터 이 책을 읽고 싶었는데, 책을 구하지 못했다. 한국에서는 중고책은 정가의 절반이하로 거래가 된다. 하지만 미국에서 사는 중고책은 한국 가격의 두 배에 별도의 송료를 지불해야 한다. 펜데믹 이전에는 $50 이상 구매하고, 3-4주 걸리는 배편을 이용하면 배송료가 따로 없었다. 펜데믹이 시작되며 배편은 없어졌고, DHL 항공편 밖에 없다. 3-4일 내로 책을 받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15 가량의 배송료를 지불해야 한다. 그래서 일주일.. 2023. 12. 22. 오디션 ‘무라카미 류’의 장편소설 ‘오디션’을 읽었다. 영화사를 운영하는 중년의 ‘아오야마’는 7년 전 아내를 잃은 뒤 16살 난 외아들과 살고 있다. 아내의 죽음 이후 우울증 직전까지 갔던 그는 슬픔을 잊기 위해 일에 매달리고 아들 ‘시게히코’와 여러 취미활동을 하며 지낸다. 어느 정도 슬픔에서 벗어났다고 느낄 즈음, 시게히코는 아빠에게 이제 재혼을 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한다. 이런 이야기를 친구인 ‘요시카와’에게 하자 그는 뜻밖의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오디션으로 재혼 상대 여성을 찾아보자는 것이다. 영화 제작사가 오디션을 한다고 하자, 4천여 명이 원서를 보내왔다. 서류심사로 100명을 추려 그들의 이력서를 검토하는데, 눈에 띄는 여자가 있다. “발목 부상으로 발레를 포기해야 했던 것은 죽음을 받아들.. 2023. 12. 19. 이전 1 ··· 12 13 14 15 16 17 18 ··· 14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