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572 오병이어 코로나 펜데믹이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성당에서는 주일 미사가 끝나고 나면 다과를 나누는 친교시간이 있었다. 다과는 순번에 따라 구역들이 돌아가며 준비했다. 코로나 펜데믹이 시작되며 미사도 친교도 모두 중단이 되었다. 그 후, 백신이 보급되고 코로나 사태가 진정국면에 들어서자 성당의 미사는 마스크를 쓰고 다시 시작되었지만 친교는 할 수 없었다. 세상사 무슨 일이건 끝내기는 쉽고 다시 시작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마스크 의무 착용이 없어지고 펜데믹도 종료되었지만, 친교시간은 돌아오지 않았다. 일주일에 한 번 만나는 얼굴들인데 그냥 헤어지기 섭섭해 우리 구역은 미사가 끝난 후 주차장 한편 나무그늘 아래에 모여 잠시 담소를 나누기 시작했다. 얼마 후부터는 신부님도 들려가는 자리가 되었다. 몇 번인가 신부님이 .. 2024. 2. 10. 병원 이야기 (7) 1월 10일, 전문의를 보러 갔다. 이름을 불러 들어갔더니, 간호사가 대뜸 침대에 누우라고 한다. 간호사의 도움을 받아 침대에 올라가니 환자 가운을 주며 하의를 모두 벗으라고 한다. 의사가 방광 내시경을 할 것이라고 한다. 창피할 사이도 없이 간호사는 스펀지에 소독액을 묻혀 아랫도리를 닦아 준비를 했다. 여성 간호사였는데, 나중에 마스크 벗은 얼굴을 보니 40대 정도로 보였다. 그녀가 웃으며 아무렇지도 않게 행동을 하니 나 역시 창피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의사가 들어오더니 내시경을 넣는다. 간호사가 미리 마취액을 주입했지만 여전히 뻐근한 통증이 느껴진다. 의사가 내시경을 돌릴 때마다 “아이고” 소리가 절로 나온다. 검사를 끝낸 의사는 방광에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한다. 그걸로 방광문제는 일단락이 되었.. 2024. 2. 9. 마지막 악마의 죽음 ‘마지막 악마의 죽음’ (The Last Devil to Die) 은 ‘리처드 오스만의 ‘목요일 살인 클럽’ 시리즈의 네 번째 이야기다. 목요일 살인 클럽의 오랜 친구인 골동품상 ‘쿨데쉬’가 살해당한다. 그가 보관하고 있던 헤로인 상자가 없어졌으며, 마약 거래조직에서는 이를 찾아 나선다. 그리고 계속 일어나는 살인 사건들. 목요일 살인 클럽은 추리소설이면서 노인들의 이야기다. 무대가 영국이며 주인공들의 나이가 나보다 다소 연상이지만, 공감이 가는 이야기들이 많이 등장한다. 클럽의 리더 역할을 하는 ‘엘리자베스’의 남편 ‘스티븐’은 치매를 앓고 있으며 그 증상이 점점 심해진다. 아내의 행적을 기억하지 못하고 그토록 좋아하던 체스 두는 방법을 잊어버린다. 은퇴촌에 새로 들어온 이웃 ‘머빈’은 해외에 거주하는.. 2024. 1. 24. 오해 오해는 크리스마스 며칠 전 우리 집 문 앞에 놓여 있던 레몬 한 봉지로 시작되었다. 외출에서 돌아오니 아마존 배달 상자 위에 갓 딴 것 같은 싱싱한 레몬이 한 봉지 놓여 있었다. 잠시 후, 아내와 나는 2년 전 이사 온 옆집 부부가 준 것이라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우리 집 왼쪽 옆집에는 ‘와니타’ 할머니가 살고 있었다. 그 집 뒷마당에는 커다란 레몬나무가 있어 매년 몇 차례 레몬을 얻어먹곤 했었다. 아내는 그 레몬을 썰어 설탕에 재워 놓았다가 레모네이드를 만들기도 하고, 즙을 내어 화장수를 만들어 얼굴에 바르기도 했다. 와니타 할머니와는 크리스마스가 되면 선물도 주고받았다. 2년 전, 할머니는 집을 팔고 타주에 사는 딸네 곁으로 갔고, 그 집에는 중년의 부부가 이사를 왔다. 그동안 오며 가며 인사만.. 2024. 1. 20. 이전 1 ··· 10 11 12 13 14 15 16 ··· 14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