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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11

노인력 저자 ‘아카세가와 겐페이’는 전위 예술가, 작가, 그리고 초예술 토마손과 (일본에 진출한 미국 야구 선수 게리 토머슨을 보고 만든 용어. 기능적인 역할이 없지만 예술적으로 보이는 건축물의 구조를 칭한다.) 노상관찰학의 제창자였다. 90년대 발표한 글들을 모은 것이니, 25년이나 지났다. 이 책을 썼던 무렵, 그의 나이는 60대 초반. 요즘은 60대를 노인이라고 부르지 않지만, 그 당시에는 60대가 되면 노인이라는 인식이 있었던 모양이다. 여기서 말하는 노인력은 노인들이 나이가 들며 겪게 되는 일들을 노쇠현상이 아닌 노인에게 생기는 능력으로 본다는 의미다. 디지털 문화가 젊은이들의 것이라면, 아날로그 적인 것은 노인력에 속한다. 책으로 들어가서, 태평양 전쟁이 끝나고 4년 정도 지났을 무렵, 중학생 .. 2025. 8. 17.
은퇴하고 1년 은퇴한 지 딱 일 년이 되었다. 일을 그만둔다고 하니 주변에서 다들 이제 어떻게 소일할 것인지 걱정 아닌 걱정을 했는데, 1년이 후딱 지나가 버렸다. 가을과 봄 학기에 미술 클래스를 두 번 들은 것 외에 딱히 한 일은 없다. 벼르던 여행도 못했다.  잠자는 패턴이 조금 바뀌었다. 일을 할 때는 비록 집에서 하는 일이지만 7시 전에 일어나 8:30분쯤에는 노트북을 켜고 일하는 시늉을 했었다. 어려서부터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배어있어 10시 전에는 잠자리에 들었다.  요즘은 11시 정도에 잔다. 9시쯤에 자리에 누워 인터넷으로 한국신문과 LA 타임스를 찾아보고, 킨들로 책을 읽는다. 책이 재미있으면 11시를 훌쩍 넘기기도 한다. 이렇게 늦게 잠든 날은 다음날 7시를 넘겨 일어난다.  학교에 가는 .. 2024. 6. 29.
노인 후보생 미국에서는 노인의 연령에 대한 기준이 때와 장소에 따라 다르다. 미국은퇴자협회(AARP)는 50세 이상의 회원에게 혜택을 주고 있고, 미국의 국민건강보험이라고 할 수 있는 메이케어는 65세에 가입하고, 소셜연금은 62세부터 받을 수 있지만 67세가 되어야 전액을 받을 수 있다. 식당이나 소매점에서는 시니어들에게 할인을 해 주는데, 62세부터 해주는 곳도 더러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65세 이상을 기준으로 삼는다. 소셜연금의 전액수령 연령을 70세 또는 그 이상으로 올리자는 논의가 있다는 신문보도를 보았다.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노인인구가 증가하니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닌가 싶다. 육신과 마음의 속도가 다르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마음은 아직도 젊어 낯선 여자가 친절을 베풀면 혹시 나에게 관심이 있나 싶어 가.. 2023. 5. 27.
다시 쓰는 버킷 리스트 여러 해 전에 ‘나의 버킷 리스트’라는 제목으로 글을 쓴 적이 있다. 나는 이 글에서 은퇴 후 아내와 개조한 밴 차를 타고 미국을 횡단하며 여행 사진과 이야기를 블로그에 올리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작은 사랑방 카페를 열어, 아침이면 찾아오는 이들에게 향긋한 커피와 아내가 구운 맛난 스콘이나 시너몬 롤을 대접하고 싶다고 썼다. 가게 벽에는 아내가 그린 그림을 걸고, 커피 콩이나 밀가루 가격이 올라도 커피값은 올리지 않겠노라고 했었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난 요즘, 버킷 리스트를 조금씩 수정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이제는 차를 타고 먼길을 여행하며 매일 낯선 곳에서 잠자는 일은 다소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버킷 리스트를 작성한 직후, 어린 조카들이 우리와 함께 살게 되었기에 계획에 차질.. 2021. 8.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