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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오디션

by 동쪽구름 2023. 12. 19.

‘무라카미 류’의 장편소설 ‘오디션’을 읽었다. 

 

영화사를 운영하는 중년의 ‘아오야마’는 7년 전 아내를 잃은 뒤 16살 난 외아들과 살고 있다. 아내의 죽음 이후 우울증 직전까지 갔던 그는 슬픔을 잊기 위해 일에 매달리고 아들 ‘시게히코’와 여러 취미활동을 하며 지낸다. 어느 정도 슬픔에서 벗어났다고 느낄 즈음, 시게히코는 아빠에게 이제 재혼을 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한다. 

 

이런 이야기를 친구인 ‘요시카와’에게 하자 그는 뜻밖의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오디션으로 재혼 상대 여성을 찾아보자는 것이다. 영화 제작사가 오디션을 한다고 하자, 4천여 명이 원서를 보내왔다.

 

서류심사로 100명을 추려 그들의 이력서를 검토하는데, 눈에 띄는 여자가 있다. “발목 부상으로 발레를 포기해야 했던 것은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과 비슷하다”는 글귀를 적은 ‘야마자키 아사미. 

 

오디션에서 그녀를 만난 후, 아오야마는 그녀에게 마음을 빼앗겨 버리고 만다. 뭔가 석연치 않는 점이 있다며 좀 더 알아보자고 하는 요시카와의 주의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녀와의 데이트를 시작한다. 외로운 7년의 세월을 보낸 중년의 남자가 나이 어린 여자에게 급속히 빠져드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급기야 둘만의 여행을 떠나게 되는데, 다음날 홀로 잠에서 깨어난 아오야마는 그녀가 홀연히 사라진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녀의 행방을 쫓으며 그녀의 이야기가 모두 거짓임을 알게 된다. 그녀를 둘러싼 실종과 살인사건들. 

 

이 책은 마치 두 개의 다른 이야기 같은 느낌이다. 2/3 정도는 외로운 중년 남자의 사랑이야기, 그리고 마지막 1/3은 호러물이다. 하지만 두 이야기의 연결이 다소 어설프다. 아사미의 정체, 그녀의 범행동기 등이 애매하며 잘 설명되지 않는다. 

 

2000년에는 동명의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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