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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아메리카 판타스티카

by 동쪽구름 2023. 12. 6.

2019년 어느 날, JC 페니의 매니저인 ‘보이드 핼버슨’은 총을 들고 캘리포니아의 작은 마을 ‘훌다’에서 은행을 털어 $81,000을 받아 든다. 그리고 4피트 10인치의 여직원 ‘앤지 빙’을 납치한다. 

 

보이드는 10년 전 자신의 커리어를 망가트린 엄청난 부를 가진 재벌이며 한때 그의 장인이었던 ‘짐 두니’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그를 찾아 길을 나선다. 그 여정에서 앤지는 보이드에게 끊임없는 관심과 애정을 보인다. 

 

거짓말과 가짜 서류로 경력을 만들고 신분을 바꾸어 언론사 기자가 된 보이드는 두니가 온갖 불법행위와 부당한 방법으로 돈을 번 것을 알아내고 이를 보도하려 한다. 장인은 보이드의 과거 행적을 먼저 폭로하며 그를 몰락시켰다. 그 후, 그는 보이드가 자신을 살해하려고 올 것이 두려워, 텍사스, 미네소타, 캘리포니아 등으로 피신처를 옮겨 다니고 있다. 

 

두 사람은 두니를 찾아 미국을 가로질러가고, 전과자인 앤지의 남자 친구가 그 뒤를 따른다. 그 과정에서 그는 강도와 살인도 하게 된다. 

 

두니의 후계자며, 보이드의 전처와 재혼한 현 남편은 폭력배를 고용하여 그를 해코지하려고 한다. 한편, 강도를 당한 은행에서는 경찰에 신고를 하지 않는다. 수년 동안 은행 돈을 도용해 온 은행주 부부는 이번 기회에 자신들이 은행을 털 계획을 세운다. 

 

이 과정에서 이들이 만나서 엮이는 사람들까지 포함, 여러 명의 등장인물이 더 나오고, 그들의 이야기가 번갈아 나오며 책은 이어진다. 후반부에 가면 보이드와 그의 전처 사이에는 아이가 있었으며, 그 아이의 죽음에도 거짓이 연루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처음에는 다소 천천히 진행되다 중반을 지나며 이야기는 급물살을 탄다. 책을 내려 좋지 못해 밤잠을 설쳤을 정도다. 

 

거짓말 안 해 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어떤 거짓말은 남들에게 큰 상처와 피해를 주지만, 다른 거짓말은 무해한 경우도 있다. 악의 없이 시작한 거짓말이 더 큰 거짓말을 가져오고, 결국에는 온통 거짓이 되어 버리기도 한다. 거짓된 기억을 진실인양 믿어버리는 사람들도 있다. 

 

기자 출신인 작가 ‘팀 오브라이언’ 그의 새 책 ‘아메리카 판타스티카’에서 이런 것들을 지적하고 있다. 과연 어떤 거짓말은 허용이 되고, 어떤 거짓말은 벌을 받아야 할까. 

 

또한 그는 이야기 속에 자본주의 사회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부당한 일들도 예로 들어 지적하고 있다. 은행이 부당하게 수수료와 이자를 받아 돈을 버는 관행이나, 컴퓨터 프린터 회사들이 싼 값에 프린터를 판 후 잉크를 팔아 이윤을 남기는 상술 등을 이야기한다. 무능하고 부패한 경찰서장과 시장을 통해 공직사회의 부조리를 꼬집고 있다. 

 

나 역시 그런 상술에 넘어가 비싼 잉크를 사서 쓰다가 매달 일정액을 내고 50페이지씩 프린트를 할 수 있는 플랜에 가입했다. 잉크가 떨어질 때가 되면 알아서 새 잉크를 보내준다. 놀라운 것은 프린트를 자주 하는데도 불구하고 잉크가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자주 잉크를 보내주면 비용이 발생하니, 아예 잉크를 많이 넣어 주는 모양이다. 매장에서 파는 잉크는 정말 금방 없어진다. 

 

은행강도와 살인 등을 소재로 삼은 범죄소설이며 블랙코미디물이다. 근대 미국과 미국 사람들의 숨겨진 낯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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