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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모음93

살이 문제다 미국인의 새해 결심 중 가장 많은 것이 다이어트이며, 미국 여성 10명 중 7-8명은 아마도 1년 중 한, 두 번은 다이어트를 시도해 볼 것이다. 현대인들이 살이 찌는 원인에 대해 여러 가지 이론과 설명이 있기는 하지만 결국 운동량에 비해 지나치게 많이 먹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내가 어떤 학술적 연구도 없이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것은 그동안 직접 눈으로 보고 경험한 사실에 근거한다. 50, 60년대 미국인들의 사진을 보면 대부분 날씬하다. 오늘날 기준으로 보면 말라있다. 70년대까지만 해도 비대한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미국 인구의 절반 가량이 과체중 군에 속한다고 한다. 80년대 초, 내가 미국에 처음 이민을 왔을 때만 해도 패스트푸드 체인점 메뉴에는 ‘슈퍼 사이즈’ 가 없.. 2020. 7. 28.
내가 바뀌면 세상도 달라진다 신부님의 까칠한 강론을 들은 날이면 교우들 중에는 더러 “막상 들어야 할 사람들은 이 자리에 없는데 왜 주일에 교회에 나와 앉아 있는 우리들에게 저런 말씀을 하시나”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그런 생각을 가져 본 적이 있다. 얼마 전 문득 깨달음이 왔다. 그동안 내가 얼마나 어리석고 자만에 빠져 있었는지 알게 되었다. 사람들은 나의 “… 척” 하는 모습이 보기 싫어, 아니면 나의 언행에 알게 모르게 상처를 입고 떠난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나는 당연히 신부님의 꾸지람을 들어 마땅하다. 나를 바꾸면 세상은 저절로 달라질 텐데 사람들은 세상이 바뀌기를 기대한다. 배우자가 변하기를 기대하고, 자녀가 바뀌기를 소망하며, 이웃이 달라지기를 바란다. 왜? 그들이 나를 위해, 또는 내가 바라는 대로 살아주.. 2020. 7. 27.
당신의 이름은? 나는 이름이 여러 개다. 호적상의 이름은 고동운 (高東雲)이며, 미국 시민권에는 Don Ko라는 이름을 쓰고, 수년 전에는 세례를 받으며 요한 (John)이라는 세례명을 받았다. 그 외에도 동일이라는 이름과 David라는 이름을 사용한 적도 있다. 혹시 신분 도용이나 도피를 하기 위하여 여러 개의 이름을 가졌는가 하는 오해를 하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다. 절대 그런 이유는 아니다. 어렸을 때의 일이다. 나를 좋아하고 아끼던 이모가 점을 보았는데 '동운'이라는 이름 탓에 내가 소아마비에 걸렸으며 그 이름을 사용하면 결코 병을 고칠 수 없다고 했다는 것이다. 동쪽 하늘에 구름이 끼었으니 팔자가 답답하다는 것이다. 그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동쪽 하늘이라는 이름을 가진 동생 '동호'는 나보다 훨씬 좋은 팔.. 2020. 7. 26.
부자들의 놀이 한국은 요즘 캠핑이 전성시대라고 한다. 차를 타고 교외로 캠핑을 간다고 해서 오토캠프라고 부른다. RV에 대한 관심도 높은 것 같다. 전국에 캠프장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으며, 펜션을 접고 캠프장으로 바꾼 곳이 있을 정도라고 한다. 얼마 전에 이런 캠프장의 하루를 소개하는 TV 프로를 본 적이 있다. 중산층 아파트를 그대로 들어다가 캠프장에 옮겨놓은 모습이었다. 넉넉한 크기의 텐트 앞에는 천막을 친 커다란 거실이 있고, 여기에는 그럴듯한 테이블과 의자들, 가스 바비큐에 온갖 식기세트와 놀이기구까지 생활에 전혀 불편함이 없어 보인다.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고기를 구워 먹으며 즐거워한다. 70년대 찌그러진 냄비 몇 개 들고 계곡에 들어가 천막을 치고 야영을 하던 캠핑이 아니다. 오토캠프를 시작하기 위해.. 2020. 7.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