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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모음

형제들끼리 싸울 일은 없다

by 동쪽구름 2020. 8. 16.

재벌가의 자녀들 사이에 재산분할 문제로 다툼이 일고 소송으로도 이어지는 일을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재벌가뿐만 아니라 미주에 사는 교민들도 상속 문제로 고국의 형제자매들과 다투는 일이 늘고 있다고 한다미국법은 본인의 유언에 따라 재산이 분배되지만 한국법은 유언이 있다 하더라도 배우자와 자녀에게 일정률의 재산이 분배된다.

가까이에서 부모를 모시고 살던 고국의 형제들은 재산을 자기들끼리 나누어 가지려 하고, 외국에 나와 살던 형제는  나름대로 재산권을 행사하려는데서 갈등이 생겨난다고 한다한국과 미국의 상속법에 능한 변호사들이 호황을 누리는 세상이다.

농경사회인 한국에서 종가를 장자에게 물려주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자식 수대로 땅을 쪼개어 주어 버리면 몇 대 후에는  집안의 자식들은 쪼가리 땅을 지닌 평범한 농사꾼으로 전락하고 만다. (장자한 사람에게 모든 재산을 몰아주고 그로 하여금 동생들의 자립을 돕도록 하는 것이 가문의 재산을 축내지 않고 세와 전통을 이어갈  있는 방편이었던 것이다.

한인 부모들은 자녀에게 너무 많은 것을  주려고 한다공부만 하라고 일을 시키지 않으며 좋은 차를 사주고 온갖 것을 베푼다요즘은 미국 부모들 중에도 그렇게 사는 이들이 많다.

미국의 베이비 뭄 세대들 만큼 재산이 많았던 세대는 없다고 한다검소했던 부모들에게서 유산을 물려받았고 호황 속에 재산도 많이 모았다그리고  돈을 자식들에게 마구 퍼주었다. 30-40세가 되어서도 일정한 직장 없이 부모의 돈으로 살아가는 자녀들을 주변에서 보게 된다.

요즘 같이 복지제도가 보편화한 세상에서 굳이 자녀에게  재산을 남겨줄 필요가 있는가를 한 번쯤은 생각해 보아야  것이다.

돈이란 종이쪽지에 불과할 뿐이다불쏘시개로 쓰기에는 화력이 너무 약하고 휴지로 쓰기에는 너무 뻣뻣하다돈은 써야만  힘을 발휘할  있다비행기표를 사고 기차표를 사서 자녀와 여행을 떠나면 그들에게는 영원히 기억에 남을 추억이 만들어진다자녀에게 운동이나 음악미술 등을 가르치면 훌륭한 체육인 또는 예술인이   있다.

세상을 사는 요령사람답게 사는 방법은 돈만 가지고는 익힐  없다부모의 언행을 보고또는 스스로 시행착오를 겪은 후에야 얻을  있는 것이다.

지난 삶을 돌아보며 가장 후회스러운 일은 아이들이 어렸을  많이 놀아주지 못한 것이다그때 빚을  내서라도 여행도 하고 이런저런 추억거리를 만들어 주지 못한 것이 아쉽다.

 아이들에게 남겨줄 돈도 별로 없지만 혹시 큰돈이 생기더라도 장례비 정도만 남겨놓고는  써버릴 작정이다내가 죽은 후, 재산 때문에 형제들끼리 싸울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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