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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모음93

형제들끼리 싸울 일은 없다 재벌가의 자녀들 사이에 재산분할 문제로 다툼이 일고 소송으로도 이어지는 일을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재벌가뿐만 아니라 미주에 사는 교민들도 상속 문제로 고국의 형제자매들과 다투는 일이 늘고 있다고 한다. 미국법은 본인의 유언에 따라 재산이 분배되지만 한국법은 유언이 있다 하더라도 배우자와 자녀에게 일정률의 재산이 분배된다. 가까이에서 부모를 모시고 살던 고국의 형제들은 재산을 자기들끼리 나누어 가지려 하고, 외국에 나와 살던 형제는 그 나름대로 재산권을 행사하려는데서 갈등이 생겨난다고 한다. 한국과 미국의 상속법에 능한 변호사들이 호황을 누리는 세상이다. 농경사회인 한국에서 종가를 장자에게 물려주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자식 수대로 땅을 쪼개어 주어 버리면 몇 대 후에는 그 집안의 자식들은 쪼가.. 2020. 8. 16.
달력에 걸린 세월 한 장 남았던 것을 떼고 벽에 달력을 새로 달았다. 난 사진보다는 그림이 들어있는 달력을 좋아한다. 요즘은 달력 인심들이 좋아져 음력과 절기가 들어있고 한국과 미국의 공휴일이 모두 들어있는 미주용 달력을 흔하게 구할 수 있다. 60-70년대 한국에서는 달력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상조회를 하며 은행거래가 많았던 외할아버지는 연말이 되면 이곳저곳 은행에서 달력을 얻어다가 정초에 인사 오는 일가친척들에게 나누어 주며 생색을 내곤 하셨다. 재미있는 것은 은행 달력을 걸면 돈이 들어온다고 해서 미주 한인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한다. 시골에서는 지역구 국회의원의 사진 아래 12달이 모두 한 장에 들어 있는 달력이 나돌았고, 이발소나 식당에 가면 맥주회사에서 나누어 주는 달력이 있었다. 이런 달력에는 예외 없이 여.. 2020. 8. 15.
이런 사람, 저런 인생 처음으로 '우버'를 탔다. 그동안 택시는 여러 번 타 보았지만 새로운 것에는 일단 거리를 두는 나의 성격 탓에 남들이 편하다는 우버는 멀리하고 지냈다. 얼마 전 여행을 다녀올 일이 있었다. 가는 날 아침에는 큰 아이를 불러 차를 타고 갔는데, 돌아오는 길은 도착 시간이 늦어 우버를 타게 되었다. 운전을 전문으로 하는 택시기사와 달리 우버는 다양한 직업을 가진 파트타임 운전자들이 많다. 나를 태워준 우버 기사는 성우 겸 배우를 하는 사람이었다. 40분 남짓한 주행시간 동안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재미있는 사람이었다.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그는 이제껏 직장생활이라고는 딱 4일 해 보았다고 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 해서 이틀 일을 하고, 3일째는 병가를 내고, 아무래도 직장생활은 안 맞는다 싶어.. 2020. 8. 14.
영어공부 - 이렇게 해 보세요 내가 영어를 배운 것은 14살 무렵의 일이다. 겨울 방학 동안 누나에게서 알파벳과 영어의 기초를 배웠다. 그리고는 주로 혼자 공부를 했다. 쓰는 대로 읽는 한글과 달리 영어는 철자가 비슷해도 단어에 따라 다르게 읽기 때문에 발음을 익히는 일이 힘들었다. 새로운 단어는 미리 사전에서 뜻을 찾아놓은 다음 학교에서 돌아온 누이에게 발음을 물어 한글로 적어 놓고 외웠다. 그 후 몇 년 동안 서울의 중, 고등학교에서 사용하는 영어교재는 거의 구해서 공부를 했다. 교과서를 베껴 쓰며 단어를 외우고 문장을 익혔다. 몇 년이 지난 후에는 ‘시사영어’라는 잡지를 구독했다. AFKN 미군 영어방송을 보고 들었고, 시청각 교재로 나와 있는 카세트테이프를 구해 듣기도 했다. 그때 내가 터득한 방법은 문형을 외우는 것이었다. .. 2020. 8.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