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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가지 다른 인생 나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매일 저녁 책을 읽는다. 전자책보다는 종이책을 선호하는 편이지만 비용 문제와 편리함 때문에 요즘은 킨들을 자주 사용한다. 굳이 도서관에 가지 않아도 전자책은 집에서 편하게 빌릴 수 있다. 베스트셀러나 신간처럼 인기 있는 책은 예약을 해 놓고 기다리면 2-3주 안에 이-메일로 연락이 온다. 그때 다운로드를 하면 3주 동안 대여가 가능하다. 읽다가 재미없는 책은 주저 없이 내려놓는다. 읽고 싶은 책들이 널려 있는데 굳이 재미없는 책에 매달릴 필요는 없다. 인문학 서적보다는 소설이나 산문을 좋아한다. 에세이에는 저자의 생각과 인생철학이, 소설에는 다양한 모양새의 삶이 들어 있다. 과대 포장된 자서전이나 논픽션보다는 소설이 훨씬 더 사실적이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며 만나게 되는 사람.. 2020. 8. 26.
내 옆에 있는 사람 이병률 시인의 여행 산문집 ‘내 옆에 있는 사람’에는 페이지 숫자가 없고, 목차도 없다. 세어보기 전에는 몇 쪽인지, 몇 편의 산문이 실려 있는지 알 수 없다. 그래서 책의 두께를 자로 재어 보았다. 24 mm 다. 코로나가 시작된 후 수염을 기르고 있다. 처음에는 3 mm 길이로 다듬었는데, 너무 길다 싶어 요즘은 1 mm 클립을 끼워 다듬는다. 2 mm 가 마음에 드는 길인데, 내가 산 면도기에는 2 mm 클립은 없다. 이틀쯤 수염을 깎지 않으면 1 mm 쯤 자란다. 24 mm의 두께는 내가 48일 동안 자르지 않은 수염의 길이와 같다. 나는 이 책을 아껴가며 매일 조금씩 한 달쯤 읽었다. 어떤 글은 내 이야기 같기도 하고, 어디서 들은 이야기 같기도 하며, 어떤 것은 그가 지어낸 이야기지 싶은 글도.. 2020. 8. 25.
배반의 도시 NBC 방송에서 제공하는 스트리밍 서비스 Peacock으로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영화 ‘배반의 도시’(Red Rock West)를 보았다. 1992년 작품이라 젊은 모습의 니콜라스 케이지가 나온다. Peacock 서비스가 시작되기 전, 1년 유료 시청료를 50% 로 할인해 주고 있었는데 어쩌다 보니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무료 스트리밍은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의 폭이 좁고, 영화 중간에 서너 차례 15-30초짜리 광고가 나온다. 무일푼의 떠돌이 ‘마이클’(니콜라스 케이지 분)은 '레드 락'이라 불리는 작은 마을을 지나치게 된다. 커피 한 잔 마시러 들른 카페에서 그를 자신이 고용한 해결사로 착각하는 주인 ‘웨인’에게서 살인 청부를 부탁받고 5천 달러를 받으며 그의 수난기가 시작된다. 청부살인의 대상은.. 2020. 8. 24.
'탱'으로 만든 얼음과자 오렌지 주스에 대한 최초의 기억은 내 나이 4-5세 때의 일이 아닌가 싶다. 삼촌의 팔에 안겨 서커스 구경을 가서 삼각형 비닐봉지에 든 오렌지 음료를 마신 기억이 있다. 요즘도 동남아에서는 이렇게 비닐봉지에 음료수를 넣어 파는 것 같다. 오렌지 주스에 관한 그다음 기억은 누나와의 일이다. 누나가 중학교 1학년쯤 되었으니 내 나이는 10-11살 정도. 그날 외가에는 누나와 나, 둘이 있었다. 그 동네에는 오후 3-4시가 되면 리어카에 잡다한 물건을 싣고 오는 고물장수가 있었다. 엿이나 강넹이를 싣고 다니는 여느 고물장수와 달리 그는 과자와 사탕, 딱지와 장난감 등,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물건들을 싣고 다녔다. 물자가 귀해 빈 깡통, 신문, 잡지, 헌 공책은 물론 빈병도 재활용을 위해 사가던 시절이.. 2020. 8. 23.
사내 연애 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또래의 이성을 만날 기회가 확 줄어든다.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직장에서 만나는 경우가 많아진다. 사내 연애라는 것이 잘 되면 좋지만 이루어지지 않으면 연인도 잃고 직장도 잃을 수 있다. 30년 동안 산재기금에서 일을 하며 다양한 모습의 사내 로맨스를 보았다. 멕시코 이민자의 아들인 ‘페드로’는 ‘스탠퍼드’ 대학을 나왔다. 내 부하 직원이었는데, 애인이 있는 ‘팸’이라는 중국인 여직원을 추근거려 내게 경고를 받기도 했었다. 그 후, ‘프리실라’라는 필리핀 여직원을 무척이나 좋아해 몇 년을 따라다니며 공을 들였지만 그녀의 사랑을 얻지 못했다. 뜻밖에도 그녀는 이혼남이며 바람둥이로 소문난 ‘폴’의 아이를 임신하여 결혼까지 했으나 결국 아이를 둘 낳고 이혼을 하고 말았다. 그 일로 인해 .. 2020. 8. 22.
이념과 파벌의 싸움 한국의 지방선거가 이제 2달 남짓 남았다. 이번 선거의 변수로는 미투 운동과 인물난 등이 꼽히고 있다. 벌써 몇몇 유력 정치인들이 불출마를 선택했고, 인물난을 등에 없고 한때 뒷전으로 물러 났던 옛 정치인들이 다시 기웃거리고 있다. 대선, 총선, 지방선거, 그리고 이런 선거 뒤에는 보궐선거까지, 거의 매년 선거를 치르고 있다. 다수의 지지를 받은 이들을 지도자로 삼겠다는 뜻과 달리 작금의 선거는 그들만의 잔치 (다툼이 더 맞는 말이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후보의 자질과 역량보다는 이념과 파벌의 싸움으로 변질된 요즘의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는 미국도 다를 것이 없다. 언제부턴지 언론은 이념과 정치 노선에 따라 다소 편파적인 보도를 하며 사람들을 갈라놓기 시작했다. 정보가 넘.. 2020. 8.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