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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140

눈 오는 날 1987년 발표되었던 이창동 감독의 단편소설 ‘눈 오는 날’이 영어로 번역되어 3월 6일 자 뉴요커 잡지에 실렸다. 이야기는 젊은 여성이 군부대를 찾아와 위병소에서 김영민 일병을 찾는 것으로 시작한다. 위병소의 초병이 그녀에게 어디서 왔으며 직업이 뭐냐고 물으니, 서울에서 왔으며 공장에 다닌다고 말한다. 대학을 다니다 입대한 김일병은 군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한다. 첫 잠복근무에 총을 두고 나갔고, 밤에 오줌이 마려운데 잠든 동료를 깨우지 못해 (한밤중에 화장실에 갈 때는 동료와 함께 가야 한다.) 수통에 오줌을 누었다가 다음날 장비 검사 때 걸렸으며, 사격 훈련에서도 낙제를 한다. 사격 점수 미달로 외박이나 휴가에서도 늘 제외된다. 그와 함께 야간 경계를 서고 있는 최병장은 목욕탕 때밀이 출신이며 김일.. 2023. 3. 7.
자전거 여행 ‘자전거 여행’은 작가 김훈이 풍륜(風輪)이라 이름 붙인 자전거를 타고 1999년 가을부터 2000년 여름까지 전국의 산천을 누비며 보고 느낀 것을 쓴 에세이 집이다. 내가 산 책은 2004년에 나온 개정판인데, 이 책은 그 후에도 여러 가지 다른 표지로 출판이 되었다. 책에는 함께 여행했던 프리랜서 사진가 ‘이강빈’의 사진들도 들어 있다. 신문기자 출신답게 책에 실린 글에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알리려는 그의 노력이 엿보인다. 산불이 난 강원도 고성을 보고는 타버린 숲은 자연복원력이 있음을 이야기한다. 그의 생각이 아니라 대학교수의 말이다. 나는 이 글에 매우 공감한다. 여름내 비가 오지 않는 남가주에는 늦여름부터 가을까지 다발적으로 산불이 난다. 산불이 나서 까맣게 타버린 숲도 다음 해에 가보면 풀이 .. 2023. 3. 3.
허즈번드 시크릿 호주 출신 작가 ‘리안 모리아티’의 장편소설 ‘허즈번드 시크릿’은 2013년에 출간되어 아마존 종합 베스트셀러 1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책이다. 세 딸을 둔 행복한 가정주부 ‘세실리아’는 베를린 장벽에 대한 이야기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둘째 딸을 위해 과거에 친구와 여행 갔다가 주워온 베를린 장벽 조각을 찾기 위해 다락방으로 올라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우연히 남편 ‘존 폴’ 이 오래전에 써 놓은 편지를 발견한다. 봉투에는 “내가 죽은 뒤에 열어볼 것”이라는 글이 적혀 있다. 편지를 발견했다는 소식에 출장에서 3일이나 일찍 돌아온 남편의 이상한 행동에 의아해하던 그녀는 결국 그 편지를 꺼내어 읽게 되고, 차라리 몰랐더라면 좋았을 엄청난 비밀을 알게 된다. 이.. 2023. 2. 26.
악의 시대(Age of Vice) 인디아 여성 작가 ‘딥티 카푸르’의 소설 ‘악의 시대’(Age of Vice)는 768 페이지에 달하는 긴 장편소설이다. 빈부의 격차, 어마한 규모의 범죄 집단, 그리고 그들과 결탁한 정부관리들과 상류사회를 그리고 있다. 인도판 ‘대부’라고 할 수 있겠다. 새벽 3시 뉴델리, 과속으로 질주하던 벤츠 승용차가 순식간에 방향을 잃고 인도를 덮치며 5명의 사람이 죽는다. 차는 범죄조직 대부의 망나니 아들 ‘써니 와디아’가 운전하고 있었지만, 상황이 종료될 무렵에는 그는 사라지고, 그를 섬기는 충복 ‘에이제이’가 남는다. 에이제이는 음주운전과 살인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간다. 가난한 사람들 보다 더 하층 계급 출신인 에이제이는 아버지를 잃고 8살 나이에 팔려간다. 그의 누이는 인신매매단에 끌려갔다. 10대가 되어.. 2023. 2.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