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147 인생 농촌으로 민요를 수집하러 간 ‘내’가 ‘푸구이’라는 늙은 농부를 만나 그의 과거 이야기를 듣는 것이 소설의 내용이다. 부유한 집안의 외아들이었던 푸구이는 전문 도박꾼 ‘룽얼’의 속임수에 집과 땅을 모두 잃고 농사꾼 신세가 된다. 그 후 푸구이는 파란만장한 삶을 살게 된다. 어머니가 아파 성안으로 의원을 부르러 갔다가 국민당군에 끌려가 2년 동안이나 전쟁터를 전전하다 해방이 되어 겨우 집으로 돌아온다. 어머니는 이미 돌아가셨고, 딸 ‘펑샤’는 벙어리에 귀머거리가 되어 있다. 토지 개혁이 시작되며 자신에게 땅을 빼앗았던 룽얼이 악덕지주로 공개 처형되는 것을 보며, 푸구이는 사는 것도 죽는 것도 다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1958년 인민공사가 들어서자, 마을 사람들은 집 안의 솥까지 모든 쇠붙이는 빼앗기고 공동.. 2023. 2. 6. 어메이징 브루클린 ‘제임스 맥브라이드’의 소설 ‘어메이징 브루클린’은 분량이 493페이지에 달하는 꽤 긴 장편소설이다. 작가 맥브라이드가 어린 시절을 보냈던 뉴욕 브루클린에 있는 빈민 주택단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데,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등장하며 한마디로 유쾌하고 통쾌한 소설이다. 이야기는 1969년 9월, ‘스포츠코트’라는 별명의 교회 집사가 브루클린 ‘커즈하우스’ 주택단지의 광장 한복판에서 동네 마약상에게 총을 쏘며 시작한다. 이야기가 전개되며 새로운 사람들이 하나씩 등장한다. 이탈리아 출신 범죄집단, 흑인 마약사범, 백인 경관, 흑인 목사과 그의 아내, 그리고 이들과 관련된 사람들. 이탈리아 이민자들이 살던 아파트는 저소득 흑인들의 주택이 되고, 주변에는 흑인교회가 들어선다. 사람들은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마약에 .. 2023. 2. 3. 밥벌이의 지겨움 ‘김훈 世說’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밥벌이의 지겨움’은 그가 여러 매체에 발표했던 칼럼과 에세이를 묶은 산문집이다. 2003년에 출간되었으니, 20년이나 된 책이다. 30년 기자생활을 한 베테랑답게 현장에서 보고 들은 것들이 곳곳에 스며 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20년 전 한국으로 돌아간 듯한 착각 속에 빠졌다. “모든 밥에는 낚싯바늘이 들어 있다. 밥을 삼킬 때 우리는 낚싯바늘을 함께 삼킨다. 그래서 아가미가 꿰어져서 밥 쪽으로 끌려간다. 저쪽 물가에 낚싯대를 들고 앉아서 나를 건져 올리는 자는 대체 누구인가. 그 자가 바로 나다.” (밥벌이의 지겨움) 윗사람에게 잘 보여 남들보다 빨리 위로 올라가려고 애쓰던 30여 년 직장생활이 생각났다. 그때는 그것이 전부라고 생각했었다.. 2023. 1. 29. 빵가게 재습격 내가 읽은 하루키 소설집 ‘빵가게 재습격’ 은 2000년 판이다. 2014년에 나온 같은 제목의 개정판에는 3 작품이 더 들어 있다. 빵가게 재습격 - 새벽 두 시, 잠을 깬 아내와 나는 강렬한 공복감에 휩싸인다. 여섯 개의 캔맥주를 나눠 마셔도 공복감은 사라지지 않는다. 나는 예전에 빵가게를 습격했던 이야기를 아내에게 들려주고, 아내는 빵가게를 찾아 가지고 한다. 두 사람은 산탄총을 들고 맥도널드로 들어간다. 코끼리의 소멸 - 마을 축사에서 코끼리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코끼리 발에 채워놓은 족쇄만 남아 있고 밖으로 향한 발자국은 없다. 사육사도 함께 사라졌다. 패밀리 어페어 - 전자제품 회사 광고부에 근무하는 나는 몇 년째 여동생과 살고 있다. 여동생이 ‘와타나베 노보루’라는 컴퓨터 엔지니어와 사귀어 .. 2023. 1. 25. 이전 1 ··· 10 11 12 13 14 15 16 ··· 3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