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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188

유전자로 찾는 나의 반쪽 언제나 나만 바라보고, 나만 사랑해주고, 함께 있으면 재미있고 행복한 사람을 만나는 일은 누구나 한 번쯤은 꿈꾸어 보았을 로망일 것이다. ‘존 마스’의 장편소설 '더 원'은 유전자 검사를 통해 모든 면에서 어울리는 나의 반쪽, 운명의 반려자를 만날 수 있는 세상을 그리고 있다. 소설에서 사람들은 ‘유전자(DNA) 매치’를 통해 짝을 찾는다. ‘맨디’ (Mandy)는 매치를 통해 찾은 남자가 죽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의 장례식에 참석한다. 그곳에서 그의 누이를 만나게 되고, 세상에 없는 그와 사랑에 빠진다. 급기야 그가 남겨 놓은 냉동정자로 아이를 임신하게 된다. 그리고 그가 죽은 것이 아니라 식물인간 상태로 요양원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크리스토퍼’(Christopher)는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이.. 2020. 8. 20.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꼽추와 앉은뱅이와 난장이가 등장하는 책을 읽었다. 요즘 이들을 이렇게 불렀다가는 장애인 비하라며 엄청난 비난을 받을 것이다. 나는 앉은뱅이지만 ‘앉은뱅이’라고 불린 기억은 없다. 어렸을 때 동생이 싸우다가 나를 ‘병신’이라는 불렀다가 아버지께 크게 혼이 났던 적이 있다. 아버지는 동생에게 형은 ‘병신’이 아니고 ‘불구자’라고 가르쳐 주었다. 그 후 불구자라는 호칭은 ‘장애인’으로 바뀌었다. 장애의 유형과 상관없이 심신에 장애가 있는 사람을 통틀어 장애인이라고 한다. 꼽추나 앉은뱅이나 난장이보다는 거부감이 없는 호칭이긴 하지만, 그 사람을 제대로 표현하는 말은 아니다. ‘아무개가 장애인이다’라고 하면 그 사람이 팔을 못쓰는지 다리가 불편한지 알 도리가 없다. 오늘 읽은 책 이야기를 하자. 조세희의 소설집 .. 2020. 8. 10.
죽는 게 뭐라고 ‘죽는 게 뭐라고’는 시크한 독거 작가 ‘사노 요코’의 마지막 에세이 집이다. 시한부 삶을 선고받은 그녀가 호스피스 병원에서 경험한 이야기며 그녀의 죽음 철학이 들어 있는 책이다. 책에는 그녀가 신경과 의사인 ‘히라이’ 박사와 나눈 대화가 한 챕터를 이루고 있는데, 마치 선문답 같은 이야기들이다. 호흡이 멎고 심장이 멈추어도 머리카락은 자란다. 몸의 세포들 중에는 사후 24시간 정도 살아있는 것들도 있다고 한다. 사노는 마음이 가슴 부근에 있는 것 같다고 하지만, 히라이는 우리의 마음은 대뇌피질에 존재한다고 과학적으로 설명한다. 소뇌가 없으면 몸은 움직이지 못하지만 죽지는 않으며, 뇌간을 모두 들어내면 호흡을 할 수 없지만 인공호흡기를 연결하면 계속 살 수 있다. 우리가 살 수 있도록 숨을 쉬고, 혈압과.. 2020. 8. 2.
11분의 의미 ‘파울로 코엘료’의 장편소설 ‘11분’을 읽었다. 이 책에서 11분이란 남자와 여자가 육체적 사랑을 나누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말한다. 그는 1997년 강연을 하기 위해 이탈리아에 갔다가 누군가 호텔에 맡겨 놓은 원고를 읽게 된다. 원고는 브라질 출신 창녀가 자신의 다양한 경험을 쓴 이야기였다. 그는 2000년 그녀를 만났고, 그 후 그녀의 소개로 알게 된 여러 명의 창녀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다. 그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쓴 책이 바로 ‘11분’이다. ‘리우 데 자네이루’로 휴가를 떠났던 브라질 처녀 ‘마리아’는 그곳에서 스위스에서 온 남자에게 클럽 댄서 제의를 받고 꿈에 부풀어 그를 따라나선다. 하지만 현지의 사정은 그녀의 상상과 달리 녹녹지 않다. 선금으로 처리한 여행경비와 생활비를 떼고 나면 언제 돈.. 2020. 7.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