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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197

나라 없는 사람 헌책을 사다 보면 가끔 재미있는 일이 생긴다. 누군가 책장에 남겨 놓은 노트를 보게 되고, 책갈피에 꽂아놓은 카드나 쪽지를 발견하기도 한다. 이 책에서는 신문 스크랩을 발견했다. 누군가 '나라 없는 사람'을 인용한 김선주 칼럼 오린 것을 세 번 접어 책 표지 안쪽에 테이프로 붙여 놓았다. 뗄까 하다가 그냥 남겨두었다. ‘나라 없는 사람’(A Man Without a Country)은 작가 ‘커트 보네거트’가 ‘인디스 타임스’(In These Times)라는 잡지에 연재했던 글을 모은 그의 마지막 작품집이다. 일단 그의 책은 재미있다. 특유의 시니컬한 유머와 입담을 만끽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며 그가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미국의 정치인들 특히 공화당과 부시 일당을 신.. 2022. 1. 18.
피프티 피플 정세랑의 장편소설 ‘피프티 피플’은 2016년 1월부터 5월까지 블로그에서 연재했던 작품들은 묶은 책이다.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가깝게 멀게 연결된 50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소설을 이렇게도 쓸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해주게 하는 책이다. 50개의 장에는 병원 안팎의 사람들이 처한 어려움과 갑작스러운 사고, 그들의 힘든 삶과 고민들이 들어 있다. 마치 신문 사회면의 하단 기사 같기도 하고, 한 편의 영화에서 중간의 10-15분 분량만 잘라 보는 것 같기도 하다. 작가가 책상에 앉아 상상으로 쓴 것이 아니라, 자료를 모으고 취재와 자문을 구해 상세하고 구체적인 사실을 담고 있다. 의사와 간호사, 보안요원, 이송 기사, 임상시험 책임자, 공중보건의 등이 등장하고 응급실, 정신과, 외과 등을 찾는 환자들의 사연.. 2022. 1. 11.
노인의 화려한 외출 ‘요나스 요나손’의 장편소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요양병원이나 양로원에 있는 노인들이라면 누구나 꿈꾸어 볼만한 화려한 외출에 대한 이야기다. 100세 생일날, 주인공 '알란'은 양로원의 창문을 넘어 바깥세상으로 도망친다. 버스 정거장에서 화장실에 가는 한 남자의 캐리어 가방을 잠시 맡아주었다가, 버스가 오자 캐리어를 들고 자리를 뜬다. 인적이 드문 역에 내려 잠시 쉬다가 ‘율리우스’라는 사람을 만나 그의 집에 가서 밥과 술을 얻어먹게 된다. 캐리어를 도둑맞은 남자는 네버어게인이라는 범죄 조직의 일원이었다.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 노인의 행적을 물어 율리우스의 집으로 찾아온다. 화장실에서 나오다 그를 발견한 알란은 둔기로 그의 머리를 내리쳐 실신시키고, 율리우스와 알란은 그를 잠시 냉동고에 .. 2022. 1. 5.
크로스로드(Crossroads) ‘조너선 프랜즌’의 소설 ‘크로스로드’(Crossroads)는 592페이지의 매우 긴 장편소설이다. 한글 번역본은 이보다 더 길어, 거의 900페이지에 달한다고 들었다. 1970년대, 4자녀를 둔 한 가정을 통해 인종차별, 베트남 전쟁, 마약 문제 등 미국 사회의 문제를 그리고 있다. 책은 1, 2부, 대림절과 부활절로 나누어진다. 대림절 (1971년 겨울에 시작된다) 교회 부목사인 ‘러스’는 아내에게 더 이상 성적인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교회 신도인 젊고 매력적인 과부 ‘프랜시스’에게 마음을 둔다. 그는 자신이 설립한 교회 청소년 프로그램인 ‘크로스로드’를 젊은 전도사 ‘릭’에게 빼앗기다시피 넘겨주고는, 그에 대한 증오심을 키운다. 딸 ‘베키’와 둘째 아들 ‘페리’는 크로스로드에 가입을 한다. 대마초.. 2022. 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