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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크리스마스 식구도 많아졌고 아내도 힘들어해서 최근 몇 년은 명절 가족모임을 식당에 가서 했다. 지난 추수감사절에는 딸(세미)네와 막내아들(브라이언)네가 못 온다고 해서 큰 아들(세일)네와 집에서 밥을 먹었다. 12월 초, 블랙앵거스 스테이크 집에 일치감치 16명 예약을 해 두었는데, 아내가 올망졸망 아이들과 식당에 가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라며 집에서 모이자고 한다. 식당에서 밥을 먹어도 집에 와서 다시 디저트와 과일을 먹게 되니 그냥 한자리에서 끝내자고 한다. 예약을 취소하고 두 군데 식당에 음식을 주문했다. 가족이 모이기로 한 토요일, 세일이가 먼저 오고, 세미가 왔다. 샌디에이고에서 올라오는 브라이언은 좀 늦는다고 해서 모인 사람들끼리 먼저 점심을 먹었다. 투고해 온 음식을 펼치니 푸짐하다. 모두들 맛나게 먹.. 2023. 12. 27.
수도원 기행 정말 오래 기다린 끝에 공지영의 책 ‘수도원 기행’을 손에 넣었다. 미국에서 한국책을 새 책으로 사려면 꽤 큰 출혈이다. 그래서 알라딘 중고책방에서 중고책을 산다. 중고책방의 단점은 원하는 책을 마음대로 살 수 없다는 점이다. 수도원 기행이 그랬다. 몇 년 전부터 이 책을 읽고 싶었는데, 책을 구하지 못했다. 한국에서는 중고책은 정가의 절반이하로 거래가 된다. 하지만 미국에서 사는 중고책은 한국 가격의 두 배에 별도의 송료를 지불해야 한다. 펜데믹 이전에는 $50 이상 구매하고, 3-4주 걸리는 배편을 이용하면 배송료가 따로 없었다. 펜데믹이 시작되며 배편은 없어졌고, DHL 항공편 밖에 없다. 3-4일 내로 책을 받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15 가량의 배송료를 지불해야 한다. 그래서 일주일.. 2023. 12. 22.
오디션 ‘무라카미 류’의 장편소설 ‘오디션’을 읽었다. 영화사를 운영하는 중년의 ‘아오야마’는 7년 전 아내를 잃은 뒤 16살 난 외아들과 살고 있다. 아내의 죽음 이후 우울증 직전까지 갔던 그는 슬픔을 잊기 위해 일에 매달리고 아들 ‘시게히코’와 여러 취미활동을 하며 지낸다. 어느 정도 슬픔에서 벗어났다고 느낄 즈음, 시게히코는 아빠에게 이제 재혼을 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한다. 이런 이야기를 친구인 ‘요시카와’에게 하자 그는 뜻밖의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오디션으로 재혼 상대 여성을 찾아보자는 것이다. 영화 제작사가 오디션을 한다고 하자, 4천여 명이 원서를 보내왔다. 서류심사로 100명을 추려 그들의 이력서를 검토하는데, 눈에 띄는 여자가 있다. “발목 부상으로 발레를 포기해야 했던 것은 죽음을 받아들.. 2023. 12. 19.
교환(The Exchange) ‘존 그리샴’의 새 책 ‘교환’(The Exchange)은 그의 출세작 ‘그래서 그들은 바다로 갔다’(The Firm)의 후속작이라고 알려져 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1991년 발표한 두 번째 소설인 The Firm 은 150만 부가 팔린 베스트셀러이며 그를 세상에 알린 책이다. 1993년에는 ‘톰 크루즈’와 ‘진 해크먼’ 주연의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나는 그의 세 번째 소설 The Pelican Brief로 그를 알게 되었으며, 그 후 A Time to Kill과 The Firm을 차례로 읽고 팬이 되었다. 이제까지 그가 쓴 책은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읽었는데, 앞서 3권의 책 만한 작품은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이번 책 ‘교환’은 The Firm의 속편이라고 해서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내용은 .. 2023. 12. 16.
수채화 I (7) 학기가 끝이 났다. 하루 전날 마지막 과제물을 제출했더니 교수가 채점을 하고 멘트를 달아 놓았다. 갤러리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만큼 좋은 작품들이라고 칭찬을 해 놓았다. 미술 작품은 보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 좋은 작품이 되기도 하고 그렇고 그런 작품이 되기도 한다. 과제물은 수업 하루 전에 온라인으로 사이트에 올려놓고, 다음날 수업에 그림을 들고 가야 한다. 그동안 과제물 사진은 아내에게 부탁해서 찍었다. 아내는 늘 그렇고 그렇다는 반응을 보였다. 교수에게서 엄청난 칭찬을 받은 작품도 아내는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내가 그리는 그림들이 아내의 취향에는 맞지 않기 때문이다. 다행히 교수와 같은 반 학생들 중에 내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어 한 학기를 즐겁게 보낼 수 있었다. 마지막 날, 여느 때보.. 2023. 12. 15.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 넷플릭스 영화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를 보았다. ‘아만다’(줄리아 로버츠)와 ‘클레이’ (이든 호크)는 자녀들과 함께 바쁜 뉴욕시의 삶을 뒤로하고 롱 아일랜드의 외진 마을에 있는 풀장이 딸린 커다란 저택을 빌려 휴가를 떠난다. 늦은 밤 동부 연안의 대규모 정전사태를 피해 왔다는 흑인 부녀 ‘G.H.’와 ‘루스’가 불쑥 찾아온다. 이 저택이 자신들의 집이라고 주장하며, 돈을 일부 환불해 줄 테니 하룻밤을 재워달라고 한다. 아만다는 그들을 의심하지만 결국 지하방을 그들에게 내어 준다. 대도시는 정전사태를 맞았지만, 이들에게는 전기와 물이 계속 공급된다. 하지만 휴대전화는 먹통이 되고, TV 도 나오지 않아 그들은 바깥세상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정전사태를 가져온 재앙이 자연발생인지,.. 2023. 12.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