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573 너라도 끝가지 걸어야 한다 내가 좋아하는 장르의 책은 소설과 에세이다. 소설은 픽션이고, 에세이는 논픽션이지만, 둘의 공통점은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점이다. 사람 사는 이야기만큼 흥미롭고 재미있는 것은 없다. 성당에 나간 지 10여 년이나 되었지만 종교서적이나 교리책은 몇 권 읽지 않았다. 아직 신앙이 부족하고 신학적인 지식이 적은 탓이리라. 나의 잘못된 생각인지 모르지만, 종교서적이라는 것은 저자가 생각하는 신의 모습이라는 생각이다. 어느 종교나 교리라는 것이 있지만, 신의 모습이나 그의 뜻을 설명해 보라고 하면 결국 자신이 믿고 이해하는 수준을 넘지 못한다. 정답보다는 그랬을 것이라는, 그럴 것이라는 다소 애매모호한 설명을 듣게 된다. 그래서 나는 그런 애매한 답보다는 신앙을 가진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읽는 것을 좋아한다. .. 2024. 8. 13. 우산장수, 소금 장수 어느 마을에 맑은 날이나 비가 오는 날이나 늘 걱정 가득한 얼굴로 슬프게 지내는 할머니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한 젊은이가 할머니에게 물었다. "할머니, 왜 늘 그렇게 슬픈 표정이세요?" "내게는 우산장수를 하는 큰 아들과 염전을 하는 작은 아들이 있다오. 햇볕 쨍쨍한 날에는 큰아들이 우산을 못 파니 슬프고, 비 오는 날에는 작은 아들 염전의 소금이 다 녹아 슬프다오.” 그러자 젊은이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반대로 생각하시면, 비 오는 날엔 큰 아들 우산이 잘 팔려 기쁘고, 맑은 날엔 작은 아들의 염전이 잘 되니 기쁜 일 아닌가요?” 내게는 자녀도 여럿이고 손자는 그 보다 더 많다. 그러다 보니 늘 이런저런 일이 벌어진다. 어떤 놈은 달리기를 잘해 전국대회에 나가 메달을 따고, 다른 놈은 감원으로 .. 2024. 8. 10. 퍼펙트 데이즈 나이가 들어 좋은 것 중 하나는 시니어 디스카운트를 받는 일이다. 패스트푸드 매장을 비롯 영화관, 호텔, 항공사 등 많은 곳에서 10-15% 정도의 시니어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은퇴한 후, 85년에 졸업한 LAVC 대학에 재입학을 하니 학생증과 학생 이-메일을 발급해 주었다. 알고 보니 학생들이 받을 수 있는 할인혜택도 많다. 우선 아마존 프라임 멤버십을 절반 가격으로 가입했고, 스트리밍 서비스도 학생 할인이 있다. 그렇게 해서 월 $1.99에 Hulu에 가입했다. 극장에 개봉했을 때 가보지 못한 영화 ‘퍼펙트 데이즈’를 Hulu를 통해 보게 되었다. 영화 시작 전에 2분 광고가 있고, 중간에 2-3번 광고가 나오지만 크게 불편한 점은 없었다. 광고는 초반부에만 나오고, 영화가 절반을 넘어가니 더 이.. 2024. 7. 29. 수도원 일기 우연한 기회에 알라딘 중고 책방을 알게 되어 여러 해 동안 한국 책을 주문해서 보아왔다. 펜데믹 이전에는 $50 이상 주문을 하면 6-8주가 걸리는 배편은 무료 배송이었고, 코로나 펜데믹이 시작되면서는 배편은 중단이 되고 DHL 항공편으로만 주문이 가능해졌다. 15-20%가량의 배송비를 지불하지만, 대신 책을 3-4일 내로 받아 볼 수 있는 편리함이 있었다. 금년 봄부터는 다시 배편 무료 배송이 시작되어 몇 차례 책을 주문했는데, 얼마 전 책을 주문하려고 하니 한국 주소를 입력하라고 한다. 어찌 된 영문인지 책값도 달러가 아닌 원화로만 나오고, 해외 주문 옵션은 사라졌다. 세상사 영원한 것은 없다. 모든 것은 변하고, 결국에는 사라진다. 오랜 세월 내 차를 정비해 주던 ‘밥’이 죽었고, 카이저의 주.. 2024. 7. 25. 이전 1 ··· 3 4 5 6 7 8 9 ··· 14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