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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선생이다 ‘밤이 선생이다’는 불문학자이며 문학평론가인 ‘황현산’ 선생의 첫 산문집이다. 한겨레신문과 국민일보에 실었던 칼럼들, 그리고 80-90년대에 썼던 글들을 함께 모아 엮은 책이다. 20-40년쯤 쓴 글들이다. 그래서 시기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다소 맞지 않는 글들도 있긴 하지만 나는 재미있게 읽었다. 읽는 이의 마음을 건드리는 감성 에세이가 아닌 작가의 의식과 주관을 강조하는 글들이다. 읽으며 무릎을 치며 동조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혀를 차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이 든 사람의 글은 아무래도 고집스럽고 딱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울 것도, 생각도 많아지는 글들이다. 1부에서는 군부독재 시절 그리고 그 이후 시절과 그 무렵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었던 문제들을 이야기한다. 2부에는 문학과 문화계의 이야기.. 2022. 9. 2.
스푸트니크의 연인 초등학교 교사인 ‘나’는 22살의 작가 지망생 ‘스미레’를 사랑하지만, 그녀는 나를 이성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는 학부모인 여성을 애인으로 두고 지내며 그녀에게 성적 욕망을 푼다. 어느 날 스미레는 17세 연상의 기혼 여성 ‘뮤’를 만나 그녀를 혼자 사랑하게 된다. 뮤는 그녀에게 취업을 제안하고 스미레는 뮤와 함께 일을 하게 된다. 유럽으로 출장 여행을 떠난 두 사람은 그리스의 작은 섬으로 휴가를 간다. 그리고 나에게 걸려 오는 뮤의 전화. 스미레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뮤의 부탁을 받고 섬으로 간 나는 뮤를 만나자 그녀의 육체를 탐하고자 하는 강한 욕망에 사로 잡히지만 뮤는 누구 (남편조차)와도 더 이상 성욕을 느끼지 못한다고 밝힌다. 그리고 하룻밤 사이에 머리가 백발이 되어버린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 2022. 8. 29.
커피가 식기 전에 도쿄의 후미진 골목길 지하에 ‘푸니쿨리 푸니쿨라’라는 작은 찻집이 있다. 더운 여름에도 차가운 기운이 감도는 이 찻집에는 앉으면 과거나 미래의 원하는 시간으로 갈 수 있는 의자가 있다. 시간 여행을 하기 위해서는 지켜야 하는 세 가지 규칙이 있는데, (1) 과거로 돌아가 무슨 짓을 하더라도 미래(현재)는 바뀌지 않는다. 사고로 죽을 사람에게 그 일을 미리 알려 주어도 그 사람은 반드시 사고로 죽는다. (2) 의자에 앉으면 그 자리를 떠나서는 안된다. 누군가를 만나려면 그 사람이 카페로 나타나야 한다. (3) 시간 여행을 시작하며 찻잔에 따라놓은 커피는 차갑게 식기 전에 전부 다 마셔야 한다. 만약 식기 전에 다 마시지 못하면 현재로 다시 돌아올 수 없다.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의자에는 늘 한 여인이 앉.. 2022. 8. 26.
더 서머 플레이스(The Summer Place) ‘사라’의 22살 의붓딸 ‘루비’가 3달 후 결혼을 하겠다는 깜짝 발표를 한다. 루비는 ‘케이프 카드’에 있는 사라의 어머니 ‘베로니카’의 집에서 결혼을 하기로 할머니의 허락까지 받아 놓았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어두운 과거나 비밀을 가지고 있다. 루비에게는 갓난 그녀를 버리고 집을 나간 엄마가 남긴 상처가 있다. 베로니카에게는 남매가 있다. 그들의 출생에도 비밀은 있다. 그녀는 자매인 동생이 조카들에게 유전자 검사 키트를 선물로 보냈다는 소식에 올 것이 왔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결혼식이 끝나고 아들과 딸에게 털어놓을 결심을 한다. 사라의 쌍둥이 남동생 ‘샘’은 아이가 있는 여인과 결혼을 했다가 그녀를 잃고 의붓아들과 둘이 남게 된다. 그리고 맞게 되는 성 정체성의 혼란. 사라의 남편 ‘일라.. 2022. 8.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