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576 남존여비 며칠 전 장애인 전용차량인 access 밴을 타고 외출을 하며 있었던 일이다. 그날 운전기사는 중년의 라틴계 여성이었다. 차에는 승객이 한 사람 타고 있었다. 차가 출발하자, 나를 데리러 오기 전에 시작했던 대화가 다시 이어졌다. 회사로 출근하는 길이라는 여승객은 첫 번째 남편이 죽고 재혼을 했었는데, 지금 이혼 수속 중이었다. 운전기사가 그녀에게 죽은 남편을 못 잊고 자꾸 비교가 되어 헤어지는 모양이라고 하니 승객은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자 운전기사는 자기는 남편이 죽으면 결코 재혼은 하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며 하는 말이 나이가 들어가니 점점 더 자신감이 생긴단다. 아마도 여성 호르몬이 줄어 상대적으로 남성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닌가 싶었지만, 물론 그녀에게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 나.. 2022. 9. 16. 밤의 여행자들 나는 작가 ‘윤고은’의 소설 ‘밤의 여행자들’을 영어판 ‘The Disaster Tourist’로 먼저 읽었다. 영어 번역본은 읽기가 쉽지 않았으며, 읽어도 내용이 잘 파악되지 않았다. 오죽하면 책을 다 읽고도 브런치에 리뷰를 남기지 않았겠는가. 이번에 한국어판으로 다시 읽으며 전혀 다른 느낌을 받았다. 책은 흥미로웠고, 쉽게 읽혔다. 번역은 재창조라는 말이 새삼 피부에 와닿는다. 본문에 충실한 직역이 좋을 것 같지만, 문화와 정서를 감안하지 않는 직역은 때로는 오해를 낳기도 한다. 직역이 안 되는 표현도 있다. 작품을 해치지 않으며 다른 언어로 다시 쓰는 작업이 번역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동안 영어로 번역된 한국 소설을 더러 읽었다. 한강의 책과 김영하의 소설들을 영어로 읽었다. 그들의 책에서는 .. 2022. 9. 13. 우리가 끝이야 (It Ends with Us) 아버지의 장례식을 마치고 돌아온 ‘릴리’는 빌딩의 옥상에서 혼자 생각을 정리하다 ‘라일’이라는 수련의를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첫눈에 서로에게 호감을 갖게 되지만, 두 사람은 전혀 다른 이성관을 가지고 있다. 라일이 찾는 것은 원나잇 스탠드이고, 릴리는 결혼 상대를 원한다. 잠시 대화를 나누고 헤어지는 것으로 그들의 만남은 끝이 난다. 6개월 후, 직장을 그만두고 꽃집을 개업한 릴리는 우연히 ‘알리사’라는 여성을 만난다. 컴퓨터 앱 개발자인 부자 남편을 둔 그녀는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일을 하겠다고 하고, 릴리는 그녀를 고용한다. 두 사람을 곧 절친이 된다. 인기 TV 프로인 ‘엘런 쇼’의 팬이었던 15살의 릴리는 엘렌에게 쓰는 편지 형식으로 일기를 썼으며, 책은 현재와 15살 릴리가 쓴 편지 사이를 오.. 2022. 9. 8. Life Drawing I (1) 2달이 넘는 여름 방학이 끝나고 학교가 개학을 했다. 방학을 시작할 때는 매일 1시간씩 그림 연습하기로 마음먹고 스케치 관련 책도 두 권이나 샀는데, 1주일쯤 하다가 슬그머니 그만두었다. 그리고 2달 동안 연필을 잡지 않았다. 좋은 습관을 익히기는 힘들고, 나쁜 습관으로 돌아가기는 쉽다. 지난 학기 Drawing I을 들었기에 당연히 그다음은 Drawing II라고 생각했는데, 수강신청을 하니 등록이 되지 않는다. Drawing II를 수강하려면 Two Dimension 클래스가 필수다. 마침 그 과목을 지난 학기 교수였던 Bishop 이 가르치기에 등록을 했다. 그런데 시간이 애매하다. 화요일 오전 9시에서 1시까지다. 회사 일도 있고, 점심시간도 겹쳐 스케줄이 맞지 않는다. 그래서 Life Drawi.. 2022. 9. 5. 이전 1 ··· 42 43 44 45 46 47 48 ··· 14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