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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우리가 끝이야 (It Ends with Us)

by 동쪽구름 2022. 9. 8.

아버지의 장례식을 마치고 돌아온 ‘릴리’는 빌딩의 옥상에서 혼자 생각을 정리하다 ‘라일’이라는 수련의를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첫눈에 서로에게 호감을 갖게 되지만, 두 사람은 전혀 다른 이성관을 가지고 있다. 라일이 찾는 것은 원나잇 스탠드이고, 릴리는 결혼 상대를 원한다. 잠시 대화를 나누고 헤어지는 것으로 그들의 만남은 끝이 난다.

 

6개월 후, 직장을 그만두고 꽃집을 개업한 릴리는 우연히 ‘알리사’라는 여성을 만난다. 컴퓨터 앱 개발자인 부자 남편을 둔 그녀는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일을 하겠다고 하고, 릴리는 그녀를 고용한다. 두 사람을 곧 절친이 된다. 

 

인기 TV 프로인 ‘엘런 쇼’의 팬이었던 15살의 릴리는 엘렌에게 쓰는 편지 형식으로 일기를 썼으며, 책은 현재와 15살 릴리가 쓴 편지 사이를 오가며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릴리의 전기와 물이 없는 이웃 빈집에 같은 학교에 다니는 홈리스 ‘아틀라스’가 들어와 사는 것을 알게 된 그녀는 그에게 먹을 것과 옷가지 등을 챙겨주고, 부모가 일을 끝내고 집에 오기 전까지 함께 엘렌 쑈를 보기도 한다. 추위가 닥치자, 릴리는 몰래 그를 자신의 방에서 재워주기도 한다. 

 

릴리의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가정폭력을 가하고, 어머니는 이를 참고 숨기며 살아간다. 아버지의 장례식에서 어머니의 부탁으로 조사를 하러 나간 릴리는 말없이 서 있다가 들어온다. 아버지에 대하여 단 한마디도 좋은 말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보스턴의 아저씨 집에 가 있던 아틀라스가 릴리의 생일날 밤 그녀를 찾아온다. 그녀의 방에서 함께 밤을 보내던 아틀라스를 발견한 릴리의 아버지는 그에게 무자비한 폭행을 가해 아틀라스는 병원에 실려가고, 두 사람은 그렇게 이별을 하게 된다. 

 

우연인지 필연이지 릴리가 옥상에서 만났던 남자 라일은 알리사의 동생이었다. 두 사람은 급속히 가까워진다. 라일과 함께 어머니를 만나던 날, 릴리는 식당에서 9년 만에 아틀라스를 만나게 된다.  

 

어느 날 저녁, 저녁 식사를 준비하던 중 사소한 일로 라일은 전에 없는 분노를 보이며 릴리의 몸에 폭행을 가해 눈에 멍이 든다. 라일은 크게 뉘우치고 사과하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약속한다. 릴리는 아틀라스가 일하는 식당에 다시 가고 싶지 않았지만, 알리사가 가보고 싶다고 우겨 함께 가게 된다. 아틀라스는 그 식당의 종업원이 아니라 주인이며 세프다. 릴리의 눈에 멍이 든 것을 본 아틀라스는 라일에게 폭행당한 것을 예감하고 화장실에서 릴리를 마주하고 헤어지라고 한다. 릴리는 라일을 위한 변명을 하고, 아틀라스는 그녀도 어머니와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며칠 후, 꽃집으로 릴리를 찾아온 아틀라스는 그녀에게 심하게 말한 것을 사과하며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라도 연락하라고 하며 전화번호가 적힌 쪽지를 주고 간다. 

 

릴리와 라일은 결혼을 한다. 얼마 후, 릴리의 전화기 케이스 안에 숨겨져 있던 아틀라스의 전화번호를 발견한 라일은 크게 화를 내며 다투다 그녀를 층계에서 밀어 버린다. 처음에는 자신이 밀었다는 사실을 부인하던 그는 자신의 분노와 폭행을 인정하고 그녀의 용서를 빈다. 

 

다시 화해한 두 사람은 한동안 잘 지내지만, 어느 날 릴리가 엘렌에겐 쓴 편지(일기)를 발견한 라일은 다시 크게 화를 내며 릴리를 폭행하고 그녀에게 성폭행을 가하려고 시도한다. 겨우 그의 손에서 빠져나온 릴리는 아틀라스에게 전화를 한다. 그와 함께 응급실에 간 그녀는 자신이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라일에게는 6살 때 경험한 잊을 수 없는 트라우마가 있었고, 아마도 그것이 분노장애의 원인인 것 같다. 릴리는 가정폭력에 시달리면서도 남편을 버리지 못하는 어머니를 보며 자랐지만, 정작 자신이 같은 위치에 놓이게 되자 쉽게 라일을 떠나지 못한다. 

 

큰 반전은 책 말미 작가의 말에 있다. 이 소설의 모델은 저자 콜린 후버의 어머니라고 한다.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그녀의 어머니는 콜린이 3살이 되기 전에 두 딸을 데리고 남편과 이혼했다. 그리고 2년 후 재혼하여 행복한 가정을 꾸렸다고 한다. 결혼을 앞두고 콜린은 생부에게 자신은 새아버지의 손을 잡고 결혼식 입장을 하겠노라고 하자, 아버지도 그것이 옳은 결정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제 노년에 접어든 한국의 60-70대라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가정폭력을 경험했거나 주변에서 보고 들었을 것이다. 가족을 부양하는 가장이라는 권위를 앞세워 배우자나 자녀들에게 폭력을 가해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다. 가정 폭력을 경험한 사람이 가정 폭력을 저지를 확률이 높다고 한다.

 

가정폭력을 행사하는 남편들은 (아버지) 결코 괴물 같은 사람들이 아니다. 평소에는 매우 다정다감하며 배우자나 가족을 사랑하지만, 술이나 약물, 또는 어떤 충동에 의해 분노가 폭발하면 그것을 자제하지 못한다. 그 순간이 지나고 나면 크게 후회하고 뉘우치며 반성한다. 이것이 고쳐지지 않고 반복될 때, 여성은 자신과 자녀를 지키기 위해 힘든 결정을 해야 한다. 

 

책 제목처럼 가정폭력은 우리 세대를 마지막으로 끝나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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