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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버킷 리스트 버킷 리스트(bucket list) 란 죽음을 목전에 둔 사람의 마지막 소원을 말한다. 그 어원은 중세 혹은 미국 서부 개척기 시대, 사람의 목에 밧줄을 걸어 서까래에 매단 후 발을 받치고 있던 양동이를 (bucket) 차 버리면 목을 조여 죽게 된다는 “kick the bucket” 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한다. 버킷 리스트란 죽기 전에 하고 싶은 것들을 기록한 목록을 말한다. 한국에서는 버킷 리스트란 말이 단순히 유행어의 수준을 넘어 삶을 재정비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수단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한다. 잡지에 실린 남들이 적어 놓은 버킷 리스트를 보다 잠시 나의 삶을 돌아보게 되었다. 리스트를 만들어 놓고 살아온 것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이루고 싶은 일들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많이 이루어진 듯싶다. 미래.. 2020. 6. 22.
마음에서 넘치는 것을 말하는 법이다 주일미사를 시작하며 바치는 고백 기도는 “생각과 말과 행위로 죄를 많이 지었으며…”라는 구절로 시작된다. 생각은 말로, 말은 곧 우리의 행위로 이어진다는 의미일 것이다. 목적이 있어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떠오르는 생각들도 있다. 이런 생각들을 이리저리 굴리다 보면 조금씩 커지고 무거워져 어느 순간 마음으로 뚝 떨어진다. 일단 마음에 들어온 생각은 언젠가는 말이 되어 나가고, 그 말은 결국 행동으로 이어진다. 말과 글이 넘쳐나는 세상이다. 누구 말을 들어야 하고, 어떤 글을 믿어야 할지 판단하기 어렵다. 이제는 글뿐 아니라 말도 쉽게 지울 수 없다. 철없던 시절에 소셜 네트워크에 남겨 놓았던 글에 발목을 잡히거나, 누군가와 비밀스럽게 나누었던 말이 공개되어 곤란을 겪는 일들을 보게.. 2020. 6. 21.
문학의 숲을 거닐다 나는 장영희 교수를 개인적으로 알지 못하며 만나본 적도 없다. 그럼에도 그녀의 글을 읽노라면 잘 아는 사람같이 느껴지곤 한다. 아마도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과 살며 느낀 감성이 그녀에게도 있다는 것을 발견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녀와 나는 상당히 다른 배경 속에서 살았다. 그녀의 아버지는 영문학자였으며, 그녀는 버젓이 대학을 마치고 외국 유학을 다녀와 대학교수가 되었고, 글로 방송으로 잘 알려진 영문학자다. 공통점이라면 그녀는 나와 비슷한 연령대며(그녀가 3년 연상이다), 소아마비 1급 장애인이라는 점이다. 나와 달리 그녀는 목발을 집고 다닐 수 있었다. 나는 내가 장애인이 아닌 척 살았다. 그녀도 나와 비슷한 마음으로 세상을 살았던 것 같다. 그녀는 치열하게 경쟁하며 보통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남았고.. 2020. 6. 21.
홍상수의 영화 홍상수는 한국에서 대중의 인기를 누리는 감독도 아니며, 블록버스터급의 영화를 만드는 감독도 아니다. 도리어 그는 여배우와 바람이 나서 가정을 버린 감독, 이혼에도 실패한 감독으로 더 유명하다. 그럼에도 그는 작은 예산으로 꾸준히 자기 스타일의 영화를 계속 만들어, 나름 해외에서는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나는 그의 영화를 좋아하는 팬이다. 그를 잘 모르니 그의 개인적인 삶에 대하여 이러쿵저러쿵 말을 할 처지는 아니다. 그의 영화에는 비윤리적이며 비겁하고 지질한 인물이나 (주로 남자 주인공), 주저 없이 불륜에 몸을 던지는 인물들이 (여성인 경우가 많다) 등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의 영화를 들여다보면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는 이야기 (아무개가 그랬다더라, 누구와 누구가 그런 사이라더라 등), 누구나 한.. 2020. 6.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