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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의 영화 홍상수는 한국에서 대중의 인기를 누리는 감독도 아니며, 블록버스터급의 영화를 만드는 감독도 아니다. 도리어 그는 여배우와 바람이 나서 가정을 버린 감독, 이혼에도 실패한 감독으로 더 유명하다. 그럼에도 그는 작은 예산으로 꾸준히 자기 스타일의 영화를 계속 만들어, 나름 해외에서는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나는 그의 영화를 좋아하는 팬이다. 그를 잘 모르니 그의 개인적인 삶에 대하여 이러쿵저러쿵 말을 할 처지는 아니다. 그의 영화에는 비윤리적이며 비겁하고 지질한 인물이나 (주로 남자 주인공), 주저 없이 불륜에 몸을 던지는 인물들이 (여성인 경우가 많다) 등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의 영화를 들여다보면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는 이야기 (아무개가 그랬다더라, 누구와 누구가 그런 사이라더라 등), 누구나 한.. 2020. 6. 20.
커피 한 잔 난 커피를 좋아한다. 내가 처음으로 원두커피의 맛을 본 것은 70년대 중반의 일이다. 어려서 소아마비를 앓아 장애인이 된 나는 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독학을 하고 있었다. 다른 형제들은 상급학교에 진학하는데 나만 자꾸 처지는 것 같아 하루는 서울에 있는 풀브라이트 장학재단에 전화를 했다. 전화를 받은 백인 카운슬러에게 나의 사정을 이야기하니 용산 미 8군의 교육센터로 연결을 해 주었다. 그 후 미국 고등학교 졸업 검정고시를 보기 위하여 교육센터 안의 도서관으로 시험공부를 하러 다녔다. 교육센터에는 밑에 커피를 따를 수 있는 꼭지가 달린 커다란 철제 원형통에 늘 뜨거운 커피가 끓고 있었다. 사람들은 오며 가며 커피를 받아 마셨고 나도 도서관 직원이 권하여 그 커피를 마시게 되었다. 인스턴트 커피와는 맛도 향.. 2020. 6.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