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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클래스29

수채화 I (5) 할로윈도 예전 같지 않다. 우리 아이들 어렸을 때는 할로윈 저녁이면 온갖 치장을 한 아이들이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동네를 돌며 사탕을 받아 갔다. 해 질 녘에 시작한 “trick or treat!” 은 밤까지 이어져 8-9시에도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요즘은 할로윈 저녁에 동네를 도는 아이들 보기가 쉽지 않다. 이제는 아이들보다는 성인들의 명절이 되어가는 느낌이다. 금년 가을에 대학에 간 조카 녀석에게 물어보니 캠퍼스와 기숙사에서 주말에 몇 개의 파티가 있었고, 할로윈 저녁에도 파티가 있다고 한다. 할로윈 저녁, 우리 집에는 딱 한 사람 건넛집 꼬마가 왔다 간 것이 전부다. 할로윈 다음날 학교에 가니 교수가 어제 나누어 주고 남은 것인지 ‘스니커즈’ 초콜릿을 가지고 와 하나씩 나누어 준다... 2023. 11. 3.
수채화 I (4) 다음 학기 스케줄이 나왔다. 미리 등록을 하려고 하는데 수채화 클래스를 찾을 수 없다. 다음날 학교에 가서 교수에게 물어보니 봄학기에는 수채화 클래스가 없다고 한다. 원래 ‘수채화 I, II, III,’ 세 개의 클래스가 있었는데, 등록율이 저조해 세 개를 통합, 하나로 만들었다. 이유인즉, 수채화는 미술 전공 학점에 포함이 되지 않아 비인기 과목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번 학기만 해도 학생이 10여 명 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서 학교에서는 가을 학기에만 수채화 클래스를 제공한다. 수채화 II는 내년 가을 학기에나 들을 수 있다. 마침 갤러리에서 지난 학기 클래스의 교수였던 Nagy를 만나 물어보니 아크릴화를 추천해 준다. 아내는 아크릴이나 유화는 캔버스도 크고 이젤을 사용하는 등, 내가 감당하기가 좀 힘.. 2023. 11. 1.
수채화 I (2) 금, 토, 월, 그리고 화요일, 일주일에 4번 집에서 그림을 그린다. 거의 매일 유튜브로 남들이 수채화 그리는 것을 본다. 어찌나 쉽게 들 그리는지. 쓱쓱 싹싹하면 어느새 멋진 작품이 등장한다. 어떤 유튜버는 수채화는 처음에는 어렵지만 어느 정도 테크닉만 익히면 쉬워진다고 했지만, 내게는 점점 더 어려워진다는 느낌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제 겨우 2달 수업을 듣긴 했지만 조금씩 각자의 개성이 보인다는 점이다. 화풍이라고 말하기는 뭣하지만 글씨체 같은 것이다. 각자 사용하는 물감의 색이나 색상이 다르고 붓질도 다르다. 수업은 학생들이 들고 온 지난주 과제물을 벽에 걸린 코르크보드에 올려놓고 하나씩 평을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학생들은 다른 이가 그린 작품의 잘못된 점이나 부족한 것을 지적하기보다는 좋은 점을.. 2023. 10. 13.
수채화 I (1) 40년 만에 LAVC 캠퍼스로 돌아갔다. 지난 세 학기 동안은 온-라인 수업을 들었는데, 팬데믹이 끝나 가을부터는 대부분의 클래스가 오프-라인으로 바뀌었다. 교정에는 새로운 건물들이 많이 들어섰다. 지금도 공사 중인 건물도 있다. 40년 전에도 공사를 하고 있었다. 전형적인 미국식 개보수 사업이다. 한꺼번에 다 밀어 버리고 새로 짓는 것이 아니라, 공터에 새 건물을 지어 일부 옮긴 후, 옛 건물을 보수해서 또 이사를 하고, 그다음 건물을 고치는 식이다. 이번 학기에는 Water Color(수채화) I을 듣는다. 교수는 1년 반 전에 첫 클래스로 선택했던 Drawing I을 가르쳤던 David Bishop이다. 나보다 몇 살 나이가 많은 듯 보이는 노 교수다. Access 밴을 예약해서 타고 갔는데, 원하.. 2023. 9.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