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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클래스19

Drawing I (3) 이제 학생 수는 5명으로 줄었다. 담당 교수인 David Bishop 은 미술에 대한 엄청난 열정을 가지고 있다. 가르쳐 주고 싶은 것도 많고 하고 싶은 말도 많은데, 학생들이 제대로 따라오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는 모습이 보인다. Drawing I 은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클래스다. 나는 주로 연필로 그림 그리기를 배우고 연습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는데, 매주 새로운 소재와 다양한 기법이 등장한다. 지난주에는 표현주의 기법을 배웠다. 눈에 보이는 대상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감정을 선으로 표현한다. 다분히 추상적이다. 내가 느끼는 감정을 선으로 표현한다? 생각해 보니, 내가 느끼는 감정이 과연 무엇인지 조차 짐작이 가지 않았다. 그러니 어찌 제대로 된 작품이 나올 수 있겠나. 나는 그동.. 2022. 5. 6.
Drawing I (2) 수업은 학생들이 제출한 과제물을 함께 검토하며 잘한 부분과 고칠 점등을 토론하는 시간과 다음 과제물에 대한 교수의 강의로 진행된다. 강의가 끝나고 시간이 남으면 교수가 다음 과제를 직접 그리며 요령을 가르쳐 주기도 한다. 학기가 시작되고 처음 2-3주 동안은 2시간가량 걸려 과제물을 검토하며 토론하고, 8시쯤에 10-15분 휴식을 하고 교수의 강의로 넘어갔다. 그 후 매주 학생 수가 줄어들며 점점 시간이 짧아져, 요즘은 30-45분이면 과제물 검토가 끝난다. 교수은 휴식시간 없이 강의를 이어가고, 수업은 8시쯤이면 끝이 난다. 대면 수업의 경우에는 수업이 끝나면 남은 시간 동안은 교실에서 다음 과제를 그리는데, 온라인 수업이다 보니 그런 작업은 불가능하다. 매주 그려내야 하는 과제 외에, 하루 한 페이지.. 2022. 4. 26.
Drawing I (1) 내 나이 13-14살 중학생 나이쯤 되었을 때의 일이다. 아버지는 내게 장래 직업이 될만한 기술을 가르쳐야겠다고 생각하셨던 모양이다. 하루는 내게 시계수리와 그림 중 어느 것을 배우고 싶으냐고 물었다. 그림쟁이는 밥 먹고 살기 어렵다고 들은 것이 있어, 시계수리를 배우겠노라고 했다. 아버지도 그 답을 기대하셨던 모양이다. 얼마 후 길 건너 시계 수리점의 주인에게서 시계수리를 배우기 시작했다. 난 시계수리에 재미를 붙이지 못했고, 소아마비로 왼쪽 엄지손가락을 잘 쓰지 못해 정교한 작업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결국 시계수리 공부는 몇 달 후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그때 아버지에게 그림 공부를 하겠다고 말하지 못한 것을 두고두고 후회했다. 나이가 들고 시간의 여유가 생기자 그림 공부에 대한 욕구가 다시 생겨.. 2022. 4.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