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만에 LAVC 캠퍼스로 돌아갔다. 지난 세 학기 동안은 온-라인 수업을 들었는데, 팬데믹이 끝나 가을부터는 대부분의 클래스가 오프-라인으로 바뀌었다. 교정에는 새로운 건물들이 많이 들어섰다. 지금도 공사 중인 건물도 있다. 40년 전에도 공사를 하고 있었다.
전형적인 미국식 개보수 사업이다. 한꺼번에 다 밀어 버리고 새로 짓는 것이 아니라, 공터에 새 건물을 지어 일부 옮긴 후, 옛 건물을 보수해서 또 이사를 하고, 그다음 건물을 고치는 식이다.
이번 학기에는 Water Color(수채화) I을 듣는다. 교수는 1년 반 전에 첫 클래스로 선택했던 Drawing I을 가르쳤던 David Bishop이다. 나보다 몇 살 나이가 많은 듯 보이는 노 교수다.
Access 밴을 예약해서 타고 갔는데, 원하는 시간이 없어 9:30분 차를 타고 갔다. 나를 태우러 온 차에는 이미 한 사람 승객이 타고 있었다. 가는 길에는 고속도로 내리는 출구가 공사로 막혀있어 다음 출구로 돌아서 가고, 먼저 타고 있던 사람을 내려주고 학교에 가니, 15분 늦었다.
10:10에 시작해서 오후 2:10에 끝나니 당연히 중간에 밥 먹을 시간은 있겠지 했는데, 웬걸. 12시쯤에 10분 쉬고는 강의가 계속 이어졌다. 아침에 아내가 싸 준 빵과 간식은 수업이 끝나고 2:30분 차를 기다리며 먹었다.
Bishop 과는 휴게시간에 반갑게 악수를 하며 첫 대면인사를 나누었다. 한 학기 그의 수업을 듣기는 했으나 화면으로만 얼굴을 보았을 뿐, 대면은 이날이 처음이다. 그는 정말 미술을 사랑하고, 아는 것이 많다. 이야기를 시작하면 계속 옆으로 가지를 치며 나가 쉽게 끝나지 않는다.
첫 주 숙제는 색상견본 (Color Swatches) 만들기다. 물감과 도구 등은 아내가 쓰던 것을 물려받고, 몇 가지 없는 것만 샀다. 처음 접해 보는 수채화라 물을 다루기가 쉽지 않다. 붓에 물을 살짝 바른 것 같은데, 칠해보면 안료가 물과 함께 끝 쪽에 몰린다. 우여곡절 끝에 숙제를 마치기는 했는데,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배워가는 과정이라 생각하고 그냥 제출하기로 했다.
오랜만에 아내도 학교로 돌아가서 도자기 클래스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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