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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클래스25

아크릴화 I (2) 2/13일 실습시간, 교실에서 처음으로 이젤을 써 보았다. 그동안 온-라인 수업을 들을 때는 집에서 테이블이나 화판을 썼고, 지난가을 수채화 수업을 들었던 교실에는 테이블이 있었다. 지금 사용하는 교실에는 테이블은 없고 이젤만 있다. 철제로 만들어진 교실의 이젤은 내게는 너무 높고, 휠체어로 접근이 쉽지 않다. 휠체어를 옆으로 붙여 멀찍이 떨어져 그림을 그리자니 팔도 아프고 힘들다. 매주 수업 다음날인 수요일에는 줌으로 교수와 면담을 할 수 있다. 다음날 아침, 줌으로 교수와 상담을 했다. 교수도 내가 이젤에서 멀찍이 떨어져 그림을 그리는 것을 보았다며, 다음 주 수업 때 이젤을 조절해 주겠다고 한다. 2/20일, 교수가 자리를 마련해 주고, 이젤도 조절해 주었다. 지난주보다는 좀 나아졌지만, 높이와 각.. 2024. 3. 3.
아크릴화 I (1) 학교가 개강을 했다. 이번 학기에는 아크릴화 I을 듣는다. 개강을 앞둔 목요일, 2월 1일에 온라인으로 확인을 하니 교수가 준비물 리스트를 올려놓았다. 부랴부랴 아내가 쓰던 물건으로 준비물을 챙기고 없는 것은 아마존에 주문해서 장만했다. 개강 전 주말에 남가주에는 큰 비폭풍이 몰려와 4일 동안 비가 내렸다. 학교에 가는 화요일에도 비가 내렸다. 비 때문에 차가 늦게 와 수업에 늦었다. 담당 교수는 30대 후반 또는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성이다. 자기소개에 아내와 반려견과 함께 산다고 밝혀 놓은 것을 보니 동성애자다. 간단한 첫 강의가 끝나고, 자기소개를 하는 순서가 되었다. 이름과 함께 “he/she” 중 어느 것으로 불리기를 원하는지 말하라고 한다. 보이는 성별이 아닌 원하는 성별을 밝히라는 의미다.. 2024. 2. 18.
수채화 I (7) 학기가 끝이 났다. 하루 전날 마지막 과제물을 제출했더니 교수가 채점을 하고 멘트를 달아 놓았다. 갤러리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만큼 좋은 작품들이라고 칭찬을 해 놓았다. 미술 작품은 보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 좋은 작품이 되기도 하고 그렇고 그런 작품이 되기도 한다. 과제물은 수업 하루 전에 온라인으로 사이트에 올려놓고, 다음날 수업에 그림을 들고 가야 한다. 그동안 과제물 사진은 아내에게 부탁해서 찍었다. 아내는 늘 그렇고 그렇다는 반응을 보였다. 교수에게서 엄청난 칭찬을 받은 작품도 아내는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내가 그리는 그림들이 아내의 취향에는 맞지 않기 때문이다. 다행히 교수와 같은 반 학생들 중에 내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어 한 학기를 즐겁게 보낼 수 있었다. 마지막 날, 여느 때보.. 2023. 12. 15.
수채화 I (6) 학기도 곧 끝이 난다. 아내의 도자기 클래스는 그동안 두 번 휴일도 있고, 교수가 일이 있어 한 주 일찍 끝나는데, 수채화 반은 한 번도 거른 적이 없다. 그동안 이것저것 많이 배웠다. 요즘 과제물을 학기 초 작품과 비교해 보면 한눈에 차이가 드러난다. 학기 초, ‘테리’라는 이름의 백인 영감이 다가와 수채화 이야기를 하고 싶으니 전화번호를 주겠느냐고 물었다. 자기는 오래전 CSUN에서 수채화를 공부했는데, 그동안 손을 놓아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보아하니 외로워서 그런 것 같았다. 이런 노인과 이야기를 시작하면 끝도 없다. 난 수채화는 처음이며 아는 것이 없다고 얼버무리며 자리를 피했다. 그 후로는 그와는 마주치면 인사만 하는 정도로 지냈다. 학점과 상관없는 청강생인 그는 학기 초에는 과.. 2023. 12.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