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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이 아름다운 까닭은… 지난가을 신문을 보다가 평생에 한 번은 가보아야 하는 드라이브 코스에 대한 기사가 눈에 띄었다. 그중에 샌디에고의 79번 국도가 있었다. 봄에는 꽃이 예쁘게 피고 가을이면 단풍이 아름답다는 말에 마침 그쪽으로 출장을 갈 일도 있고 해서 신문을 오려두었다. 10월 말 출장길에 아내와 함께 그 길을 찾아갔다. 한 두해 전에 산불이 크게 났었는지 산에는 까맣게 타버린 나무들 사이로 이제 새로 올라오는 어린 나무들 뿐이었고 단풍 든 나무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쿠야마카 (CUYAMACA) 호수까지 올라가서야 겨우 노랗고 빨갛게 물든 나무 몇 그루를 볼 수 있었다. 아쉬움이 남아 11월 초 단풍을 보기 위해 다시 길을 나섰다. 이번에는 밸리에서 북쪽으로 한 시간 남짓한 거리의 세인트 앤드류 애비 (St Andrew.. 2020. 11. 7.
미국 대통령 선거 미국 대통령 선거는 어제 끝났다. 아침에 눈을 뜨면 당연히 선거 결과를 알겠거니 했었다. 4시 반에 눈이 떠져 스마트 폰을 켜니 아직 개표가 끝나지 않은 몇 곳의 경합주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고 있다. 또 4년을 참고 기다려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하고 다시 눈을 붙였다. 오전 9시, 아침을 먹고 TV를 켜니 경합주 두 군데서 역전이 되어 미세하지만 바이든 후보가 앞서고 있다. 부재자 투표용지를 개표하며 예상대로 민주당 표가 많이 나오고 있다. 바이든의 당선 가능성이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 오늘 오후, 아니면 하루나 이틀을 더 기다려야 당락을 알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는 부재자 투표에는 부정 투표용지가 들어있으니 개표를 중단하고 자신의 당선을 인정해야 한다며 흥분하고 있다. 개표 상황을 .. 2020. 11. 5.
병원 이야기 (2) 10월 중순, 위내시경 검사를 받았다. 검사 3일 전에 코로나 검사를 받았고, 당일에는 8시간 금식을 하고 병원에 갔다. 병원 침대는 내 휠체어보다 높아 혼자서는 오를 수가 없다. 남자 간호사를 찾았는데, 마침 점심시간이라 자리에 없어, 여자 간호사 5명의 품에 안겨(?) 침대에 올라갔다. 마취 의사가 들어오고, 마스크를 쓴 것까지는 기억하는데, 깨어보니 회복실이다. 잠시 후, 의사가 오더니 비정상 핏줄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6개월 후에 다시 초음파 검사를 받으라고 한다. 간에 이상이 생긴 원인이 무엇이냐고 물으니 아마도 지방간 때문인 것 같다고 한다. 집에 돌아와 아이들에게 그간의 상황을 설명하는 메일을 보냈다. 걱정할 것 같아 말하지 않았는데, 대충 상황이 정리가 되었으니 알려주어야 할 것 같았다. 잠.. 2020. 11. 1.
삼수 끝 우승 2017, 2018, 그리고 2020년, 삼수 끝에 다저스가 마침내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32년 만이다. 내게도 의미 있는 우승이 되었다. 88년, 다저스가 마지막으로 우승하던 해에 딸아이 세미가 태어났다. 그 아이가 어른이 되고 결혼을 하여 2020년 딸아이 하린이를 낳았다. 그리고 다시 다저스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2020년 야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다저스는 우승 후보군 선두에 자리하고 있었다. 금년은 다저스에게는 매우 특별한 해였다. 7월에 열리는 올스타게임이 새로 단장한 다저스 구장에서 열리게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찾아온 코로나. 시즌 개막이 연기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야구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야구협회와 구단주들, 선수노조의 협상 끝에 60게임으로.. 2020. 10. 31.
설국 40여 년 만에 '설국'을 다시 읽었다.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이 작품으로 1968년에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감각적 문체와 섬세한 심리 묘사로 일본 문학사에서 최고의 서정 소설이라고 평가받는 작품이지만 나는 깊은 인상은 받지 못했다. 어쩌면 일본어와 한국어 사이의 얇은 벽, 일본인과 한국인 사이에 흐르는 정서의 차이 탓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소설에는 세명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물려받은 유산으로 무위도식하며 여자를 보려고 눈의 고장을 찾는 시마무라는 외국 무용의 비평이나 프랑스 문학의 번역 등을 하는 문필가다. 그에게는 아내와 자식이 있다. 고마코는 어린 나이에 남편이 죽자 온천으로 들어왔다. 춤 선생의 아들인 유키오의 치료비를 벌기 위해 게이샤로 일을 하게 되고, 시마무라와 사랑에 빠진다.. 2020. 10. 30.
월드시리즈 5차전 한때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였던 커쇼는 이제 전성기를 지나 구력도 떨어지고 체력도 전과 같지 않다. 은퇴 후 언젠가는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것이 확실한 그는 온갖 기록과 함께 사랑스러운 가족과 팬들의 사랑까지 고루 갖춘 남부러울 것이 없는 선수다. 딱 하나, 그에게 없는 것은 월드시리즈 우승반지다. 이제 그 우승반지가 손끝에 와 있다. 5연전, 또는 7연전 시리즈에 두 번 등판하면 투수는 고전을 하게 된다. 이미 그의 공을 겪어본 상대 타자들이 쉽게 속지 않기 때문이다.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좋은 투구를 보여 주었던 커쇼도 예외는 아니라 5차전 힘든 경기를 치렀다. 게임이 시작하기 전 로버츠 감독은 그에게 회수나 투구 수와 상관없이 21 타자만을 상대하라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6회 말, 커쇼는 첫 두 타.. 2020. 10.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