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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140

무라카미 라디오 나는 활어회보다는 생선을 숙성시켜 먹는 사시미를, 사시미보다는 매운탕이나 소금구이를 좋아한다. 매운탕은 명태, 대구, 민어, 우럭 같은 담백한 생선이 좋다. 비린맛이 너무 강한 생선은 매운탕에 적합하지 않다. 생선 매운탕보다 더 좋아하는 것은 생선 알과 내장을 넣고 끓인 알탕이다. 음식에도 유행이 있는 모양이다. 20여 년 전 LA에서는 알탕이 크게 유행했었다. 한식을 먹을 수 있는 집의 메뉴에는 꼭 알탕이 들어 있었다. 요즘은 알탕 먹기가 쉽지 않다. 모든 생선은 구워 먹으면 맛있다. 좋기는 연탄이나 숯불 같은 직화에 올려 굵은소금을 뿌려 구워 먹는 것이다. 얼마 전부터 생선구이를 먹을 때는 하루키 식으로 먹는다. 구운 생선 살에 와사비를 약간 묻혀 간장에 찍어먹는 것이다. 와사비가 생선의 비린 맛을 .. 2021. 6. 1.
그 후에 또 기욤 뮈소의 책을 샀다. 그의 책은 순문학과는 거리가 있는 통속 소설들이다. 장르문학이며,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서스펜스와 스릴이 가득하지만 결국은 사랑 이야기다. 그럼에도 그의 작품에 빠져드는 것은 독특한 플롯, 탄탄한 이야기 구성과 무엇보다도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의 소설에는 인간의 운명과 죽음이 자주 등장한다. 운명은 주어지는 것인가, 아니면 만들어 가는 것인가. 죽음은 무엇이며, 죽음 뒤에는 무엇이 있는가. 두 번째 장편소설이며 그를 프랑스의 베스트셀러 작가로 만든 ‘그 후에’는 여자 친구를 만나러 가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죽음의 문턱에 이르렀던 자신의 체험에서 영감을 얻어 쓴 작품이라고 한다. 뉴욕의 맨해튼, 성공한 변호사 ‘네이선 델 아미코’에게 어느 날 의사 ‘굿리치’가 나타나 죽음.. 2021. 5. 28.
죽여 마땅한 사람들 즐겨 듣는 EBS ‘윤고은의 북카페’에 나오는 작가 최민석의 소개로 ‘피터 스완슨’을 알게 되었다. 그가 소개한 책은 ‘302호에서는 303호 여자가 보인다’ (Her Every Fear)였는데, 아마존에서 스완슨의 책을 찾아보니 ‘죽여 마땅한 사람들’ (The Kind Worth Killing)의 평이 더 좋았다. 그래서 이 책을 먼저 읽게 되었다. 책은 3부로 나누어져 있다. 1부는 공항에서 우연히 만난 두 남녀가 서로의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털어놓는 것으로 시작한다. 혼자 비행기 여행을 하다 보면 일행 없이 옆자리에 앉은 사람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게 되고, 두 번 다시 보지 않을 사람이라는 생각에 가족이나 친구에게는 하지 않을 말을 하는 경우도 생긴다. 사업으로 크게 성공하여 많은 돈을 번 ‘테드’.. 2021. 5. 27.
3월의 광란 ‘존 그리샴’의 36번째 소설 ‘술리’(Sooley)를 읽었다. 17살 고등학생인 ‘사무엘 술리만’은 아프리카 남수단의 청소년 농구단에 선발되어 난생처음 고향 마을을 떠나 비행기를 타고 미국을 방문하게 된다. 토너먼트에 참가하여 중요한 경기를 앞둔 시점, 고향 마을에서는 비극적인 일이 벌어진다. 반군이 마을에 쳐들어와 남자들을 모아 학살하고, 젊은 여성들은 옷을 벗겨 끌고 갔다. 사무엘의 아버지는 마을회관에서 학살당하고, 누이동생은 반군에게 끌려갔으며, 어머니가 어린 두 동생과 마을에서 도망을 나와 천신만고 끝에 이웃나라 우간다의 난민 수용소에 정착한다. 돌아갈 곳이 없어진 사무엘은 코치의 배려로 장학금을 받으며 대학 농구팀에 들어가 미국에 남게 된다. 팀 동료 ‘머리’와 그 부모의 배려 속에 차츰 미국.. 2021. 5.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