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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판사님이 잠들어 있는 동안

by 동쪽구름 2021. 7. 24.

‘While Justice Sleeps’ (판사님이 잠들어 있는 동안)은 벌써 몇 달째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 있는 정치 추리소설이다.

 

‘스테이시 아브람스’(Stacey Abrams)는 여러 편의 로맨틱 서스펜스 소설을 발표한 작가인데, 변호사이며 조지아주 하원의원을 지낸 청치인으로 더 유명하다. 

 

법률 서기인 ‘에이버리 킨’ 은 전설적인 대법원 판사 ‘하워드 윈’의 비서다. 능력 있고 성실한 그녀에게는 남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가족사가 있다. 다수의 중요한 사안이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윈 판사가 혼수상태에 빠져 병원에 실려간다. 윈 판사가 그녀를 법정대리인으로 지명해 놓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 그녀의 삶은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 든다. 

 

미국의 생명공학 회사와 인도의 유전공학 회사가 합병하는 문제를 대법원이 결정해야 하는데, 윈 판사가 남몰래 이를 조사하고 있었다. 에이버리는 판사가 워싱턴의 최고 권력이 이와 관련된 음모에 가담했음을 의심하고 있었음도 알게 된다. 

 

워싱턴의 정치세력들은 병석에 있는 윈 판사를 제거하기 위하여 에이버리를 압박한다. 판사의 전 부인을 내세워 그녀에게 주어진 법정대리인 자격을 빼앗으려고 한다. 한편, 에이버리는 이 사건에 판사의 개인적인 이해관계가 얽혀 있음을 알게 된다.

 

평소 나이 많은 윈 판사의 건강을 돌보던 간호사가 살해되고, 에이버리도 협박을 받는다. 악의 무리들은 알코올 중독자인 에이버리의 어머니를 납치하여 그녀의 목숨을 담보로 윈 판사를 제거하려 하고, 에이버리는 판사의 아들과 함께 위험한 도박을 시작한다. 

 

작가는 자신의 배경인 법과 정치를 곳곳에 끼워 넣었는데, 너무 지나치게 극적인 설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미국은 시장이 크다 보니 도서계도 나름 다양한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다. 70년대 한국의 주간지에 실렸을 법한 로맨스 소설도 있고, 그래픽 소설, 공상과학, 어린이 도서, 청소년 도서 등이 모두 그들만의 독자층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말하는 베스트셀러 목록에는 이런 장르의 책은 거의 오르지 못한다. 청소년 (young adult) 도서가 가끔 오르기는 한다. 미국의 베스트셀러 목록은 온통 장르문학이다. 추리소설이 대부분이다. 인간의 내면, 삶의 본질을 파헤치는 순수문학 작품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장르 소설의 장점은 쉽게 빠져들고 빨리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책이 인기가 있으면, 영화로 만들기도 쉽다.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오는 책들은 대부분 구해서 읽어 본다. 하지만 다 읽고 나면 무언가 부족한 맛이 남는다. 고전(classic)이라고 불리는 책에서 받곤 하는 감동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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