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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147

눈뜬 자들의 도시 ‘사라마구’의 장편소설 ‘눈뜬 자들의 도시’는 ‘눈먼 자들의 도시’ 후편이라고 할 수 있지만, 굳이 전편을 보지 않아도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별 지장은 없다. 4년 전, 모든 사람이 눈이 머는 ‘백색 실명’ 사태를 겪었던 나라에 선거가 있었다. 개표 결과, 놀랍게도 80% 이상의 표가 백지로 밝혀지자, 정부는 수도인 이 도시를 탐탁지 않게 본다. 정보요원을 풀어 사람들에게 '백지투표'를 하게 된 이유를 물어보지만, 사람들은 모두 입을 다물고 말하지 않는다. 사람들을 붙잡아 거짓말 탐지기로 누가 백지투표를 했는지를 알아내려고 한다. 수사를 하는 정보요원마저도 백지투표를 했다는 결과가 나오자, 정부는 계엄령을 선포하고 도시를 떠난다. 군도 경찰도 없는 도시에서 폭동이 일어나기를 바란다. 하지만 정부의 기대.. 2021. 9. 22.
빌리 서머스 (Billy Summers) 소설 ‘빌리 서머스’는 인기 작가 ‘스티븐 킹’의 신작 소설이다.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주인공 빌리는 이라크 전에 저격수로 참전한 후, 살인을 직업으로 삼는 암살자가 된다. 암살자의 삶을 정리하고 은퇴하려는 그에게 마지막 일감이 들어온다. 2백만 달러를 받기로 하고 사람을 죽여 재판을 받게 된 살인범을 살해하기로 한다. 재판이 벌어지게 되는 작은 도시에 먼저 정착한 그는 작가로 신분을 속여 법원 건너편에 사무실을 얻고, 근처에 주거지까지 마련한다. 주어진 공간에서 글을 써보기로 하며 그는 자전적 이야기를 쓰기 시작한다. 책은 그가 쓰는 이야기와 현실을 오가며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가 처음으로 죽인 사람은 어린 시절 어머니의 남자 친구였다. 과자를 굽다가 태웠다는 이유로 그 남자의 손에 여동생이 죽는 .. 2021. 9. 15.
불타는 말리부 ‘테일러 젠킨스 리드’의 베스트셀러 신작 소설 ‘Malibu Rising’ 은 LA 서쪽 바닷가 부촌 마을인 말리부의 대저택에서 벌어지는 파티를 무대로 하고 있다. 1983년 8월, 이 집의 주인이자 잘 나가는 서핑 모델 ‘니나 리바’의 파티가 벌어지는 하루의 이야기다. 요즘 나오는 책들은 대부분 각 장 별로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이 책도 같은 기법으로 쓰였다. 한국의 막장 드라마 같은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저택에는 전설적인 록 가수 ‘믹 리바’의 네 자녀가 살고 있다. 큰 딸인 니나는 인기 절정의 슈퍼모델이고, 두 아들 ‘제이’는 서핑 챔피언, ‘허드’는 사진작가이며, ‘키트’는 귀염둥이 막내딸이다. 허드는 나머지 형제들과는 어머니가 다르다. 믹 리바가 바람을 피워 낳은 아들이다.. 2021. 9. 1.
일곱 해의 마지막 작가 김연수의 소설 ‘일곱 해의 마지막’은 시인 ‘백석’의 이야기다. 치밀한 자료조사와 작가의 상상력으로 북한에 살았던 백석의 삶을 그리고 있다. 백석은 8.15 해방 이후 평양에 머물며 비서 겸 러시아어 통역으로 스승인 조만식을 도왔다고 한다. 6.25 전쟁 전후로 후배인 고정훈이 그에게 월남할 것을 제의했으나, 그는 4가지 이유를 들어 거절했다. 1. 조만식 선생을 모셔야 한다. 2. 북에는 가족과 친지가 많아, 자신만 월남하면 남은 가족과 친지가 고초를 겪을 것이다. 3. 가족과 친지가 모두 같이 간다 해도, 남에는 생활 터전이 없어 더 힘들지도 모른다. 4. 이젠 감시가 심해져, 가고 싶어도 못 간다. 함경남도 홍원이 고향이었던 우리 아버지는 20대 초반에 단신 월남한 실향민이다. 미국에 이민 온.. 2021. 8.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