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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140

살아남은 사람들(The Survivors) 인기 작가 '제인 하퍼'(Jane Harper)의 신간 ‘살아남은 사람들’(The Survivors)을 읽었다. ‘에벌린 베이’는 호주의 ‘태즈메이니아’ 연안에 위치한 작은 바닷가 마을이다. ‘키어린’은 동거녀 ‘미아,’ 3달 된 딸 ‘아드리’와 함께 고향을 찾았다. 치매에 걸려 요양원에 가야 하는 아버지와 그 근처로 이사를 가는 어머니를 돕기 위해서다. 오랜만에 고향 친구들을 반갑게 만나지만, 시간이 지나며 서먹한 감정과 그 아래 깔린 앙금들이 조금씩 드러난다. 그의 형인 ‘핀’과 친구 ‘샨’의 형 ‘토비’의 죽음이 모두 그의 탓이었기 때문이다. 폭풍이 불던 그날, 14세의 소녀 ‘개비’의 실종 사고도 있었다. 그녀의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다. 며칠 후 그녀의 가방만이 바닷가에서 발견되었다. 외지에서 들.. 2021. 3. 24.
내가 네 아버지다 ‘스티븐 킹’의 신간 ‘레이터’(Later)를 읽었다. ‘제이미’는 싱글맘과 뉴욕에 사는 소년이다. 그에게는 죽은 사람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아주 어렸을 때, 센트럴 파크에서 교통사고로 죽은 사람을 보고 트라마를 겪었고, 몇 년 후에는 이웃에 사는 ‘마틴 벌켓’ 교수의 죽은 아내와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가족으로는 젊은 나이에 알츠하이머에 걸려 요양원에 있는 삼촌 ‘해리’가 있고, 아버지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다. 엄마 ‘티아’는 작가의 저작권 대리인이다. 그녀는 베스트셀러 로맨스 소설 작가인 ‘레지스 토마스’ 덕에 여유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 그녀는 뉴욕경찰국의 여형사인 ‘리즈’와 연인 사이다. 투자 실패로 재정난을 겪고 있는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작가 토마스가 갑자기 사망하자 그녀는 곤경.. 2021. 3. 20.
미혼모 2008년 제138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가와카미 미에코'의 소설 ‘젖과 알’(Breasts and Eggs)을 영어 번역판으로 읽었다. 일본에서는 긴 문장과 난독성으로 찬반양론이 일기도 했다는데, 영어 번역본은 쉽게 쓰여 있었다. 책에는 같은 인물들이 등장하는 두 개의 이야기가 들어있다. 첫 번째 이야기에는 처진 가슴을 고민하며 유방확대 수술을 받기로 결심한 39세의 ‘마키코’와 초경을 앞둔 그녀의 딸 ‘미도리코’가 등장한다. 곧 여성이 된다는 사실에 불안함을 느끼는 미도리코는 엄마와 대화를 끊고 노트 필담으로만 의사 표현을 한다. 두 모녀가 도코에 사는 마키코의 동생인 화자 ‘나’의 아파트에서 보내는 사흘간의 이야기다. 두 번째 이야기는 앞선 글에서 화자였던 ‘나츠코’가 주인공이다. 8년이란 세월.. 2021. 3. 13.
침이 고인다 김애란의 소설집 ‘침이 고인다’에는 70-80년대를 살았던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보고 듣거나 경험했을 것 같은 이야기들이 실려있다. 그런데 그녀는 80년 생이다. 아마도 이런 일들은 2000년대 초까지도 이어졌던 모양이다. 어떤 이야기는 현재 진행형인 것도 있다. 그녀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가난하고 척박하지만 지질하거나 구차하지는 않다. 초라하고 힘든 삶에도 나름 낭만과 재미가 있고, 내일에 대한 희망의 빛이 있다. 도도한 생활 – 아버지가 보증을 잘못 서는 바람에 집은 빚더미에 앉게 되고 화자는 언니가 세든 지하방으로 오게 된다. 장마에 지하방에는 빗물이 흘러들고, 동생은 일 나간 언니를 기다리며 빗물을 퍼낸다. 영화 ‘기생충’의 지하방을 연상하게 된다. 장마에 비가 오면 할머니는 부엌에 들어가 빗.. 2021. 2.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