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16 작은 아버지 동생 부부와 함께 며칠 전 89세 생신을 맞으신 작은 아버지를 뵙고 왔다. LA 동남부 리버사이드 카운티에 있는 신도시 매니피 (Menifee)에서 55세 이상 시니어들만 사는 주택단지에 20여 년째 살고 계시다. 작년에는 많이 아프셔 한동안 병원에 입원도 하셨었다. 그놈의 코로나 탓에 1년 넘게 오도 가도 못하고 있었는데, 최근에 나도 백신을 맞았고, 작은 아버지 내외분도 백신을 맞으셨다고 해서 갔다. 마침 간호사가 오는 날이니 조금 일찍 와서 이야기를 나누면 좋겠다고 해서 토요일 아침 일찌감치 길을 나섰다. 매니피는 우리 집에서 100마일이 넘는 거리며, 차로 2 시간 이상 걸린다. 가서 뵈니 생각했던 것보다는 상태가 좋아 보였지만, 내가 기억하는 작은 아버지의 모습은 아니다. 작은 어머니는 늘 깔끔.. 2021. 3. 16. 실패한 인생 ‘존 윌리엄스’의 장편소설 ‘스토너’는 1965년에 출간되었지만, 50년이 지난 후에야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책이라고 한다. 주인공 ‘윌리엄 스토너’는 19세기 말 미조리의 가난한 농가에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장학금을 받으며 농업을 배울 수 있다는 말에 그를 미조리 대학에 보내지만, 그는 교양과목으로 들었던 영문학에 매료되어 영문학을 공부하게 된다. 그는 대학원 과정까지 마친 후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게 되고, 1차 대전이 발발하자 많은 젊은이들이 입대를 하지만 그는 참전하지 않는다. 스토너는 전쟁을 피하고자 함이 아니고, 자기가 좋아하는 영어를 계속 가르치기 위해서다. 그와 친했던 친구 두 명은 입대를 하여, 한 명은 전사하고 다른 한 명은 돌아와 훗날 학장이 된다. 종전 후, 스토너는 은행가의 .. 2021. 2. 15. 죽을 때 후회하는 일 저자 ‘오츠 슈이치’는 말기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는 호스피스 전문의다. 죽음을 앞둔 환자들을 돌보며 경험한 것을 엮은 책이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다. 누구나 한 번쯤은 어디에선가 읽었거나 들었을 법한 이야기들이다. 나는 지난여름 간경변 판정을 받고 죽음을 깊이 생각했었다. 요즘 LA 타임스의 부고란 기사를 보면 내 또래, 또는 나보다 나이가 적은 사람들도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이제 언제라도 죽을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죽을 시기를 알고 사는 것과, 모르는 채 사는 것은 다르다. 나는 한때 갑자기 죽는 것보다는 약간의 시간이 주어져 주변을 정리하고 죽을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막상 내가 불치의 병일지도 모른다는 소식을 접하니, 입장이 달라졌다. 매일 죽음을 생각한다는 것은 결코 쉬.. 2021. 1. 22. 죽음 뒤에는 무엇이 있을까 요즘 자주 삶과 죽음에 대하여 생각하게 된다. 과연 죽는다는 것은 무엇이며 죽음 뒤에는 무엇이 있을까? 유명한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는 인간의 뇌를 컴퓨터에 비유하며 천국이나 사후세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죽음이란 컴퓨터를 끄는 것과 같아 플러그를 뽑는 순간 생은 끝이 나고 아무것도 없다고 했으며, 또한 신은 없고 세상의 누구도 우주를 다스리지 않는다고도 했다. 성당에 다니고 있지만 솔직히 교회가 가르치는 하느님의 나라는 믿기 어렵다. 지배자가 피지배자를 다스리기 위하여 그럴듯하게 만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다음 세상이 없다거나 나보다 큰 힘을 가진 이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세상에는 새로운 것도 없고 영원히 사라지는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사라진 별을 이루고.. 2020. 9. 19.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