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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이 기억18

당신의 컴포트 푸드는 무엇인가요 우리에게 기쁨과 안정을 주거나 슬프거나 아플 때 찾는 음식을 컴포트 푸드 (comfort food)라고 한다. 미국인들은 단연 ‘맥 앤 치즈’를 꼽을 것이다. 한국의 한 과학잡지가 수도권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남자는 술 (16.7%), 치킨 (13.9%), 고기 (12.7%), 여자는 치킨 (13.5%), 아이스크림 (11.9%), 피자와 스파게티 (9.9%) 등을 찾는다고 한다. 컴포트 푸드는 뭐니 뭐니 해도 어릴 때 먹던 음식이 아닌가 싶다. 돌아가신 아버지는 어머니가 차려주신 생일상을 받으며 늘 고향에서 먹던 생일상을 들먹여 음식을 장만한 어머니를 섭섭하게 하곤 했다. 고향집 밥에는 늘 쌀보다 감자가 많았다. 생일을 맞은 사람은 쌀이 넉넉히 들어 간 밥에 무채를 썰어 넣은 가자미 .. 2020. 8. 12.
갈비 이야기 오래 전의 일이다. 귀한 집에 찾아갈 때는 고기를 사들고 가던 시절이다. 어느 날 우리 집에 소갈비가 한 짝 들어왔다. 어른들이 손도끼와 톱으로 갈비를 잘라 구이를 했는데, 통갈비를 숯불에 구우니 겉은 타들어 가도 속은 익지 않았다. 익은 부분을 떼어먹고 다시 불에 올려 구워 먹었는데, 안으로는 양념이 배어들지 않아 맛이 없었다. 결국 먹다 남은 갈비를 넣고 우거짓국을 끓여 먹었다. 그때만 해도 갈빗살을 얇게 펴서 양념을 한다는 생각을 못했던 모양이다. 수원갈비가 유명했던 때가 있었다. 어머니의 사촌 동생인 원규 삼촌의 권유로 아마추어 무선사 시험을 보게 되었다. 시험이 끝나고 나니 원규 삼촌과 이모가 나를 데리고 수원 갈빗집으로 갔다. 그곳에서 처음으로 제대로 된 갈비구이를 먹어 보았다. 그 후 집에서.. 2020. 8. 7.
달걀 좋아하세요? 베이비붐 세대라면 뜨거운 하얀 밥에 생달걀을 넣고 간장으로 간을 맞추어 비벼먹는 맛을 모두들 기억할 것이다. 어려서 자주 먹던 메뉴다. 아마도 내 나이 8-9살 때의 일이 아닌가 싶다. 그 무렵 어머니는 군에서 예편한 아버지와 사업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나와 내 동생은 가정부 누나가 차려주는 점심을 먹었다. 반찬으로는 달걀 프라이가 자주 등장했는데, 그 누나는 노른자위로 밥을 비비고 흰자위는 따로 부쳐 달걀 하나로 두 가지를 만들어 우리를 즐겁게 해 주었다. 외할머니가 집을 비운 날, 중학생이 된 누나가 가사시간에 배웠다며 달걀 반숙을 해 주겠다고 했다. 할머니가 쌀독에 묻어 둔 달걀을 하나 꺼내 왔다. 삶았는데 깨뜨리자 주르륵 달걀 물이 흘렀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두 번째 달걀은 삶은 후.. 2020. 8. 4.
라면을 끓이며 영어로 쓰인 책은 번역본 보다는 원서로 읽는 것이 좋다. 한글로 쓰인 책을 영어로 번역하면 감이 떨어지듯이, 영어책도 한국어로 바꾸어 놓으면 느낌이 다르다. 영어책은 도서관에 가지 않고 전자책을 다운로드하여 읽거나, 아마존에서 중고책을 사서 읽는다. 가끔은 한국 책이 보고 싶을 때가 있다. 동네 도서관에 가면 한국 책 코너가 따로 있지만 내가 보고 싶은 책을 구하기는 쉽지 않다. 미국에서 한국 책은 가격이 만만치 않다. LA에 나가면 중고 책방이 있긴 한데, 이 또한 번거로운 일이다. 1월 초 연휴에 우연히 ‘알라딘’에서 우편 주문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50 이상 주문을 하면 무료배송에 30일 배송을 선택하면 10% 추가 할인까지 해 준다. 그동안 보고 싶었던 책을 5권 골라 주문을 했다. .. 2020. 7.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