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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겁내지 않고 그림 그리는 법

by 동쪽구름 2022. 5. 14.

스케치 요령을 배우려고 유튜브를 찾아보다가 우연이 ‘이연’이라는 화가를 알게 되었다. 연필을 종이에서 떼지 않고, 잘못된 선을 지우지도 않고, 몇 번 쓱쓱 하면 멋진 작품을 만들어 내는 그녀의 솜씨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게다가 그림을 그리며 이야기를 하는데, 제법 내공이 있는 이야기를 한다.

 

알라딘 중고 책방에서 책을 찾다가 그녀의 책 ‘겁내지 않고 그림 그리는 법’을 발견하곤 주저 없이 주문했다.

 

책의 내용은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나는 그림 그리는 요령(테크닉)을 가르쳐 주는 책이려니 생각했었는데, 에세이 집이다. 그림을 주제로 쓴 에세이니 만큼 그림 공부에 도움이 될 만한 내용도 들어 있다. 하지만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작가는 인생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녀는 이제 30살이다. 우리 막내딸 보다도 2살이 어리다. 그럼에도 60여 년을 살아온 내가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글을 썼다는 것이 놀랍다. 어떤 일이던지 정상에 오르면 그 안에서 인생을 보는 안목이 생기는 모양이다.

 

“… 멋진 일은 대개 두려움을 동반한다. 우리가 두려워하는 만큼 그 여정은 험난하다. 그럴 때는 이 사실 하나만 기억하면 된다. 내가 지금 굉장히 멋진 일을 하고 있구나” (25 페이지)

 

“많은 사람들이 영어를 모르는 것이 아니라 틀릴까 봐 내뱉지 못한다. 당연히 내뱉지 않기 때문에 실력 또한 늘지 않는다… 창피를 너무 기피하기만 하면 성장할 수 없다.” (35 페이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아이러니하게도 대상을 인정하는 방법이다. 다 이해했다고 생각하고 있는 일들이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171 페이지) 

 

“우리가 무섭다고 생각하는 일들이, 막상 해보면 상상보다 무섭지 않다는 걸 알아야 한다.” (213 페이지)

 

“우리가 실패했다고 느끼는 순간에도 늘 가능성이 있다. 망하면 대안은 그때 생각하면 된다.” (227 페이지)

 

이제 공감이 가는가, 왜 내가 그녀에게 내공이 있다고 말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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