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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천 개의 계단

by 동쪽구름 2022. 5. 10.

작가 ‘제퍼슨 파커’의 신작 소설 ‘A Thousand Steps’는 히피와 LSD와 반전시위가 한창이던 1968년 캘리포니아 주 라구나 비치를 무대로 펼쳐지는 추리 소설이다.

 

16세 소년인 ‘매트’가 주인공이다. 부모는 이혼했고, 형은 월남전에 참전 중이며, 그는 누이 ‘재스민’과 함께 약쟁이 어머니 ‘줄리’와 살고 있다. 한 끼를 먹고 나면 다음 끼니를 걱정해야 할 만큼 가난한 그는 자전거로 신문을 배달하고 낚시로 잡은 생선으로 끼니를 때운다.

 

그러던 어느 날 바닷가에서 한 여학생의 시신이 발견된다. 매트도 아는 소녀다. 어머니의 밴을 타고 나갔던 누이는 돌아오지 않고, 며칠 후 외진 곳에 세워진 차만 발견된다.

 

매트와 줄리는 경찰서를 찾아 실종 신고를 하지만, 경찰은 10대 소녀의 무단가출쯤으로 여기며 실종 수색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결국 매트가 누이를 찾아 나서게 된다.

 

밀린 집세를 감당하지 못한 줄리는 마리화나와 마약이 무성한 히피 촌으로 이사를 하게 되고, 매트의 아버지가 돌아와 그와 함께 재스민을 찾는다. 매트는 때로는 아버지와 또는 여자 친구와 함께 라구나 비치의 주택가를 돌며 가가호호 방문하며 누이를 찾는 일을 계속한다. 그녀가 있을만한 집들이 모두 끝나갈 무렵, 줄리가 악보를 찢어 접어 날린 것으로 보이는 종이비행기가 발견된다. 한편 줄리는 히피들의 축제에 참여했다가 환각제를 먹고 바위에서 뛰어내려 갈빗뼈와 다리에 골절 상을 입는다.

 

히피와 마리화나, 프리섹스와 마약, 월남전과 반전시위, 사이비 교주 등이 등장한다. 이혼한 부모, 호기심 때문에 나쁜 무리들과 어울렸던 누이, 그리고 마약 밀매단 사이에서 매트 혼자 애쓰며 갈등한다.

 

추리 소설이라고 하기도 그렇고, 16세 소년의 성장소설이라고 하기도 그렇다. 작가가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으려 했던 것 같다.

 

책의 중간쯤에는 같은 이야기가 자주 반복되며 지루한 감이 있다. 진보적인 캘리포니아 그리고 히피와 서퍼들이 즐겨 찾는 라구나 비치를 중심이로 60년대 시대적 이야기를 한 소년을 중심으로 풀어가는 것이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60년대 미국을 살아보지 않았고, 히피를 잘 모르는 나는 그 시절을 엿볼 수 있어 나름 재미있었다.

 

60년대 청소년기를 보낸 미국의 베이비 붐 세대에게는 그 시절을 연상시키는 소설이 아닌가 싶다.

 

책의 제목인 ‘A Thousand Steps’는 라구나 비치에 있는 바닷가의 지명이며, 이름과는 달리 바닷가로 내려가는 계단의 숫자는 218개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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