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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텐더 바 (The Tender Bar)

by 동쪽구름 2022. 1. 20.

11살 소년 ‘JR 매과이어’(타이 셰리던)와 그의 엄마가 월세가 밀려 셋집에서 쫓겨나 롱 아일랜드에 있는 외할아버지의 집으로 들어가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실의에 빠진 엄마와 달리 JR은 ‘찰리’(벤 애플렉) 삼촌이 있고, 사촌들이 드나들어 늘 북적이는 할아버지의 집이 좋다.

 

뉴욕 라디오 DJ 인 그의 아빠는 폭력적이고 무책임한 인간이다.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아 곤경에 처하자, 연락을 끊고 사라져 버렸다. 찰리 삼촌은 위대한 소설가 찰스 디킨스의 이름을 딴 ‘디킨스 바’라는 술집을 운영한다. 어린 JR 은 이곳에서 삼촌과 그의 친구들을 통해 세상을 배우며 자란다. 찰리는 독서광이라 집에는 책이 벽장 가득하며, 술집에도 책들이 있다. JR은 삼촌의 영향으로 어린 나이에 작가를 꿈꾸기 시작한다.

 

엄마는 그가 예일대학을 나와 변호사가 되기를 바란다. JR은 엄마의 소원대로 예일대학에 장학금을 받고 입학한다. 그는 대학에서 부유한 가정의 딸인 동급생 ‘시드니’와 사랑에 빠진다. 크리스마스에 그녀의 집에 초대받아 가지만, 신분 차이 등의 이유를 들어 시드니는 그에게 결별을 선언한다. 

 

찰리는 그에게 여자를 잡으려면 차와 직장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래서 JR은 ‘뉴욕 타임스’에 수습기자로 들어간다. 얼마 후, 그는 시드니가 다른 남자와 결혼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고, 타임스의 정식 기자 채용에서는 탈락하고 만다.

 

노스캐롤라이나로 아버지는 찾아간 그는 아직도 술에 젖어 지내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게 된다. 술에 취해 여자 친구에게 주먹질을 하는 아버지를 경찰에 신고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친구가 사는 곳으로 가겠다는 JR에게 찰리는 자신이 아끼던 캐딜락 차의 열쇠를 건네준다.

 

대부분의 픽션에는 고저장단이 있어 독자나 관객의 감성을 쥐고 흔든다. 주인공을 나락으로 몰았다가 절체절명의 순간 구원의 손길을 내민다. 이영화에는 그런 소용돌이가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잔잔한 흐름으로 이어진다. 아쉬움이 있다면, JR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좀 부족하는 점이다.

 

퓰리쳐상을 수상한 작가 ‘JR 모 링거’의 회고록을 영화로 만든 작품이다. 소년 JR의 성장 드라마다. 일찍 세상을 떠난 처남의 아이들을 데려다 키우는 내게는 조금은 특별한 영화였다. 

 

아빠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는 JR에게 찰리는 아버지와 같은 존재다. 그는 결코 JR의 삶을 통제하려 하지 않는다. 늘 곁에서 버팀목이 되어 준다. JR이 물으면 조언을 해주고, 어려울 때 힘이 되어 준다. 과연 나는 조카들에게 찰리 같은 모습을 보여준 적이 있던가. 

 

영화에 삽입된 음악들이 좋다. 이 영화는 지금 아마존의 프라임 비디오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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