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이야기

로스트 도터(The Lost Daughter)

by 동쪽구름 2022. 1. 8.

그리스로 휴가를 온 중년의 대학교수 ‘레다 카루소’(올리비아 콜맨)는 나이 어린 엄마 ‘니나’를 만나게 된다. 그녀의 3살 배기 딸 ‘엘레나’가 잠시 실종이 되자, 레다가 아이를 찾아온다. 니나는 레다에게 아이 때문에 너무 힘들고 행복하지 않다는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엄마에게 돌아온 엘레나는 잃어버린 인형을 찾으며 떼를 쓰는데, 그 인형은 레다가 몰래 가져갔다.

 

장면은 레다의 젊은 시절로 바뀐다. 어린 엄마인 레다(제시 버클리)는 매우 힘들게 두 딸을 키운다. 때로는 아이들에게 인내심을 잃고 화를 내기도 하고, 우울증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어느 날, 레다는 아파트로 찾아온 호텔 관리인 ‘라일’과 저녁을 먹게 된다. 라일은 레다의 인형을 보게 되지만 아무 말하지 않는다. 레다는 니나가 호텔 종업원인 ‘윌’과 불륜 관계임을 알게 된다. 니나는 레다에게 남편이 자신을 심하게 통제하며 간섭한다고 말한다. 한편 엘레나의 인형을 찾는 일은 계속된다. 인형을 찾아주는 사람에게는 현상금을 주겠다는 전단지가 사방에 나붙게 된다. 

 

시장에서 레다를 만난 니나는 그녀에게 두 딸에 대해 묻는다. 젊은 엄마며 촉망받는 대학원생이었던 그녀는 대학교수와 사랑에 빠져 3년 동안 딸들을 버리고 집을 나갔던 사실을 밝힌다. 그녀는 아이들과 헤어진 때의 놀라운 해방감을 이야기하고, 아이들이 그리워져 돌아갔다고 말한다.

 

레다가 자신과 윌 사이를 눈치채고 있음을 안 니나는 윌을 통해 두 사람의 정사를 위해 그녀에게 아파트를 빌려달라고 부탁한다. 다음날 아파트 열쇠를 받으러 온 니나에게 레다는 자신은 “엄마로서는 부적절한 사람”이며 우울증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레다가 엘레나의 인형을 돌려주자, 니나는 심하게 화를 내며 그녀의 배를 긴 머리핀으로 찌르고 사라진다.

 

그날 밤 휴가를 끝내고 차를 몰아 돌아가던 그녀는 머리핀으로 찔른 상처의 통증으로 정신이 혼미해져 길을 벗어나 해변가에 멈춰 선다. 차에서 나와 바닷가로 내려간 그녀는 물가에서 정신을 잃고 만다. 다음날 정신을 차린 그녀는 딸들의 전화를 받는다. 

 

영화의 내용을 모른 나는 제목만 보고 아마도 잃어버린 딸을 찾는 엄마의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어린 나이에 아이를 낳고 무거운 부모의 책임을 이기지 못해 선택했던 일탈 때문에 남은 생을 죄의식 속에 사는 여인의 이야기다.

 

레나는 휴가지에서 만난 니나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그녀는 니나에게 아무런 조언도 도움도 주지 않는다. 그녀에게 네가 원하는 길을 가라고 말한다. 그 이면에는 네가 내린 결정의 결과도 네 몫이라는 의미가 포함된 듯싶다. 

 

사람들은 누구나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을 갖고 산다. 그중 가장 위험한 것이 이성에 대한 환상이다. 일찍 아이를 갖게 된 젊은 남녀라면 가끔은 자신이 내린 결정,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에 대해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때 이 사람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아이만 없었더라면…그래서 일탈을 꿈꾸기도 하고, 그 환상을 쫓아가기도 한다.

 

굳이 누가 나에게 조혼 또는 어린 나이에 부모가 되는 것에 대해 묻는다면, 나는 잘 생각하고, 한번 더 생각해 보라고 말할 것이다. 100세 시대라고 하지 않던가. 서두르지 말고 젊은 나이에는 이런 사람도 만나고, 저런 경험도 해 보는 것이 좋다는 조언을 해 줄 것이다. 

 

몽환적이고 섹시한 제시 버클리(젊은 레다)와 다소 정신이 나간듯한 올리비아 콜맨(중연의 레다)의 연기가 돋보이는 영화다. 지금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영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텐더 바 (The Tender Bar)  (0) 2022.01.20
해변의 여인  (0) 2022.01.14
돈 룩 업 (Don’t Look Up)  (0) 2021.12.27
언포기버블(The Unforgivable)  (0) 2021.12.23
CODA (코다)  (0) 2021.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