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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9

오해 오해는 크리스마스 며칠 전 우리 집 문 앞에 놓여 있던 레몬 한 봉지로 시작되었다. 외출에서 돌아오니 아마존 배달 상자 위에 갓 딴 것 같은 싱싱한 레몬이 한 봉지 놓여 있었다. 잠시 후, 아내와 나는 2년 전 이사 온 옆집 부부가 준 것이라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우리 집 왼쪽 옆집에는 ‘와니타’ 할머니가 살고 있었다. 그 집 뒷마당에는 커다란 레몬나무가 있어 매년 몇 차례 레몬을 얻어먹곤 했었다. 아내는 그 레몬을 썰어 설탕에 재워 놓았다가 레모네이드를 만들기도 하고, 즙을 내어 화장수를 만들어 얼굴에 바르기도 했다. 와니타 할머니와는 크리스마스가 되면 선물도 주고받았다. 2년 전, 할머니는 집을 팔고 타주에 사는 딸네 곁으로 갔고, 그 집에는 중년의 부부가 이사를 왔다. 그동안 오며 가며 인사만.. 2024. 1. 20.
2023년 크리스마스 식구도 많아졌고 아내도 힘들어해서 최근 몇 년은 명절 가족모임을 식당에 가서 했다. 지난 추수감사절에는 딸(세미)네와 막내아들(브라이언)네가 못 온다고 해서 큰 아들(세일)네와 집에서 밥을 먹었다. 12월 초, 블랙앵거스 스테이크 집에 일치감치 16명 예약을 해 두었는데, 아내가 올망졸망 아이들과 식당에 가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라며 집에서 모이자고 한다. 식당에서 밥을 먹어도 집에 와서 다시 디저트와 과일을 먹게 되니 그냥 한자리에서 끝내자고 한다. 예약을 취소하고 두 군데 식당에 음식을 주문했다. 가족이 모이기로 한 토요일, 세일이가 먼저 오고, 세미가 왔다. 샌디에이고에서 올라오는 브라이언은 좀 늦는다고 해서 모인 사람들끼리 먼저 점심을 먹었다. 투고해 온 음식을 펼치니 푸짐하다. 모두들 맛나게 먹.. 2023. 12. 27.
2022년 크리스마스 연중무휴 문을 여는 쇼핑몰도 일 년에 4번, 1월 1일, 부활절,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에는 문을 닫는다. 이 중, 미국의 최대 명절은 뭐니 뭐니 해도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다. 1월 1일은 그전날인 12월 31일 자정 카운트다운을 보고 새벽까지 놀다가 늦잠을 자는 날이며, 부활절은 교회에 가는 날이다.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가 진정한 가족 명절이다. 눈을 헤치고 차를 몰아 고향에 가고, 가족끼리 모여 음식을 먹고 선물을 나눈다. 대부분의 식당도 이날은 문을 닫고, 밤늦도록 영업을 하는 패스트푸드 가게들도 저녁 일찍 문을 닫는 곳이 많다. 미국에 와서 40년 가까이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에는 집에서 가족 모임을 해 왔다. 그동안 아이들이 자라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식구가 늘어났고, 아내는 나이가 들어.. 2022. 12. 27.
2021년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날, 딸아이는 시집 모임에 간다고 해서 참석하지 못하고, 큰 아들과 셋째 아들네, 누이동생과 함께 이른 저녁을 먹었다. 디저트를 앞에 놓고 선물 교환이 시작되었다. 부모님 살아생전에 하던 대로 가장 어린아이를 시작으로 나이 순서로 선물을 받았다. 다들 형편이 좋아졌는지, 아니면 모처럼 오랜만에 만난 탓인지 여느 때보다 푸짐한 선물이 나왔다. 마지막으로 내 차례가 되었다. 셋째 아들이 건네준 카드 안에서는 기프트 카드 대신 긴 사연과 내 이름으로 자선단체에 $200을 기부한 영수증이 들어 있었다. 카드에는 이런 사연이 적혀 있었다. “내가 고등학생이던 때, 아빠는 삼촌, 고모들과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선물교환 대신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이야기를 했어요. 나는 그때 선물을 받고 싶다.. 2021. 12.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