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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 중독3

컨트리 뮤직의 아웃로 윌리 넬슨 음악에 대한 취향도 나이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 80년대 중반, ‘케니 로저스’에 빠져 지낸 시기가 있었다. 그의 음반을 이것저것 사 모았고, 크리스마스에는 그가 부른 캐럴 음반을 들었다. LA에서 60마일 거리인 랭커스터를 오가면서는 '존 덴버'의 노래로 졸음을 쫓았다. 마침 그 무렵, 라디오 코리아가 생겨 한국 방송을 들을 수 있었다. 아침 출근길에는 뉴스, 저녁 퇴근길에는 음악방송을 들었다. 하지만 라디오 코리아의 전파는 LA 지역을 벗어날 수 없었다. 산을 넘으면 라디오 코리아는 물론 주류 FM 방송도 들리지 않았다. 카세트테이프로 그의 노래를 들었다. 내 기억 속 ‘윌리 넬슨’은 세금을 내지 않아 감옥에 가게 된 뮤지션, 길게 땋은 머리에 빨간 두건을 쓴 히피였다. 언제부터 그의 노래를 좋아.. 2024. 2. 27.
스타스 앳 눈(Stars at Noon) 니카라과에 머물던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내전이 발발하자 이 나라를 떠났다. 곳곳에는 총을 든 군인들이 시민들을 감시하고, 이방인 백인 여성 ‘트리시’(마가렛 퀄리)에게 탈출구는 없어 보인다. 프리랜서 저널리스트였던 그녀는 여권과 달러를 빼앗기고 허름한 여인숙에 머문다. 정부 관리에게는 몸을 주고 필요한 정보를 얻고, 달러를 받고는 몸을 판다. 돈이 생기면 술을 찾는 그녀는 거의 알코올 중독 수준이다. 외국인이 묵는 호텔에 들어갔다 만난 영국 남성 ‘다니엘’(조 알윈)에게도 돈을 받고 몸을 판다. 이 정사신에서 관객들은 두 사람이 위험한 사랑에 빠질 것을 짐작하게 된다. 트리시는 사업가라는 그를 이용해 니카라과를 빠져나갈 생각을 하지만, 곧 그가 자신보다 더 큰 위기에 처해 있음을 알게 된다. 트리시는 그가.. 2022. 11. 13.
안녕 주정뱅이 권여선의 소설집 ‘안녕 주정뱅이’에 실린 소설들의 공통점은 술이다. 주인공들은 모두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풀어낸다. 독특한 발상이라는 생각을 하다가 당연한 일이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소설이란 결국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가. WHO 가 2011년 발표한 국가별 알코올 섭취 순위를 보면 한국은 성인 한 명당 14.8리터로 188개 회원국 중 13위였다. 한국에서는 와인이나 맥주보다는 알코올 함량이 상대적으로 높은 증류수 (소주)를 선호하며 증류수의 소비량은 세계에서 가장 높다고 한다. 2017년 소주 판매량은 총 36억 병으로, 국민 1인당 70병의 소주를 마신 셈이다. 이곳 미국에서도 코로나 이전 한인타운의 국밥이나 족발집에서 점심시간에 소주잔을 기울이는 테이블이나 빈 국.. 2020. 12.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