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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12

바닷가의 루시 작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신작 소설 ‘바닷가의 루시’(Lucy by the Sea)는 주인공 루시와 윌리엄이 등장하는 4번째 연작소설이다. 연작소설이긴 하지만 꼭 이어서 볼 필요는 없으며, 읽다 보면 배경을 알게 된다. 작가인 루시는 바람둥이 전남편 윌리엄과는 일찍이 이혼을 했다. 두 사람 사이에는 두 명의 딸이 있다. 윌리엄은 여러 명의 아내를 거친 후, 나이 어린 여인과 결혼하여 딸을 하나 더 낳았다. 어느 날 그 아내가 딸을 데리고 집을 나가 혼자가 되었다. 루시는 윌리엄과 이혼한 후, 재혼하여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다가 몇 년 전 남편이 세상을 떠나 독신이 되었다. 루시와 윌리엄은 이혼 후에도 계속 친구처럼 가까이 지내며 그들의 배우자들과도 모두 잘 지낸다. 이번 책은 코로나 팬데믹을 지내며.. 2022. 10. 28.
노인의 화려한 외출 ‘요나스 요나손’의 장편소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요양병원이나 양로원에 있는 노인들이라면 누구나 꿈꾸어 볼만한 화려한 외출에 대한 이야기다. 100세 생일날, 주인공 '알란'은 양로원의 창문을 넘어 바깥세상으로 도망친다. 버스 정거장에서 화장실에 가는 한 남자의 캐리어 가방을 잠시 맡아주었다가, 버스가 오자 캐리어를 들고 자리를 뜬다. 인적이 드문 역에 내려 잠시 쉬다가 ‘율리우스’라는 사람을 만나 그의 집에 가서 밥과 술을 얻어먹게 된다. 캐리어를 도둑맞은 남자는 네버어게인이라는 범죄 조직의 일원이었다.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 노인의 행적을 물어 율리우스의 집으로 찾아온다. 화장실에서 나오다 그를 발견한 알란은 둔기로 그의 머리를 내리쳐 실신시키고, 율리우스와 알란은 그를 잠시 냉동고에 .. 2022. 1. 5.
고령자의 가을 어느새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며칠 전 날씨 앱을 보니 기온이 떨어진다고 해서 히터의 온도를 69도에 맞추어 놓고 잤다. 새벽에 두어 차례 히터가 돌았다. 어제는 아내가 침대의 이불을 바꾸고, 그동안 쓰던 여름용 이부자리를 세탁했다. 얼마 전까지 하늘을 향해 꼿꼿이 몸을 세우고 있던 뒷마당 나무의 잎사귀들도 모두 아래로 고개를 떨구고 울긋불긋 가을색으로 물들어 간다. 성급한 놈들은 벌써 떨어져 바닥을 뒹굴고 있다. 아침에 카이저 보험에서 부스터 샷을 예약하라는 이-메일이 왔다. 내게만 오고 나보다 나이가 어린 아내에게는 오지 않았다. 신문을 펼치니, 65세 이상의 고령자부터 먼저 놓아준다는 기사가 실려 있다. 그럼 내가 고령자란 말인가? 나보다 몇 살 아래인 한국의 지인은 얼마 전에 “아버님” 소리를 들.. 2021. 10. 31.
작은 아버지 동생 부부와 함께 며칠 전 89세 생신을 맞으신 작은 아버지를 뵙고 왔다. LA 동남부 리버사이드 카운티에 있는 신도시 매니피 (Menifee)에서 55세 이상 시니어들만 사는 주택단지에 20여 년째 살고 계시다. 작년에는 많이 아프셔 한동안 병원에 입원도 하셨었다. 그놈의 코로나 탓에 1년 넘게 오도 가도 못하고 있었는데, 최근에 나도 백신을 맞았고, 작은 아버지 내외분도 백신을 맞으셨다고 해서 갔다. 마침 간호사가 오는 날이니 조금 일찍 와서 이야기를 나누면 좋겠다고 해서 토요일 아침 일찌감치 길을 나섰다. 매니피는 우리 집에서 100마일이 넘는 거리며, 차로 2 시간 이상 걸린다. 가서 뵈니 생각했던 것보다는 상태가 좋아 보였지만, 내가 기억하는 작은 아버지의 모습은 아니다. 작은 어머니는 늘 깔끔.. 2021. 3.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