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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릴화 II (3) 공부를 잘하는 사람은 하나를 배우면 둘과 셋을 스스로 깨우친다고 하지만 그다지 잘하지 못하는 사람도 계속하다 보면 깨달음이 오는 때가 있다. 요즘 내가 그렇다. 아내가 대단한 작가(artist)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아내는 10여 년 전, 5-6년 동안 LAVC에서 거의 모든 미술 실기 공부를 했다. 그림 그리기 (drawing/life drawing), 수채화, 아크릴, 유화 등을 기초반부터 상급반까지 들었고, 나중에는 독자적으로 수업을 이어가는 independent 클래스도 들었다. 그 후 조카아이들이 우리와 함께 살게 되며 아이들 뒷바라지하느라 붓을 놓았다. 그렇게 10년이 흘렀다.  학교 수업을 들어보니 미술 클래스에서 한 학기에 실제로 그리는 그림의 숫자는 3-4개에 불과하다. 화가로 인정.. 2024. 11. 10.
추억의 옛 가요 돌아가신 아버지는 운동을 하거나 산보를 하시며 노래 듣기를 좋아하셨다. 허리에 워크맨을 차고 카세트테이프에 담긴 엣노래를 헤드폰을 끼고 듣곤 하셨다. 카세트는 30분 한 면이 다 돌고 나면, 테이프를 바꿔 끼워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한번 충전에 몇 시간이고 중단 없이 노래를 들을 수 있는 아이팟을 여동생이 사 드렸는데, 그 자그마하고 생소한 기기가 불편하셨던지 얼마 후에는 다시 워크맨으로 돌아갔다.  20여 년 전, 한국에 갔을 때 있었던 일이다. 한창 유행하던 해바라기의 노래를 좋아한다고 했더니, 지인이 CD를 선물하겠다고 했다. 한데 그때 내 차에는 CD 플레이어가 없었다. 카세트테이프를 사달라고 했다.  그 후 장만한 차에는 CD를 6장 넣고 들을 수 있는 CD플레이어가 있었고, 지금 타는 차에.. 2024. 11. 2.
2024년 월드시리즈 43년 만에 벌어진 뉴욕 양키스와 LA 다저스의 월드시리즈는 5차전에서 0-5로 뒤지고 있던 다저스가 7-6으로 역전승하며 시리즈 전적 4대 1로 월드시리즈 8번째 우승을 이루었다.  시리즈전적 4대 1이면 다저스의 일방적인 승리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번 시리즈는 매우 팽팽한 대결이었으며, 만약 뉴욕이 5점 차 리드를 잘 지켜 5차전을 승리했더라면 4연승으로 우승도 할 수 있는 상황으로 갈 뻔했었다.  2024년 월드시리즈 드라마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1차전, 연장 10회 초 , 양키스가 득점하며 3대 2로 앞서 갔다. 10회 말 다저스 공격, 1사 1,2루에서 기대했던 오타니가 친 파울볼을 양키스의 버두고가 관중석으로 몸을 날리며 잡아내 승기를 잡은 듯했다. 파울 플라이 아웃 때, 1,2루의.. 2024. 11. 1.
나만 알고 싶은 유럽 top 10 난 누군가 여행을 하고 쓴 여행기 읽기를 좋아한다. 10대 중반, 김찬삼의 ‘세계 여행’을 읽으며 문밖에는 정말 다양한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언젠가는 나도 그곳에 가보리라는 꿈을 꾸어 왔다. 꿈은 사실 같지만 실제로 존재하지 않으며, 이룰 수 있을 듯싶지만 이루기 어렵다.  문밖 세상을 경험해 보고 싶다는 나의 꿈도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다. 젊어서는 돈도 시간도 부족해 시도해 보지 못했고, 지금은 엄두가 나지 않아 쉽게 떠나지 못한다.  10시간 이상 비행기 좌석에 쭈그리고 앉아있을 자신도 없고, 무엇보다도 생리현상 때문에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다. 젊어서는 몇 차례 한국에 다녀왔다. 떠나기 전 음식섭취를 조절하고, 비행기 안에서는 수분섭취를 최소화해 큰 문제가 없었다. 나이가.. 2024. 10.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