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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54

불법 도박장 내가 불법 가정집 도박장을 개설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처조카 두 명이 6년째 우리와 함께 살고 있다. 그 사연은 또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에 다음에 하기로 하자. 민서는 11학년이고, 준이는 10학년이다. 지난 3월 중순 코로나 사태로 학교가 문을 닫은 이후, 지금까지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다. 그동안 친구를 만난 적도 없으며 나들이를 나간 일도 없다. 병원에 가거나 책을 반납하고 받아오기 위해 학교에 간 것이 유일한 외출이다. 아, 그리고 매일 한차례 동네 산보한다. 며칠 전의 일이다. 저녁을 먹고 나서 아내와 식탁에 앉아 있는데, 소파에 있던 민서가 건너와 고모와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러더니 휴지를 집어 눈물을 찍어 낸다. 이야기인즉, 너무 외롭고 힘들다는 것이다. 소셜미디어에 들어가면 남들이.. 2020. 12. 7.
쌀과자 우리 집에서 벌어지는 일의 중심에는 늘 내가 있다. 이번 일도 시작은 나였다. 11학년에 다니는 조카딸 민서가 벌써 내년 가을이면 대학 입학원서를 써야 한다. 3월에 시작된 코로나 사태 이후 지금까지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다. 다음 학기에도 언제쯤 학교에 돌아가게 될지 알 수 없다. 미국의 대학 입학은 수능이나 내신 등의 점수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지원자의 학교 활동과 인성을 고루 참작하여 정해진다. 그중 하나가 봉사활동이다. 봉사 활동으로 크레딧을 쌓아야 하는데 이러고 있으니 고민이라는 것이다. 잠시 생각한 후 내가 의견을 내놓았다. 요즘 민서가 과자 굽는 일에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과자를 구워 집 근처 양로병원에 가져가면 어떤가 하는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비영리 단체를 찾아가 봉사를 하는 것도 좋.. 2020. 11. 27.
병원 이야기 (3) 조직 검사를 하기로 약속을 잡으니 또 코로나 검사를 받으라고 한다. 보름 사이에 두 번이나 검사를 받게 되었다. 검사를 이틀 남겨둔 날, 갑자기 겁이 났다. 괜히 멀쩡한 간에 바늘을 찔러 일을 키우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가장 위험한 것은 출혈이 멈추지 않는 것이며, 위험률은 0.01% - 0.1%, 만 명에 한 명 정도 죽을 수도 있다고 한다. 의사의 이름을 구글에서 찾아보니 경력 16년이라고 한다. 초짜는 아니구나 싶어 다소 마음을 놓았다. 마취를 하고 조직을 떼어내는데 걸리는 시간은 30분, 혹시나 모를 출혈을 관찰하기 위해 3시간 정도 회복실에 있어야 한다. 아내에게 집에 가서 기다리다 전화를 하면 오라고 했더니, 기여코 대기실에서 기다리겠다고 한다. 평소에 가던 방.. 2020. 11. 20.
병원 이야기 (2) 10월 중순, 위내시경 검사를 받았다. 검사 3일 전에 코로나 검사를 받았고, 당일에는 8시간 금식을 하고 병원에 갔다. 병원 침대는 내 휠체어보다 높아 혼자서는 오를 수가 없다. 남자 간호사를 찾았는데, 마침 점심시간이라 자리에 없어, 여자 간호사 5명의 품에 안겨(?) 침대에 올라갔다. 마취 의사가 들어오고, 마스크를 쓴 것까지는 기억하는데, 깨어보니 회복실이다. 잠시 후, 의사가 오더니 비정상 핏줄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6개월 후에 다시 초음파 검사를 받으라고 한다. 간에 이상이 생긴 원인이 무엇이냐고 물으니 아마도 지방간 때문인 것 같다고 한다. 집에 돌아와 아이들에게 그간의 상황을 설명하는 메일을 보냈다. 걱정할 것 같아 말하지 않았는데, 대충 상황이 정리가 되었으니 알려주어야 할 것 같았다. 잠.. 2020. 11. 1.